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단속과 운전자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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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단속과 운전자 심리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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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운전자들에게 물어보자. 경찰의 교통단속이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적지않은 응답이 적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올 가능성이 언제나 높다. 그것은 나의 운전행위가 옳고 그름을 떠나 적발이 되면 기분이 나쁜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교통단속 경찰관은 운전자들에게 대부분의 경우 반갑지 않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단속경찰관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운전자가 기분 나쁘거나 반갑거나 할 대상이 아니다. 그저 법규를 위반했으므로 적발하는 것 뿐이기에 다른 감정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만약 단속경찰관이 법규위반 운전자를 적발해 내는 단속 이유 말고 다른 이유가 있다면 사정이 어떨까. 과거 단속경찰관에게 실적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을 때는 단속이 단순히 법규위반을 적발해낸다는 이유만으로 설명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심지어 오랜 옛날, 단속 경찰관에게 뇌물성 금품을 건내던 관행이 있던 시절에는 그것이 단속의 또다른 이유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무튼 지금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그런데 단속을 위한 단속방법으로, 운전자들이 매우 쉽게 위반행위를 저지르는 장소를 물색해 그곳에 잠복해 있다 위반행위자를 발견하면 덥썩 낚아채는 방식의 단속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이른바 함정단속이 그런 식으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그것은 전혀 유쾌한 일이 아니다.

법규위반 행위로 적발이 돼도 흔쾌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단속에 동의한다면 몰라도, 애매한 상황에서 ‘당했다’는 식으로 적발되면 불쾌해지는게 인간의 심리다. 함정에 빠지면 누구나 언짢은 것도 마찬가지다. 내 잘못보다 상대를 혐오하게 되는 상황이 그것이다.

따라서 단속은 반드시 필요하나 ‘함정’이라는 말이 운전자들에게서 나오면 그것은 실패한 단속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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