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내노선에 현대 수소전기버스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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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시내노선에 현대 수소전기버스 투입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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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율리~대왕암 구간에 1대 투입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국내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전기버스가 첫 투입됐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이날부터 울산시 시내버스 124번 노선에 수소전기버스 1대가 투입된다. 수소전기버스가 대중교통 수단인 노선버스로 활용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현대차와 울산시는 22일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차고지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을 비롯한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와 지역 운수업체 대표,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광역시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 발대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울산시·울산여객자동차·현대차는 원활한 시범사업 추진과 수소전기버스 확산 모색은 물론, 수소전기차와 충전소 안전성 및 환경개선 효과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 노력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관련된 업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현대차, 세종공업, 동희산업, 명화공업, 에스에이티, 효성, 덕양, SPG산업, SDG 등 9개 수소산업 관련 기업과 한국수소협회, 울산시는 울산을 수소경제 선도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다자간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추가 체결했다.

이들 수소산업 관련 기업·협회·지자체는 수소 생산·공급·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 수소 산업을 지원 육성하고 수소전기차·수소전기버스 보급 확대뿐 아니라 울산 산업단지에 수소전기트럭·수소전기선박·수소전기지게차 등 다양한 산업 운송수단을 보급하는데 함께 노력한다. 또한 수소산업 관련 규제 선제적 해소 및 다양한 사업 모델 개발에 서로 협력하고, 국내 수소전기차 연 3만대 생산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중장기 설비 투자도 중점 추진하기로 했다.

울산시 시내버스 124번 노선에 투입되는 수소전기버스는 울산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대왕암공원까지 왕복 56km 구간을 1일 2회 운행한다. 해당 노선은 현재 압축천연가스(CNG)버스 11대가 운행되고 있는 구간이다. 수소 연료 충전은 지난해 울산에서 문을 연 버스 충전이 가능한 옥동 수소충전소를 이용한다.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옥동 수소충전소까지는 약 5.5km 떨어져 있다.

이날 공개된 차량은 현대차 3세대 수소전기버스로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후원차량으로 제공돼 전 세계에 소개됐었다. 일반 승객을 싣고 잦은 주행을 하는 만큼 이전 세대 수소전기버스 대비 차량 안전성과 내구성능을 대폭 개선해 노선버스 운행에 최적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대식에 참가한 시민이 일부 구간을 탑승하는 시승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시민들은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생산된 전기로 모터를 돌려 버스가 주행한다는 사실에 관심을 보였다. 일반 내연기관 버스 보다 소음·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울산시는 지자체 차원에서 수소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오는 2035년까지 시내버스를 전면 수소전기버스로 전환하고, 충전소 구축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은 “전국 최초 수소전기버스의 시내 노선 투입으로 수소산업 선도도시로서 자부심과 열정을 대내외에 확실히 알려 매우 기쁘고, 우리나라 전체에 수소전기버스 보급 확산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소전기차, 충전소, 수소배관 보급 확대뿐만 아니라 산업용·가정용·발전용 연료전지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연계 수소생산 및 저장시스템 구축 등 전 주기에 걸친 수소산업 지원체계를 구축해 세계 톱 수소시티를 실현하고 수소 산업을 국가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성권 현대차 상용사업담당 사장은 “수소전기차가 생소할 수 있는 시민들에게 우수한 수소전기차 성능과 높은 안전성, 친환경성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소전기버스를 비롯한 수소전기차 보급 및 수소충전소 확산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울산시가 수소관련 업체 등이 MOU 체결에 따라 수소전기차 연 3만대 생산시스템을 국내에서 중장기적으로 현실화시킬 경우 완성차업체 뿐 아니라 전국 협력업체 125여곳 등에서 9000억원에 가까운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발생하고, 2200여명에 이르는 신규 고용이 이뤄질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대 중기 보급목표인 100기가전국에 구축되면 향후 수소관련 전체 투자액이 총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는 오는 2020년부터 스택 내구성을 비롯한 차량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차세대 수소전기버스 양산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 수준 연료전지 효율과 모터 출력을 확보해 차세대 수소전기버스에 적용할 계획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R&D 역량도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 수요를 반영해 차량의 용도, 탑승 인원, 화물칸 용량, 차체 크기 등을 다양화해 개발할 것”이라며 “수소전기버스 라인업을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소전기버스는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무공해 차량인데다 고성능 공기정화필터가 적용된 차량이다. 수소전기버스 1대는 중형 디젤차 40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심 운행이 잦고 주행 거리가 긴만큼 대기환경 개선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또한 차고지를 중심으로 고정된 노선을 달리는 만큼 승용 수소전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충전소만으로도 운용이 가능하다.

 

정부도 내년 전국 5개 도시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하고 이를 광역좌석버스로 확대해 오는 2022년까지 수소버스 1000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지난 6월 밝혔다. 내년에는 수소전기버스 보조금 신설과 운송사업용 수소버스 취득세 50% 감면 등의 지원이 이뤄진다.

수소전기버스는 최근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와 주요국 도심 환경 규제 강화 추세에 맞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에너지성(DOE)이 26개 기업이 참여한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유럽은 수소전기버스 보급 확대를 위한 FCH-JU 주관 ‘JIVE(Joint Initiative for hydrogen Vehicles across Europe)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5개 권역 위주로 150여대 규모 수소전기 시내버스 실증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2017년 수소전기버스 2대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했고 올해 3월에는 수소전기버스 ‘SORA’ 양산을 시작했다. 토요타는 오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버스 10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3차(2016년~2020년)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미 10여개 업체가 수소전기버스 파일럿 모델을 공개한 상태다. 포샨(佛山)시의 경우 오는 2019년 말까지 수소전기버스 200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오는 2050년까지 수소전기버스가 누적 500만대 가량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는 2050년 수소전기 버스와 트럭이 전체 수소전기차 가운데 5% 비중을 차지하고, 수송분야에서 수소전기차가 줄이는 이산화탄소 감축분의 30% 이상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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