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車시장 규모 축소 … 차종 고급화·차별화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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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車시장 규모 축소 … 차종 고급화·차별화 뚜렷
  • 이승한 기자 nyus449@gyotongn.com
  • 승인 2020.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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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시장 1.8% 감소한 179만5134대 기록
SUV 선호도 확대로 판매 전년 대비 7.2%↑
고급화 추세로 대당 단가 5.1%↑ 3290만원
경유 수요 크게 하락 … 친환경차 지속 증가
법인·사업자 비중 27.6%로 역대 최대 기록
“수요 변화 대응 제품개발 역량 확충 절실”

[교통신문 이승한 기자] 지난해 내수 자동차 시장 규모가 2% 가까이 축소된 가운데 차종 고급화와 차별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시장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산차 역량 확충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2019년)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179만5134대로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시장 규모가 2년 연속 축소된 것. 국산차는 0.9% 감소에 그치며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일본과 독일 브랜드 중심으로 수입차가 6.0% 감소하면서 지난 4년간 유지해온 180만대 선을 밑돌았다. 국산차의 경우 현대차·기아차·쌍용차가 상대적으로 선전해 시장 점유율이 84.0%에서 84.7%로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6.0%에서 15.3%로 줄었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 자동차 구매행태는 차종별, 사용 연료별, 구매 연령대별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 KAMA 분석. 우선 스포츠다목적차량(SUV)에 대한 선호가 계속 높아졌다. 기존 중형급 또는 경유(디젤)차 중심에서 벗어나 차급과 연료별 라인업 확충에 힘입어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킨 덕분에 7.2% 증가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5.1%로 2018년(41.3%)을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련해 세단 판매 감소는 계속됐지만, 대형 하이브리드(HEV)와 5000만원 이상 고급세단 모델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승용차 대당 평균 단가는 2018년 3130만1000원에서 3290만8000원으로 5.1% 증가했다.

연료별 판매 추이도 변화가 이뤄졌다. 배출가스 규제강화 등으로 경유차 판매가 17.2% 급감하면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휘발유(가솔린)차 판매가 경유차를 추월했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연료별 비중은 휘발유가 47.5%에 경유는 36.6%. 승용차로 한정하면 휘발유 56.8%에 경유 25.9%로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반면 전기동력차 시장은 정부 보급 지원과 모델수 증가에 힘입어 크게 확대됐다. 하이브리드(11.8%↑)·전기차(12.2%↑)·수소전기차(474.7%) 모두 판매가 증가했는데, 전기동력차 전체로는 14.6% 늘어난 14만3000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점유율도 2018년 6.8%에서 2019년 8.0%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이중 하이브리드는 2019년 10만4000대가 판매돼 국내 총 보급대수가 50만대(50만6047대)를 넘었고, 전기차는 3만4969대가 판매돼 보급대수는 9만대(8만9918대)에 육박했다. 수소전기차는 4195대가 판매돼 총 보급대수가 5000대(5083대)를 돌파했다. 국내에서 팔리는 전기동력차 모델수도 2015년 30여종에서 2018년 60여종으로 두 배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90여종으로 더욱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기동력차가 차지한 비중은 하이브리드(5.8%), 전기차(1.9%), 수소전기차(0.2%)를 합해 7.9%에 이르렀다.

연령별 구매 비중에서는 30대(15.9%)·40대(18.9%)가 감소한 반면, 50대는 19.6%를 기록하며 최대 구매층으로 등장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지난 2010년 30대가 24.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었고 2015년(40대. 21.8%)과 2018년(40대, 19.4%)에는 40대가 시장을 주도했었다. 다양해진 자동차 이용방식 활용에 따라 법인·사업자 구매는 2019년 전년대비 1.3%포인트 증가해 비중이 27.6%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법인 사업자 구매 비중은 19.1%이었는데, 2015년(23.3%)부터 2018년(26.8%)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수입차의 경우 브랜드별로는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으로 독일 브랜드가 4.5%, 일본 브랜드가 18.6% 감소한 가운데 미국 브랜드만 5.4% 증가했다. 수입은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독일(3.2%↓)과 미국(9.9%↓)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감소율을 기록한 반면, 일본(22.6%↓)과 영국(21.2%↓)은 대폭 감소했다. 수입국 기준으로는 독일·미국·일본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볼보 브랜드 승용차와 중국 자체 브랜드 전기버스 위주로 수입이 늘어나면서 중국산 차량이 2601대 반입됐다. 2018년(1513대) 대비 71.9% 급증한 수치다.

KAMA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요가 둔화됐지만 SUV와 고급차 수요가 성장했고 인구 구조와 연령별 소비특성이 바뀌면서 모빌리티서비스, 차량공유, 구독서비스 등 다양한 이용형태가 반영되는 법인·사업자 구매 증가세가 커진 것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성장세가 유지되는 SUV와 고급차 가운데 국산차가 수입차 대비 경쟁력이 부족한 차급, 특히 고급화된 SUV와 고급화된 전기동력차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대와 30대 주요 구매 차급인 엔트리급 경소형 세단과 중소형 SUV 평균 가격대도 올라가고 있는 만큼 고급화는 물론 연령별로 차별화되는 수요 대응을 위한 제품개발 역량 확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국산차의 경우 자동차 시장 둔화 속에서도 고급화·차별화된 차량개발로 성공적으로 대응했으나, 일시적으로 주춤한 독일·일본 브랜드와 추격해오는 중국산과 경쟁하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KAMA는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40% 이상 국산차 생산차질 만회를 위한 충분한 특별연장근로 허용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외 산업 이전으로 인한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 경쟁력 약화를 보강하기 위한 부품생산체제 고도화와 노동유연성 제고가 절실하다. 또한 선택근로시간제 조속 도입과 파견 및 대체근로 허용, 파트타임 근로나 비정규직 활성화, 노사 간 임단협 협상 주기 중장기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만기 KAMA 회장은 “고급화·차별화되는 국내 수요 추세를 감안할 때 우리 기업 제품개발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너무 높아 연구개발(R&D) 여력이 미흡한 점을 감안해 앞으로는 R&D 역량 확충을 감안한 인건비 인상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최소한 주요 경쟁국만큼 R&D 투자 세제지원에 나서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KAMA에 따르면, 2018년 한국 자동차 업계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12.1%인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다임러(10.0%)와 일본 토요타(5.9%) 높은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R&D비중은 한국 자동차 업계가 3.1%로, 독일 다임러(5.4%)와 일본 토요타(3.5%) 등 보다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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