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 킥보드 옵션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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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트인 킥보드 옵션의 가능성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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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호 교수의 자동차 단막극장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인 '아이오닉5(IONIQ 5)’가 내년에 출시된다. 포니 쿠페 디자인을 재해석한 전기 콘셉트카인 ‘45’를 모티브로 제작된다고 한다. 독특하고도 복고적인 디자인으로 관심을 끌었는데,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 Global Modular Platform)을 적용해 양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하는 경우 배터리 및 모터의 배치를 최적화해 무게중심을 낮게 유지할 수 있고, 불필요한 부분을 줄일 수 있어 내연기관 차량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새시를 적용한 전기차에 비해 안전하고 효율이 높다.

 

아이오닉5 차량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독특한 디자인과 45년이라는 현대차의 역사가 담긴 차명 때문이기도 하지만, 라스트 마일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데에도 있다. 택시나 버스를 타기에는 거리가 짧고, 걸어가기에는 먼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라스트 마일(last mile)이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으로 1~2km 정도의 거리에 해당한다. 지하철에서 2km 정도 떨어진 건물을 찾아가는 경우, 주차장에서 1km 정도 떨어진 약속 장소를 찾아가야 하는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동킥보드를 제공하는 공유서비스가 이미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유서비스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그 열기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반면에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에 비하면 혼자 타는 공유 전동킥보드가 그래도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그 이용이 대폭 증가했다는 소식도 있다.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인 '고고씽'에 의하면 2월에 비해 6월, 자사의 전동킥보드 탑승량이 300% 증가했다고 한다.

내년에 출시될 아이오닉5에는 전동킥보드가 빌트인 형식으로 제공된다. 옵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차량에 전동킥보드가 빌트인돼 있기 때문에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에 대한 걱정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빌트인 충전 방식을 적용해 전동킥보드를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을 것이다. 전동킥보드를 마련해 놓고도 충전하는 것을 깜빡해 그 사용이 불편할 수 있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다.

이 빌트인 전동킥보드는 지난 2017년 CES 행사에서 현대차가 '아이오닉 스쿠터'라는 브랜드로 출시했던 제품으로, 3단 폴딩이 되기 때문에 무척 콤팩트한 크기를 자랑한다. 또한 무게가 7.7kg, 주행거리 20km 정도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차량을 이용하기 어려운 거리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판단된다. 중량이 가벼워 여성이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이 라스트 마일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전동킥보드와 전동스쿠터를 세아트(SEAT) 전담 사업부에서 출시했다. 포드의 경우 스핀이라는 산하의 기업에서 전동킥보드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독일 쾰른 등에서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차에서도 차량 구독 서비스인 ‘현대 셀렉션’에 전동킥보드 할인권을 제공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서비스센터에서 전동킥보드를 서비스하기도 한다. 여기에 이번 아이오닉5에는 빌트인 전동킥보드를 옵션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무질서하게 주차된 킥보드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까지 접목해 호출하면 킥보드가 달려오기도 하며, 스스로 적당한 주차 위치나 충전소로 가서 충전도 한다. 미국의 큐리오시티 랩에서 이러한 시연 동영상을 5월에 공개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이라는 첨단 기술과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가 결합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현대차의 빌트인 전동킥보드 옵션 제공은 자율주행, 전기차, 공유서비스 등이 새로운 시장을 치열하게 개척해 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적절한 시도라고 평가된다. 100년 동안 시장을 점령해왔던 내연기관 차량이 사라지고 자율주행 전기차가 대세를 이뤄 가는 이 시점에서 라스트 마일 해결책을 완성차 업체에서 선제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더해 라스트 마일 해결책까지 제공하는 현대차의 담대한 시도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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