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밴’ 시장에 춘추전국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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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밴’ 시장에 춘추전국시대 도래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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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범용성에 시장이 주목
현대차 쏠라티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국내 ‘밴’ 차종 시장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독점 구조 양상을 깨고 국산과 수입을 망라해 다양한 차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밴은 수요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변신이 가능해 범용성이 뛰어나다. 특히 최근에는 의전이나 비즈니스에 적합한 프리미엄 리무진 시장에서도 각광 받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산차인 현대차 ‘스타렉스’가 밴 시장 대부분을 주도한 가운데, 일부 수입차 브랜드 또는 병행수입 업체가 극소수를 수입·판매하는 게 전부였다. 수요 또한 인원·화물 수송이나 앰뷸런스와 같은 용도로 국한됐다.

밴 시장이 다양화되기 시작한 건 지난 2015년 현대차가 ‘쏠라티’를 내놓으면서부터다. 쏠라티는 당시 국내 도로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보닛이 앞으로 튀어 나온 형태로 주목을 받았다. 가격은 물론 AS네트워크 접근이 쉬운 국산차 장점을 앞세워 일부 승합택시와 노선버스 업계에 진출했고, 캠핑카·앰뷸런스·어린이버스·장애인차·냉장밴·윈도우밴 등 각기 용도에 맞게 특수 장치를 장착한 컨버전 모델이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최고급 리무진 모델을 선보이며 공격적으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벤츠 스프린터

2015년 첫해 198대가 팔린 쏠라티는 2016년(612대)과 2017년(882대) 연속으로 큰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또한 지난 7월까지 521대가 팔리면서 전년 동기(497대) 대비 4.8% 증가했다.

벤츠 ‘스프린터’도 국내에서 인기 있는 밴이다. 이미 1995년 글로벌 출시돼 130개국에서 300만대 이상이 판매되며 검증을 받은 게 강점으로 꼽힌다. 고급 셔틀이나 의전·캠핑·이동사무실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일부 수입 차종이 병행 수입돼 판매되는 것과 달리, 스프린터는 대부분 다임러트럭코리아가 차체를 들여와 국내 특장업체가 수요에 맞춰 제작·판매되고 있다.

이베코 뉴 데일리 유로6

다임러트럭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7월까지 125대가 팔렸는데, 판매 실적 공개가 올해부터 이뤄져 지난해 실적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눈에 띌 만큼 실적이 증가했다”며 “제품 품질은 물론 전 세계 프리미엄 밴 시장을 선도하는 명성에 걸맞게 품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시장에서 주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상용차 브랜드 이베코는 지난 4일 국내 시장에 ‘데일리’ 신차종을 선보였다. ‘밴’과 ‘섀시 캡’ 두 모델이 국내 들어왔는데, 다양한 용도에 맞춰 총중량 3.5톤부터 최대 7.2톤, 적재용적 9㎥에서 최대 18㎥에 이르기까지 업계에서 가장 폭넓은 라인업을 자랑한다. 밴, 세미 윈도우 밴, 섀시 캡, 섀시 카울(섀시 반제품), 크루 캡(더블 캡) 등의 형태를 갖춰 8000여종에 이르는 광범위한 범위에서 활용될 수 있다. 197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3개 대륙 110개국에서 300만대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유럽 3~7톤 상용차 시장(55만8000대)에서 13.1%를 차지한 인기 모델이다.

르노 마스터

르노삼성차는 르노 로고를 단 ‘마스터’를 10월에 들여온다. 마스터는 1980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됐고, 현재는 지난 2011년 출시된 3세대 모델이 전 세계 43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국내에는 마스터 S(숏바디 모델)와 마스터 L(롱바디 모델) 2가지 형태로 출시된다. 앞서 쏠라티·스프린터·데일리 보다는 체격이 작지만, 1톤급 상용차 시장에서 상당한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밴 시장에 거의 유일무이한 존재였던 ‘스타렉스’ 또한 변신을 거듭하며 1톤급 밴 시장 수성에 나섰다. 최근에는 일상생활 용도로도 활용이 가능한 캠핑카와 승용차로 분류시킨 고급 리무진 모델을 잇달아 출시했고, 구급차, 하이루프, 휠체어리프트, 휠체어슬로프, 3밴 냉동 등 특장차 5종도 함께 선보였다. 이와 더불어 어린이통학차 디젤 모델을 출시해 앞서 선보인 LPG 모델과 함께 판매 중이다. 2014년(4만5642대)·2015년(4만8384대)·2016년(4만5778대)·2017년(4만5776대) 등 최근 4년간만 봐도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도 지난 8월까지 3만1330대가 팔리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스타렉스 리무진

밴 시장은 향후 3~4년간은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 대체는 물론 신규 수요가 충분해서다. 탑승객 안전이 강조되고 있어 각종 안전장치 등을 추가해 관련 법규에 맞춘 승객용 밴 판매가 늘어나는데다, 화물 시장에서도 소화물이나 특수화물 등 분야에서 활용성 탁월한 밴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밴 모델은 범용성이 좋아 중소형 상용차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만큼 최근 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로 생각한다”며 “업체 또한 발 빠르게 상황에 대응해 새로운 차종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벌어질 치열한 차종 경쟁이 상용차 시장 전체에 활력을 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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