폭설 유고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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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유고관리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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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에는 유난히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전국 도로 곳곳이 빙판으로 교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 피해는 대체로 운전자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벌써 오래 전부터 도로관리 부실에 의한 교통사고는 도로를 관리하는 관청에서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제설작업이 즉각 이루어져, 눈에 의한 교통사고는 최소화되고 있다. 

 선진국도 폭설로 난리다. 미국에서 눈으로 유명한 도시는 시카고다. 그런데 요즘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심해 눈이 별로 오지 않던 미국의 지역들에서도 시카고만큼 눈이 오는 것이다.
폭설이 내린 후의 두 지역의 상황은 판이하다. 시카고 지역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뉴스거리도 없다. 그러나 평소 눈이 별로 없던 지역에 폭설이 오면, 학교는 휴교가 내려지고 공항이 마비되고 도로 교통은 두절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시카고는 폭설에 대한 대비책이 항상 마련되어 있고 다른 지역에는 아무런 대책 없이 갑작스레 폭설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카고는 시 조직 내에 눈에 대한 특별대책 기구를 두어 운영하고 있고 막대한 장비와 염화칼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제설을 위한 사설업체도 많이 있다. 

 예를 들면 겨울시즌 동안 일정 액수만 지불하면 개인주택 주차장 입구를 말끔히 치워주는 업체도 많고 개인들도 지프차나 트럭에 부착할 수 있도록 눈 치우는 장비를 항시 준비하고 있어 자기 집 앞 정도는 쉽게 치울 수 있다. 물론 큰길, 심지어 주택단지내의 길까지는 시의 차량들이 책임지고 있으며 아무리 바쁜 출근길이라도 도로에 눈이 쌓여 있거나 녹은 눈이 다시 얼어 빙판길이 되는 일조차 없다.

반대로 겨울에도 눈이 오지 않는 따뜻한 지역이었는데 이상기온으로 폭설이 내린다면, 이 지역에서는 눈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으니 그야말로 전쟁이 난다. 집들이 고립되고 공항에서 새우잠을 자는 풍경들이 전 세계에 뉴스거리로 전달된다. 그러나 무계획적인 눈치우기는 당해 연도로 끝난다. 이런 지역들도 다음 해 부터는 폭설 대비를 철저히 하게 된다. 

 교통 분야에 있어서 폭설은 유고혼잡(Incident Congestion)에 속한다. 유럽에서도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는 정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할애해 폭설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왜냐하면 폭설로 인한 유고혼잡이 가져오는 손실은 사고비용을 포함하여 관광손실비용, 시간비용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한 숫자에 이르기 때문이다. 

 서구사람들은 실용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 그래서 매년 어김없이 겪는 눈에 대한 불편들을 ‘으레 치르는 겨울 치레’로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그런 불편들을 없애는 방안을 반드시 강구한다. 우리는 쉽게 망각하는 데 비해 그들은 철저하게 다음 겨울을 위한 대비책을 마련하다. 

 사실 이런 대비책이 올바로 작동되려면, 일기예보에 따라 지자체가 철저히 관리하여야 한다. 다음날 눈 올 확률에 따라 혼잡이 예상되는 지역에 눈 치우는 장비와 뿌려야 될 융설제를 배치시키고 있다가 눈이 오면 지체 없이 실행시켜야 한다. 우리의 국토의 대부분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상습 폭설지역인 셈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제설작업이 늦어진다고 하면, 그 민원의 양과 강도는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소송도 잇따를 것이다. 

 ‘폭설유고혼잡’을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유고관리시스템(IMS: Incident Management System)’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다. 지자체에 ‘제설 특별기구’를 구축하여 평소의 중장비에 추가로 부착할 수 있는 제설장치들을 준비하고 염화칼슘을 지금보다 30배, 40배 더 확보해 살포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을철부터 지자체는 중장비 회사나 트럭 회사 등의 해당 업체와 제설작업에 대한 용역계약이라도 체결하여 신속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
<객원논설위원·관동대 교통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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