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화의 카&토크=현대차그룹의 약진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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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화의 카&토크=현대차그룹의 약진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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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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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논설위원·이동화 전 자공협 상무>

경인년 새해 벽두 모처럼 우리 자동차산업의 미래가 밝게 보여 기쁜 마음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지난해의 실적을 둘러보고 새해의 전망을 진단해 보지만 올해처럼 희망적 예상에 대한 확신이 선 적이 없었다. 시장전망이 좋아도 노사관계가 우려됐고, 품질이 향상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도 일본, 미국, 유럽 등의 선진 메이거들은 월등한 브랜드 이미지와 우수한 기술력으로 앞서 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년 사이에 상황이 많이 변했다. 유례없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세계경제의 침체 속에 선진 글로벌 메이커들이 집중타를 맞았고, 고유가와 이산화탄소 문제로 대형차·고급브랜드보다는 중·소형차 위주의 대중차 메이커들이 각광을 받았다. 여기에 유리한 환율까지 더해져 결과적으로 한국자동차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차그룹(현대 및 기아자동차)이 가장  약진하는 한해가 되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상승 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계자동차 수요는 6443만대로 추정되는데 이는 2008년도의 6953만대에 비해 7.3% 감소한 수치이다. 시장규모가 가장 큰 미국은 22.4%나 감소했고, 일본은 12%, 서유럽은 6%가 감소하였다. 미국을 위시한 주요시장에서 수요가 대폭 줄고 전 세계적으로도 7.3%나 감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국내외 총 판매량은 310만대, 기아차는 153만대로 2008년에 비해 각각 11.6%, 9.6%가 늘어났다.
주요 시장별로 보면, 2009년 1∼11월 전체 판매량이 23.8% 감소한 미국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판매는 오히려 6.9% 증가하면서 시장점유율을 1.7%포인트나 끌어올렸다(동 기간 중 미국 빅3은 29.1%, 일본계 22.7%, 유럽계 16.2% 감소).
전체수요가 2.8% 감소한 유럽시장에서 유럽·미국계는 3.8%, 일본계는 5.6% 감소하였으나 현대·기아차는 15.9%나 증가하여 점유율을 3.4%에서 4.1%로 상승시켰다.
지난 수년간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승용차시장에서도 전체적으로 49.7%의 신장세를 보인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84.8%가 증가하여 중국계 증가율 62.3%, 유럽·미국계 48.8%, 일본계 22.5%를 대폭 상회하였다. 이외에 인도, 터키, 브라질 등 신흥국가에서도 발군의 판매실적을 거양하고 있다.
선진 글로벌 메이커들을 따돌린 현대차그룹의 이러한 질주 배경에는 물론 중·소형차 중심의 모델구성과 크게 약화된 원화환율이 절대적 영향을 미쳤으나 이에 못지 않게 품질과 성능에서 다수의 모델이 최우수평가를 받았고 뛰어난 마케팅전략이 일본과 구미의 경쟁업체들을 압도한데 기인한바 크다고 하겠다. 현대차그룹의 실력이 가장 우수한 글로벌메이커 수준으로 상승됐음을 의미한다.
작년 말 현대차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 및 단체협상을 파업 없이 타결했다. 기본급을 동결키로 한 이번의 무파업 합의는 상당한 성과급과 무상주 지급 등의 보상이 따르긴 하나 매년 되풀이 되던 파업의 고리를 끊고 현대차 경쟁력의 최대 약점인 낮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2010년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금년의 내수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140만대, 수출은 7.2%가 증가한 230만대, 해외 현지생산은 24%가 늘어난 230만대로 발표했다.
이러한 내수전망은 작년의 노후차 교체 시 세제지원이나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활성화 정책이 종료됐음을 감안할 때 결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며, 수출도 해외생산의 대폭적인 확대에도 불구하고 7%의 증가를 상정한 것은 상당히 의욕적인 전망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국내생산의 80%, 세계생산의 7%라는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차그룹이 작년과 같은 경영노력과 노사협력으로 경쟁력을 제고해 나간다면 위의 자동차협회 전망 달성도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새해 들어 가속되는 원화가치 상승, 경제위기 속에서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체질을 대폭 개선한 선진 글로벌 메이커들의 새로운 공세, 친환경차 개발 경쟁, 중국·인도 등 급부상하고 있는 신흥국 메이커들의 도전 등으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경쟁 환경은 더욱 가혹해 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며, 노사의 화합으로 계속 경쟁력을 향상시켜 우리나라를 세계 일류 자동차국가로 이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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