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대체부품’, 방향타 쥔 정비업계에 “세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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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대체부품’, 방향타 쥔 정비업계에 “세제 지원”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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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5년 홍보·인식부족으로 혜택 불구 선택 ‘저조’
고지 의무 사업자에 ‘부가세 감면’ 등 견인책 필요
“모두 이익 되면 선순환 기대…구속력으로는 한계”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자동차 대체부품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는 정부 방침이 방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현장에선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을 탓하면서 수요 촉진을 견인하고 있지 못하는 사이 제도 설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일선에서 소비자들에게 대체부품을 설명·홍보해야 하는 정비업자들에게는 혜택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제도 실효성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금이라도 정비 현장에서 대체부품을 홍보·수요를 유도할 견인책이 병행·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수리비 인하를 위해 도입한 대체부품인증제가 도입 5년이 지났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인증대체부품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출고한 자동차 부품과 성능·품질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부품을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검증한 부품이다. 순정(OEM)부품과 품질이 비슷하고 가격은 약 60% 저렴하지만 정비현장의 홍보 부족과 부정적 이미지로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또 제도가 실효성 논란에 직면하자 정부는 손해보험업계와 협의해 자차보험 수리 시 인증대체부품을 사용하면 순정부품가의 일부분(약 25%)을 자동으로 환급받을 수 있도록 했지만 이마저도 소비자의 외면 속에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러자 일각에선 대체부품 활성화의 핵심 업계이면서도 외면 받고 있는 정비업계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정비업자는 수리 때 대체부품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하지만 이 같은 법률적 구속 말고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종의 부가세 감면 혜택 등 세제지원책 등이 검토돼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는 정부 취지대로라면 대체부품 권장 사용을 통해 소비자도 이익을 볼 수 있고, 그에 따른 손보사들도 혜택을 보지만 막상 일선 정비사업자들에게는 별다른 보상이 확보되지 않는데 따른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비업자가 아무리 취지에 공감한다고 해도 실리가 없는 한 대체부품을 알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출발이 잘못됐다. 이 제도를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고루 있어야 하지만 현 상황에선 정비업자에게 이익이 되는 순정품을 포기하고 제도의 취지가 좋으니 손해를 감수하며 대체부품 이용을 소비자에게 권장하라는 강압적 권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지기 전에도 정비업계는 인력난 등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순정부품을 통한 이익을 포기하고 대체부품을 선택을 유도하라고 독촉하는 것은 정비업계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인증 대체부품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부정적 이미지로 감싸인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대체부품에 대해서 모르기도 하지만 각종 혜택과 상관없이 ‘중고’ 또는 ‘저가’ 이미지가 강해 선택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서다. 이 같은 인식이 안전에 대한 우려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결국 인식의 전환을 위해선 용어정리, 대체부품 사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계도 활동을 강화, 대체부품의 종류와 인증정보, 가격 등을 종합해서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이 병행·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때문에 현장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정비업계를 위한 지원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대체부품의 인식 변화를 위해 대체부품 인증기관인 한국자동차부품협회에 대체부품의 명칭을 ‘인증대체부품’이나 ‘인증부품’ 등으로 바꿔 소비자 인식 변화를 통해 접근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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