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김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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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 김희경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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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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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교통수요 예측의 기반을 마련하다
 

교통정책은 사람과 물자를 신속하고, 편리하며, 안전하게 실어나를 수 있도록 교통시설과 서비스를 계획해 적기에 공급·운영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교통시설과 서비스가 적재적소에 효과적으로 제공되기 위해서는 여객과 화물 이동에 관한 적절한 수준의 교통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1980년대 중반 전국의 자동차등록대수가 100만대를 돌파하고 급속한 도시화로 인한 교통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자 정부는 1987년 ‘도시교통정비촉진법’을 제정했다.

‘도시교통정비촉진법’은 ‘도시교통정비계획’과 ‘교통영향평가’ 등을 법제화해 도시교통수요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동 법에 의해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출범한 한국교통연구원은 다양한 연구과제와 정책협의를 통해 교통수요분석에 근거한 정비계획 수립방법론과 영향평가 개선방안 등을 제시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자동차등록대수 1000만대 시대가 열리며 교통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른 교통혼잡 완화방안의 일환으로 대규모 교통SOC사업의 확충이 요구됐다.

또한 정부는 재원마련 대응책의 하나로 1994년 민자 특별법을 통해 민간투자를 유치했다.

초기 민간투자사업에 포함돼 있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은 장래교통수요 예측의 영향력을 크게 증가시켰다.

그러나 당시에 교통수요예측은 O/D 분석을 위한 가구설문조사나 네트워크 작성을 위한 현장조사와 작업을 각 단위 사업별로 매번 직접 수행해야 하는 등으로 인해 분석 효율성과 객관성 확보에서 큰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에 1998년 교통 부문에서 처음으로 한국교통연구원의 주도로 ‘전국 지역 간 교통량조사사업’을 공공근로사업으로 시행했다.

이어 1999년에 정부는 ‘교통체계효율화법’을 제정해 전국교통DB구축사업단을 통한 범국가적 교통DB구축사업 시행을 명문화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국가교통DB구축사업으로 여객 및 화물의 통행과 관련된 기초자료를 국가 차원에서 수집·분석하고 이를 통해 교통수요분석 작업을 수행하기 위한 기종점통행자료 및 네트워크자료 등의 수요분석 기초자료를 매년 구축하여 일반에 배포하고 있다.

1998년에는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공공부문 개혁의 일환으로 예비타당성조사가 도입됐다.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교통수요분석은 도로·철도·공항·항만등 사업 부문별로 예비타당성조사의 수행방법과 기준을 규정한 표준지침에 따라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러한 분석 표준지침은 당시에 혼재하던 교통수요분석과정에 대해 일관성 있는 방법론을 제시해 긍정적 영향을 끼쳤으나, 기존의 타당성평가 과정이 유명무실화되는 부작용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에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유관 전문가들과 함께 타당성평가 단계에서 적절한 수준의 교통수요분석과 비용추정을 수행하기 위한 지침개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를 통해 2002년 ‘교통체계효율화법’에 따른 ‘공공교통시설개발사업에 관한 투자평가지침’을 제정했고, 현재는 ‘교통시설투자평가지침’으로 타당성평가 과정을 운영 중에 있다.

그러나 당초에 투자평가지침은 300억 원 이상의 개별적인 공공교통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본 타당성평가 수행을 위한 지침에 한정되어, 국토교통부에서 수립하는 국가기간교통망계획 또는 중기교통시설 투자계획 등 교통 관련 중장기계획 수립을 위한 타당성 평가 방법론은 부재했다.

이에 한국교통연구원은 2013년 계획 타당성평가 지침개발 연구를 수행하여, ‘교통시설투자평가지침 제5차 개정’에 그 내용을 포함시켜 투자평가지침의 활용도를 확대하는데 기여했다.

 

국가교통DB사업에서 제공되는 교통수요분석 기초자료와 (예비)타당성평가 분석지침에서 제공되는 수요분석 방법론은 국가교통 수요예측 분석과정에서 객관성과 신뢰성이 향상되는 데 획기적인 개선을 가능하게 했다.

덧붙여 개선된 분석환경을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2004년 ‘교퉁수요분석센터’를 연구원 조직 내에 별도 설치해 국내 다양한 교통수요분석의 현안 해결을 위해 노력하였다.

교통수요분석센터는 2008년 ‘교통투자분석센터’로 변모해 연구영역이 국내 교통SOC 시설투자의 전반적 과정으로 변화됐고, 현재는 국정교통연구본부 내에 ‘교통수요연구그룹’으로 확대돼 운영 중에 있다.

또한 2000년대 후반 ‘건설기술관리법’에서 대형국책사업 및 민간투자사업의 타당성조사 시 부정확한 수요예측에 대한 제재규정을 강화하는 등 교통수요분석의 신뢰성 향상이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에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2009년 ‘국가교통수요검증위원회’를 설치해 연구원에서 수행하는 국가차원의 법정교통계획, 주요 국가정책사업, 지역현안사업과 관련된 교통수요를 다양한 전문가적 시각에서 자문 및 검증해 교통수요 예측결과의 신뢰성이 높아지도록 노력하여 왔다.

교통시설과 서비스는 여객과 화물의 효과적 이동을 돕기 위한 수단이므로 정책계획가는 무엇보다 사람과 물자의 이동특성의 변화를 본질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연령·지역별 인구의 분포가 현격히 변화하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고, 머지않아 국내 총인구수의 감소와도 맞닥뜨리게 된다.

이는 IT기술이 접목된 교통기술의 변화와 맞물려 향후 교통수단 이용수요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도래를 예감하게 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앞으로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국가 교통수요분석 연구에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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