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전세버스캠페인] 빙판길 교통사고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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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전세버스캠페인] 빙판길 교통사고 예방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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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도로에선 무조건 감속·차간거리 유지

'블랙아이스' 요주의…집중력 높일 것
사전 운행 전구간 기상 상황 살펴야
업체에서는 기상이변 등 신속 전달을

 

[교통신문 박종욱 기자]겨울이 운전을 하는데 위험 요소가 가장 많은 계절이라고 하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그 이유는 단연 도로가 눈과 빙판으로 덮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공단위 교통사고 통계분석 자료에 따르면, 노면상태별 교통사고에서 교통사고 건수는 건조한 노면이 많았지만 치사율은 습기 시에 이어 결빙 시가 그 다음으로 조사돼 있다. 또 적설 시의 사고 건수보다 결빙 시의 사고 건수가 더 많음을 알 수 있다. 통계분석에서는, 건조하거나 습기가 있는 노면상태에서는 차 대 사람사고가 많은 반면 적설 시는 차량단독사고가, 결빙 시에는 차 대 차 사고가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발표된 한국교통안전공단의 2018년 노면상태별 교통사고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도로 적설·결빙 시 보다, 해빙 시의 교통사고 치사율이 3.7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교통사고 분석 결과, 해빙상태의 노면에서는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수가 6.67명, 서리·결빙상태에서는 1.77명으로, 마른노면보다 각각 4.05배, 1.07배 높게 나타났다. 그와 같은 결과를 근거로 공단은 눈이나 결빙된 도로가 녹은 상태 즉, 슬러시처럼 질퍽한 상황에서 사고 치사율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상기 두 기관의 사고 분석은 결국 겨울철에 발생하는 적설과 이로 인한 도로 결빙이 원인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도로상 적설과 결빙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때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지역에 따라, 또 도로의 위치에 따라 다른 상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즉 같은 영하의 기온이라도 도로에 하루 종일 햇볕이 드는 곳이라면 결빙과 같은 위험요소는 거의 없다.

반대로 기온이 0℃를 오르내리는 상황이라도 음지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이라면 도로에 쌓인 눈이나 결빙이 거의 해소되지 않아 언제든 그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겨울철 도로 결징이 원인이 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변하는 도로 사정을 면밀히 관찰하며 운전을 이어가야 하기에 집중력과 주의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장거리를 불규칙적으로 운행해야 하는 상황이 잦은 전세버스의 경우 운행구간에 따라 언제든 악천후나 결빙도로 등을 만날 수 있으므로 일단 운전석에 앉으면 고도의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블랙아이스’ 각별한 주의 요구= 이 계절 전세버스 운전자들이 유념해야 할 또 하나의 위험요소는 소위 블랙아이스라고 하는 겨울철 도로 특유의 노면 살얼음이다. 노면에 얇게 낀 살얼음은 오고가는 자동차들 때문에 조금씩 녹아 습한 상태로 변하는데, 이것이 도로 표면의 흙먼지, 자동차 매연 등과 어우러져 도로 표면을 뒤덮어 육안으로는 도로 표면과 구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이렇게 변한 노면의 살얼음을 흔히 블랙아이스라 부른다.

블랙아이스는 성상이 눈조각 또는 얼음이나 습한 상태지만, 색깔은 아스팔트와 같아 눈이나 얼음처럼 보이지 않는다. 블랙아이스로 인한 대표적인 교통사고는 지난달 14일 새벽 대형 교통사고가 상주~영천고속도로 잇따라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상·하행선에서 각각 차량 20여대가 크고작은 피해를 입었다.

사고 조사 결과 사고 원인으로 노면에 살얼음처럼 얼어붙은 이른바 블랙아이스를 지목했다. 사고 지점의 노면은 블랙아이스로 뒤덮힌 상태였으나 이곳을 지나는 자동차 운전자들이 보기에 노면이 얼어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 빙판길 운행에 필요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것이 사고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 사고는 1회 사고로 인한 피해 규모가 워낙 커 교통안전 당국 차원의 블랙아이스 대책 마련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파가 불어닥쳐 도로 표면이 하루 종일 영하의 기온을 보이는 상황에서라면 운전자들이 미리 속도를 낮추고 제동거리를 염두에 둔 조심운전에 집중하기에 오히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또 폭설이 내려 시각적으로 주의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운전자들이나 도로관리주체들이 그에 걸 맞는 안전대책을 시행해 교통사고에 대비할 수 있지만, 이도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운전자들 역시 그저 평상심으로 운전에 임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도로 표면에 살얼음이 끼는 블랙아이스 현상은 이와 같이 육안으로 식별이 안돼 운행 구간의 특정 지점에 그와 같은 안전 불안요소가 내재돼 있는지 운전자가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그런 이유로 무심코 달려오던 자동차들은 살얼음을 견디지 못하고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질 때 불현듯 브레이크를 작동하게 되나, 이 경우 급브레이크는 오히려 자동차의 진행방향에 혼선을 초래해 핸들에 의한 방향성 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블랙아이스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도로나 시간, 지점을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자는 반드시 그와 같은 현상의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별한 주의력을 갖고 서행운전, 조심운전을 이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블랙아이스현상은 자동차운행이 잦은 도로에서는 그나마 사고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잦은 자동차 운행이 도로 표면의 습기가 결빙될 여지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습기가 많은 지역, 숲 근처 도로에서는 밤새 도로 표면에 내려앉은 습기나 서리, 이슬 등이 도로를 얇은 두께로 도포하듯 표면에 스며들기 때문에 요즘 같은 새벽의 기온 조건에서는 그대로 결빙되고 만다. 따라서 운전자들은 해 뜨기 직전이나 직후, 심야 보다 새벽시간의 비교적 한가한 도로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또 교량 위나, 터널 진입 직전과 직후의 도로, 음지상태의 도로, 인터체인지 등의 접속부 도로 등은 특히 지열이 미치지 않아 결빙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블랙아이스현상이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다분하다.

블랙아이스 현상이 뚜렷한 도로의 특성은 그것 자체로 빙판길 운행과 다르지 않다. 달리는 자동차가 빙판길에서 제동했을 경우 제동거리가 매우 길어지고 장애물을 피하기 어려울 뿐더러 갑작스러움으로 당황하기 쉽기 때문에 운전기술이나 경험이 있더라도 사고를 막기가 쉽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과 똑같은 이치다.

이런 위험이 있는 도로에서의 운행 시 가장 고려해야할 것은 감속과 안전거리 유지이다. 평상 시 운전에도 안전거리가 필요하지만 노면상태가 결빙 또는 결빙에 버금가는 수준의 블랙아이스 현상을 보일 경우 안전거리 유지는 꼭 필요한 생명선이 된다.

◇일기조건 수시로 확인해야= 전세버스는 겨울철에도 관광 또는 휴양, 단체 여행 등을 위해 낯선 곳으로 운행해야 하는 스케줄이 이어진다. 평소 다니던 도로라 해도 이 계절 영하의 추위 속에서는 언제, 어떤 도로에 블랙아이스가 도사리고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도로 상황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는 출발 전 운행 전구간의 일기조건 즉 기온의 변화와 노면 상태에 대한 점검을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악천후 등에 의한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운전자들의 주의운전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한 전세버스업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일기 조건이란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갑자기 발생하는 기상 상황을 전용 SNS 등을 통해 수시로, 또 신속하게, 빈틈없이 운전자에게 전달해 안전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도로 운영 주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전광판 등이 비교적 잘 설치돼 있는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나 지방도 등에도 도로 안전정보 전달을 위한 전광판 등을 설치해 실시간 도로 정보를 운전자들에게 전달해 주의 운행을 당부하는 체계가 빠짐없이 갖춰져야 한다.

또한 결빙도로나 적설도로 등의 운전 장애 요소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방제시스템을 구축, 도로 이용자들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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