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받은 기술력으로 5채널 AVM 시장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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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받은 기술력으로 5채널 AVM 시장 개척”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1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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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아이티, 청소차에 최신 기술 적용
풀HD 5채널 AVM-DVR 실전에 투입
차량 후방 작업자 안전사고 예방 가능
독보적 기술로 시장 우위 가능성 높아
저가 공세 중국산 유입은 해결 과제로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을 이틀 앞 둔 지난 10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일대 한 도로에 녹색 차체 선명한 환경미화차(청소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청소차가 멈춘 곳에는 인근 상점 등에서 내놓은 쓰레기봉투가 한가득 놓여 있었다. 청소차는 내부에서 압력을 가해 많은 쓰레기를 보관할 수 있는 ‘압착 진개차’ 모델. 잠시 후 멈춰선 차량 뒤쪽 덮개(파카)가 자동으로 열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서있던 환경미화원이 분주히 쓰레기봉투를 실내로 던져 넣었다.

덮개는 한 눈에 봐도 육중했다. 개폐 과정에서 사람이 다칠 수도 있어 보였다. 물론 사고가 나지 않도록 차에는 첨단 안전장치가 장착돼 있다. 덮개 열리는 과정은 차량 운전자가 대시보드에 장착된 LCD화면을 통해 모니터링 한다. 화면에는 차량 뒤쪽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화질이 선명해 확인이 어렵지 않았다. 덮개가 작동하자 제일 먼저 덮개 바깥쪽에 장착된 카메라가 보여주는 화면이 비쳤다. 덮개가 올라가자 화면도 함께 하늘로 향했는데, 어느 순간 다른 카메라가 찍은 장면으로 바뀌었다. 마찬가지 차량 뒤쪽 영상이었다. 화면 바뀌는 순간이 워낙 빨라 시간차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화면 끊김 현상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시스템은 이번에 처음 장착됐다. 구동 과정을 지켜보던 운전자와 환경미화원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대부분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현장에 있던 한 환경미화원은 “청소차 뒤에서 작업할 땐 세심히 주의해도 사고가 종종 발생했는데, 시스템이 작업 안전에 큰 도움을 줄 것 같아 기대된다”고 했다.

◆사상 처음 청소차에 5채널 AVM 장착

환경미화원이 안전하게 청소차 뒤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차량에 장착된 첨단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시스템 덕분이다. 장착된 AVM은 녹화기능이 포함된 5채널 방식이다.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오토아이티’가 개발했다.

오토아이티는 지난해 풀HD급 4채널 AVM-DVR을 시장에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차량 또는 건설기계 사방에 장착된 카메라 4대를 통해 얻은 선명한 화질이 모니터에 구현되는 것은 물론, 영상을 저장장치에 보관할 수 있어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상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광주지역 청소차에 장착된 제품은 4채널에서 한 단계 발전한 5채널 제품이다. 오토아이티 제품은 기본적으로 8채널까지 확장이 가능해 범용성이 뛰어나다. 제품 사용자가 의도에 따라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오토아이티 AVM 전용 카메라는 방수 또는 방진이 가능해 외부에 노출시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청소차에 5채널 제품이 적용된 것은 차량 뒤쪽 작업자 안전을 위해서다. 김기진 오토아이티 연구소장은 “압착 진개차 특성상 덮개가 열려 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차량 후방에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후방 카메라가 덮개에 장착돼 있을 경우 덮개가 열리면 카메라 화면이 하늘을 향하기 때문이다. 이때 운전자가 뒤에서 작업하고 있는 환경미화원을 확인 못할 수 있다. 자칫 조작자(운전자)와 작업자 간에 의사소통 잘못으로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섯 번째 카메라를 차량 후방에 장착했다. 덮개에 가려진 부분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후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했다.

단순히 영상 출력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전 채널 녹화까지 가능하다. 5채널을 적용하면 5개 영상이 상시 녹화된다. 최대 8채널까지 확장 가능해 특정 위치에 영상이 필요하면 추가로 카메라 3대를 더 장착 할 수 있다.

◆연간 수요 제법 큰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

오토아이티가 청소차에 주목한 것은 정부가 환경미화원 작업 안전에 큰 관심을 가지면서 관련 제도가 속속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해 환경부가 지난 3월 6일 환경미화원 안전을 위해 야간과 새벽 작업을 주간으로 전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환경미화원 작업 안전 지침’을 전국 지자체에 통보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작업 도중 안전사고를 당한 환경미화원이 1822명에 이른데다 사망자만 18명이 발생하자 정부가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안전사고 가운데는 청소 작업 도중 차량이나 기기에 의한 사례가 제법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얼마 전에는 환경미화원이 후진하던 청소차에 치여 사망했고, 청소차 덮개에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안전지침에는 운전자가 청소차 후면과 측면에서 작업자 위치와 작업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장치 설치 의무화 조항이 담겼다.

연간 국내에서 생산되는 청소차는 1200대에서 13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향후 제법 큰 규모 새로운 AVM 시장이 열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오토아이티 측은 타사 제품과 달리 자사 제품이 환경부 작업안전 지침을 완벽하게 만족시킨다고 강조했다. 제품 우수성을 업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시범 장착 사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이미 경기도 가평과 광주광역시 지역 특장업체를 상대로 시스템 장착을 지원해 실제 운행 청소차에 적용시켰다. 이번에 광주지역 특장업체인 ‘빛고을’을 통해 청소차 1대에 시범 장착된 것도 이 같은 맥락에 따른 조치다. 특장업체나 청소업체 모두 오토아이티 제품에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다. “우수한 제품 품질을 실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장착이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평가가 제법 많이 나왔다.

◆저가에 품질 낮은 중국산 시장 잠식 큰 문제

시장 확대 가능성은 크지만, 해결할 과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 품질 낮은 저가 중국산 제품이 시장에 대거 유입되고 있어서다. 오토아이티와 같은 국내 업체는 중국산이 기준 없이 대거 국내 반입되면서 소비자 피해는 물론 경쟁력 있는 업체까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산 AVM 제품은 가격 경쟁력에 뒤쳐지는 국산을 제치고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이다. 저가 제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정부·지자체 보조금 40%를 차지해 문제가 된 전기버스와 같은 양상이다.

더욱 큰 문제는 중국산 제품이 검증을 충분히 받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국내 들어온다는 점이다. 일부 중국산 제품은 판매된 이후 사용자 불만이 가중되자 아예 판매를 중단하고 업체가 철수한 사례도 있다. 현행 규정상 중국산 제품은 KC 인증만 받으면 아무 문제없이 수입 가능하다. KC 인증은 정부 부처마다 다르게 사용하던 법정 강제인증마크 13개를 통합한 단일 인증마크. 2009년 처음 도입됐고, 2011년부터는 전 부처로 확대 실시되고 있다. 한국에서 정식 출시되는 제품은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인증이지만, 절차가 까다롭지는 않다. 업계는 KC 인증만으로는 체계적이면서 정밀하게 중국산 AVM 제품을 검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토아이티 또한 중국산과 경쟁하다보니 탁월한 상품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큰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지자체 실시 입찰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항목이 가격이라, 중국산과 경쟁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김기진 오토아이티 연구소장은 “적지 않은 전문가가 시중에 보급된 중국산이 충분한 검증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추후 반드시 문제가 생길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품질보증기간이 지난 후에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해 우려한다. 지자체 또한 가격이 아닌 먼 미래를 봐야한다. 환경부가 고지한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지침’에 더해 차량 적용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법적 구속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명환 오토아이티 대표는 “(우리 제품은)국내 부품을 쓴다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판촉 과정에서 증빙하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조되고 AS 대응도 확실한데다, 처음으로 만들어진 5채널 제품이라는 점에서 제품 경쟁력은 매우 탁월하지만 가격 등의 문제는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중국산을 막을 수는 없지만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사양과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 품질 인증 등 기술력으로 승부 걸어

오토아이티 제품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DVR, 안전 시스템, 멀티-뷰카메라, 모니터, AVM 등 다양한 지능형 자동차 제품과 스마트 팩토리용 제품을 생산·공급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사각지대 없는 풀HD 고화질 AVM 제품을 주력으로 특장차·냉동차·굴삭기 등 상용차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고, 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현대차 ‘하독스’ 믹서차량에 장착되는 풀HD 다채널 AVM-DVR을 공급했다. 올해 하반기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개선된 제품이 하독스 차량에 장착된다. 제품은 시도 교육청 통학차량에도 쓰인다. 지난해 강원도교육청 산하 특수학교 통학차량에 장착됐는데, 올해 들어 15대까지 늘어날 만큼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김기진 연구소장은 “향후 통학차량 AVM 장착이 전국 시도 교육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강원도에서 성능을 충분히 검증받고 있는 만큼 전망이 밝다”고 했다. 최근에는 울산지역 특장업체에 제품을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제품은 한국수력원자력 원자력발전소 화재 진압용 탱크로리로 쓰이는 이스즈 ‘엘프’ 트럭에 장착됐다.

조달청 ‘조달우수상품’ 선정에도 도전한다. AVM 업체로는 사상 첫 시도다. 조달우수상품으로 등록되면 제품을 납품할 때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한 번 제품을 경험한 지자체가 다음 번 조달 계획을 수립했을 때 입찰을 통하지 않고 곧바로 해당 업체와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셈이다.

정명환 대표는 “조달우수상품은 정부로부터 품질을 인정받는 일종의 장기보험이다. 그만큼 선정과정이 무척이나 까다롭다. 성능과 기능, 생산시설 실사 평가만 1년 정도 걸린다. 조달우수상품 선정에 앞서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부 발행 ‘성능인증’ 획득을 추진 중이다. 모든 과정을 끝내고 7월 이내로 발급을 받으면 시장 공략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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