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X 세종시 정차, 영남권 신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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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KTX 세종시 정차, 영남권 신공항...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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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회가 구성되자 일부 지역에서는 신설 예정인 지하철의 노선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적정 노선 운행을 위해 지역 주민, 교통전문가 등의 세심한 검토를 거쳐 확정한 노선이지만, 계획 단계에서 다른 노선을 요구하던 이들이 정치 환경이 바뀌자 새삼 예전의 주장을 공식화하고 있는 것이어서 난감한 것이다.

비단 지하철 노선만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세종시 인근을 지나가는 KTX 노선을 세종시로 연결해 세종시에도 정차역을 만들자는 주장이 최근 제기됐다. 세종시 정차 방안은 세종시 건설 계획 단계부터 제기된 바 있으나 다양한 검토를 거쳐 합당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었다.

KTX가 세종시에 정차하면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수많은 민원인, 세종시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정부종합청사 접근이 용이해져 시간, 경제적으로 큰 실익이 발생한다. 세종시도 KTX 정차에 따른 지가 상승, 상권 형성 등에 따른 이득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KTX 계획과 노선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교통부나 철도공사는 일찍이 객관적 검토를 거쳐 ‘불가’ 방침을 세웠고, 그 기조가 유지되고 있으나 어쩐 일인지 다시 ‘세종시 KTX 정차’ 요구가 불거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영남권 신공항 문제도 거의 유사한 양상이다. 항공 운항, 공항 계획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종합 검토 끝에 새 공항 건설보다 김해공항을 확장해 사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으나 수년 만에 다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주장이 드세게 제기되고 있고, 타당성 재조사 등의 명목으로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이 싹트고 있다.

주요 교통 인프라를 결정하는 문제는 매우 전문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더러 정치적 고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순수한 교통 측면에서의 논리가 우선돼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다른 의도, 다른 목적에 의해 국가가 한번 결정한 것을 번복하거나 처음부터 다시 검토한다든지 하는 것은 심각한 국론 분열과 지역 분열을 조장할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신뢰마저 깎아내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다만, 최초의 결정에 심각한 하자가 있거나 정책을 바꿀만한 심대한 변화 요소가 생겼을 때라면 매우 조심스럽게, 그것도 국민 다수의 공감을 전제로 예외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대단히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따라서 지금 다시 제기되고 있는 세종시 KTX 정차역 문제나 영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라면 정말이지 더 신중하고, 차분한 입장으로 자세를 가다듬어 접근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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