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중교통체계 더 강화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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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중교통체계 더 강화돼야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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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훈 서울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중국 우환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이 발생한 지도 일 년이 다 돼간다.

우리나라도 초기에 대구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대규모 전파가 발생해 온 나라가 긴장했으나 비교적 빠르게 극복했다.

이 과정에서 일상 교통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교통발생량이 줄어든 것이다. 통계를 보면 대구 신천지교회 사태가 발생했던 3월에는 개인교통수단과 대중교통수단 모두 통행량이 감소했다.

3월 초 개인교통수단 이용률은 1월 초에 비해 7.2% 감소했다. 대중교통은 이보다 심각해 동 기간 34.5%나 감소했다.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하면 열명 중 네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다. 

대구 신천지 사태가 안정되고 일상을 조금씩 회복하면서 교통량도 평상시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됐다. 승용차는 이미 5월에 평상시 수준으로 회복됐고 주말에는 오히려 평년보다 더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최근에는 서울 시내에 피크아워가 따로 없는 교통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운전자는 물론 당국도 종일 계속되는 교통 정체에는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교통 이용자는 76% 수준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승객 회복이 늦어지자 대중교통 경영에도 많은 문제가 예상되고 있다. 운송수입 보전을 위해 올해 책정해 놓은 예산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하철과 버스의 승객 감소는 운송수입 감소 문제 외에도 대중교통 서비스 전반의 질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이 와중에 자전거와 PM(개인형 이동장치)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카셰어링으로 나눔카, 쏘카 등 자동차 공유서비스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통체계를 두고 교통전문가와 시민들은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적 주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개인교통수단이 늘어나고 전기차, 수소차의 일반화로 저탄소, 친환경 개인교통수단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제 대중교통수단은 퇴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물론 대중교통 역시 코로나 시대의 대응으로 경영합리화와 강도 높은 방역체계를 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지금까지 도시교통정책의 근간을 이루던 대중교통 중심 교통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대중교통체계는 한층 더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도시의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중교통이 교통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 도시라면 코로나 사태를 맞아 대중교통체계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한 차원 강화된 개편이 필요하다.

첫째로 현행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점유하고 있는 도로 공간을 1.5배 확장해 버스의 통행 우선권을 강화해야 한다. 모든 중앙버스전용차로 운행 버스는 점진적으로 자율버스로 대체하고 버스운전자는 운전 이외에 운행관리를 담당한다.

버스 차간거리가 좁혀지고 중앙버스 전용차로 수송능력도 배가될 것이다. 바이패스(By-Pass) 차로 확보로 운행 효율성도 지금보다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승객에게는 버스 이용 시 실시간 네트워크로 최적화해 이용할 수 있도록 앱을 개발·제공해야 한다.

중앙버스 전용차로의 네트워크도 지금보다 더 확충해야 한다. 도시고속도로는 물론 수도권의 고속도로까지 중앙버스 전용차로를 도입하고 네트워크화해 운영방안을 개선해야 한다.

버스의 수송능력은 지금의 150% 수준으로 끌어올려 혼잡하지 않은 버스 승차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버스의 환기 시스템도 항공기 수준으로 강화해 방역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

둘째는 지하철 등 도시철도체계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지금까지 수요 지향적인 신규 노선계획에서 탈피해 현재의 도시철도체계 하에서의 혼잡 구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도시철도 정비계획 수립 개념을 바꿔야 한다.

만성적인 혼잡 구간에 대해서는 추가 차량을 공급할 수 있는 적극적인 토목사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도시철도도 혼잡도 150%가 넘는 구간을 원천적으로 없애야 한다.

셋째는 버스 승하차장의 공간을 확보해 승하차를 분산시킬 수 있는 공간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 지하철의 경우 혼잡한 역사 내부와 승강장을 역사 공간구조 개편으로 대폭 확장해 방역뿐 아니라 비상시 방재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는 대중교통의 이용을 도시교통의 기본으로 하기 위해 개인교통수단에 대한 강력한 수요관리 정책이 적용돼야 한다. 승용차에 대한 주행세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간선도로 공간에서 자전거나 PM을 위한 공간은 재설계가 필요하다. 자전거나 PM은 대중교통의 단말(feeder)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지하철과 버스로 구성되는 양대 대중교통의 역할분담에 있어서, 수송능력 향상 잠재력이 있는 지상 공간에서 버스의 수송능력을 최대한 배가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금의 대중교통체계보다 50% 이상의 수송능력 증대를 도모해야 한다.

12월 들어 코로나가 3단계 대유행에 접어들었다. 지하철과 버스 운행이 감축되고 승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비상시국이라고는 하나 공공대중교통체계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너도나도 많이 끌고 나오는 승용차로 인해 도시교통은 종일 마비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도시교통체계가 난국을 맞이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새로운 대중교통체계에 대한 기준 재정립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도시교통체계도 재확립, 확인돼야 한다.

해결책은 통행우선권을 가진 대중교통체계 업그레이드를 통해 개인교통수단 이용 수요를 대중교통 이용 수요로 전환시켜야 한다. 코로나 시대 이전의 수송 분담률에서 한 차원 도약한 대중교통체계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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