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불붙는 충전소 시장… 전기차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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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불붙는 충전소 시장… 전기차 시대 성큼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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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망 갖춘 대형마트·물류·정유업계 출사표
10년내 전기차 300만대...정부,“문턱 더 낮춘다”
IT와 결합하는 충전소… 스마트 에너지 시동켜
전기차 선택지 확대… 가성비 전기트럭도 출시

 

[교통신문] 사업을 확장하자니 수익이 낮고, 그렇다고 접자니 미래가 불안하고. 국내 전기차 충전소 시장은 그동안 '계륵'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전기차 국내 판매와 수출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정부가 충전소 시장의 문턱을 낮추겠다고 공언해서다. 이에 따라 전기차 대중화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조짐이다.

그동안 충전소는 지정 사업자만 설치할 수 있는 폐쇄형으로 운영됐다. 충전기 숫자는 작년 12월 기준 7만여 개로, 전기차 보급대수 8만여 대를 얼추 맞추고 있다. 하지만 10년 내에 전기차가 300만 대로 급증할 전망이란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충전소 사업을 개방형으로 바꿀 방침이다. 일정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시장 진입이 가능해짐에 따라 전국망을 갖춘 대형마트, 물류회사, 정유업계가 출사표를 던졌다.

여태 충전소 부지만 제공해온 이마트는 독자적 충전사업으로 전환한다. 충전하는 동안 쇼핑이나 문화센터 이용이 가능한 장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호텔과 백화점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계도 자체 충전망을 구축하기에 마침 적절한 시점이다. 수년 새 온라인 쇼핑몰 급성장으로 배송물량이 늘고, 전기트럭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CJ대한통운은 작년부터 전기트럭과 충전소를 시범운영 중이고, 현대글로비스는 한국전력공사와 충전소 설치협약을 체결했다.

정유업계도 앞다퉈 충전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주유소와 대형마트, 카페, 드라이브스루 매장 등 열 곳에서 충전소를 시범운영하고, 이후 전국 2300여 개의 자영주유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작년 6월엔 휘발유와 경유, LPG, 수소, 전기 등 모든 연료를 파는 '복합에너지 스테이션'을 울산에 건립했다.

GS칼텍스는 작년 5월 LG전자와 손잡고 직영주유소 일곱 곳에 충전기를 설치했다. 기름만 넣던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과 공유차량 이용, 카페와 편의점 등 복합공간으로 진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1개 주유소에 충전기를 설치한 SK에너지는 2023년까지 19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휴맥스, 하이파킹 등 인수 : 셋톱박스 제조사로 유명한 휴맥스는 지난해 국내 1위 주차장 사업자 하이파킹과 렌터카 예약 앱 '카플랫'을 잇달아 인수했다. 전국 주차장에 충전소를 구축해 모바일 기반으로 렌터카와 충전소 사업을 함께 꾸려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기존 충전사업자인 대영채비에 50억 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향후 1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투자로 카카오톡, 카카오맵, 카카오내비, 카카오페이 등 각종 모바일 서비스와 연계한 새로운 충전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메신저나 지도에서 충전소를 검색하고 비어있는 충전기를 예약한 뒤, 충전이 끝나면 간편결제로 요금을 치르면서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식이다. 그동안 충전소 시장은 중소기업 위주여서 이런 서비스가 나오지 못했다.

CJ헬로는 기존 충전사업자와 제휴를 맺고 아파트와 공동주택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기존 인터넷망·케이블TV망에 친환경 에너지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차세대 성장전략 '그린 로드맵'의 일환으로, 충전소는 그 첫걸음이다.

◇현대기아차, 생산 박차 : 전기차 선택지도 넓어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SUV(스포츠실용차량) 전기차 '코나' '니로'의 부분변경모델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부분변경으로 선보인 전기세단 '아이오닉' '쏘울'에 더해 4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021년엔 현대차가 과거 '포니'를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NE'를 내놓고, 기아차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500km 이상인 첫 전기차 고유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가 작년 12월 처음으로 출시한 전기트럭 '포터II 일렉트릭'은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성능으로 호평이다. 주행성능이 기존 전기트럭의 두 배가량인데도 가격이 2천만 원 싸고, 135kW급 모터를 장착해 언덕길도 거뜬하다. 전방충돌방지 보조, 차로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경고 등 첨단안전사양도 전기트럭에는 처음 채택됐다. 기아차의 전기트럭 '봉고EV'도 곧 출시 예정이다.

또 하나 주목받는 신차는 르노삼성 '조에'다. 유럽 전기차 판매량 1위로 충전 1회에 395km를 달릴 수 있고, 가격도 3천만 원대로 저렴하다. 여느 수입 전기차와 달리 충전규격도 국내 표준에 맞춰 출시된다.

수입차 중에는 포르쉐 '타이칸'이 시선을 모은다. 일반적인 400V 대신 800V 고압충전으로 제작돼 단 5분 충전으로 100km, 15분 충전에 400km를 주행할 수 있다. 세계 전기차 가운데 가장 빠른 충전속도다. 포르쉐는 올해 10곳에 전용 급속충전기, 100곳에 완속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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