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기술의 역할과 규범성
상태바
철도기술의 역할과 규범성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용상 교수의 열린 철도

철도는 우리 국민의 약 26%인 1300만명이 매일 이용하는 높은 시간 가치와, 안전하며 환경오염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공공적인 성격을 가진 사회의 라이프 라인이다.
 
철도기술은 철도 시스템을 선도하는 엔진이며 종합적인 지식체계이기도 하다. 최근 고속철도는 영향력과 운영의 공공성을 통해 사회 환경을 선도하는 규범적인 면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사회적 규범은 사회 질서 속에서 작용한다. 사회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할 때 규범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러한 면에서 철도기술은 빠르고 안전한 이동을 통해 사회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면서 때로는 부담스럽지 않게 사회의 다른 부분과 협력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압축된 고성장을 통해 어느 정도 지식이 축적돼 있지만 선진국처럼 안정된 사회는 아니다. 그동안 우리는 전통의 존중과 서열 그리고 축적된 지식에 대한 수용이라는 틀에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급변하는 환경에 따라 새로운 지식을 축적하고 창의적인 기업가 사고와 혁신을 가능케 하는 자율성을 더욱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해야 할 시기이다.

이를 위해서는 큰 영향력과 공공성을 가진 규범적 성격의 공급시스템을 창의적인 생각, 운영과 기술 그리고 따라야 할 규범으로 인식할 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

최근의 사람들은 스마트 모빌리티의 철도기술을 통해 안전한 이동과 편리함을 매일 체험하고 있다. 특히 고속철도는 전국의 주요 도시를 2시간 내 이동이 가능하게 해 생활과 경제에서 그리고 우리의 생각을 크게 바꿔 놓았다. 산업혁명 시기에 철도가 가져온 이동 기술의 혁명이 20세기에 그 꽃을 활짝 피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철도부문의 R&D는 2013년 이후 정체된 상태이며, 철도기술력은 선진국의 80%로 최고 수준인 일본, 프랑스, 독일에 비해 5년 정도 격차가 있다. 더욱이 기술 개발된 제품이라 할지라도 국내의 많은 부분에서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해외에서 경쟁력에 밀려 세계 철도시장의 점유율이 2% 정도에 머무르고 있다.

그동안 철도기술에 관한 다양한 논의와 발전에 대한 제안이 있었지만 추진이 더딘 이유는 철도기술을 사회적 규범으로 인식하지 못한 것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철도기술의 해외 진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단순감리, 엔지니어링 중심에서 벗어나 대규모 해외 철도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적인 민간업체 육성 및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내수시장 글로벌화 등이 요구된다.

이제 그 방향성을 새로운 규범적인 틀에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철도 R&D 상용화를 촉진하고, 두 번째로는 철도산업육성기반을 조성하며, 세 번째로는 해외 진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와 철도를 바라보는 공공 철학의 확립이다. 

철도 R&D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발주처가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구매 등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신기술 개발품을 구매했을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구매조건부 연구의 활성화, 국내개발 기술의 보호 육성과 구매 시 실적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철도산업기반 육성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내수시장 기반 조성과 중소업체 지원강화를 위한 핵심부품개발과 모듈화 및 표준화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현재 개발이 필요한 핵심부품 기술은 민간 기업의 경우 수익성 때문에 개발에 어려움이 있어 어느 정도 기초기술은 정부 주도형이 돼야 한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에 의한 4차 산업이 가져다준 혜택으로 산업이 일상화가 되고 있어 철도도 빅데이터 D/B 구축, 데이터 마이닝 의사결정, 알고리즘, 신뢰성 이론, 통계학, 확률론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철도협력을 강화하고 정책결정자, 연구자 모임을 활성화하고 우리나라가 해외 진출에 강점이 있는 건설 부문, 운영부문과 O&M 부문 등에 집중하여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제 철도기술 개발은 이러한 사회적 방향성을 인식하고 부단히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품화와 함께 기술 매뉴얼의 전수, 각종 역사자료의 축적 등도 사회적 공헌이 될 수 있다.

또한 철도를 통해 남·북 간의 협력을 선도하는 것도 철도기술의 사회적 규범으로서의 하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남북 간의 철도사 연구 교류, 북한의 철도와 올레길을 연결한 답사, 철도 노선별 협력으로 경부선과 경의선 연변 대학의 교류, 호남선과 경원선의 주변과 국경을 넘어서 러시아 대학과의 교류 등을 제안한다.

결론적으로 철도와 관련 기술을 규범적인 측면의 이해를 통해 정책상의 우선순위를 두고 이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할 때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환경, 에너지, 스마트 모빌리티의 문제, 지속가능한 사회 구축의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