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연재1] ‘불황과 혼돈의 터널을 지나 희망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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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 연재1] ‘불황과 혼돈의 터널을 지나 희망의 시대로’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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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권수 전국개인택시연합회장

플랫폼 택시의 제도권 수용으로 택시시장은 바야흐로 백가쟁명의 시대를 맞았다. 강고했던 이 시장은 이미 카풀·타다 등의 도전을 받은 바 있고 향후에는 또 다른 시련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개 속의 택시운송사업에의 좌표 설정이 어떤 때보다 절실한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택시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는 개인택시의 전국 대표자인 박권수 연합회장이 신년을 맞아 택시운송사업과 개인택시의 현실, 좌절, 새로운 비전 등을 진솔하게 기록한 글을 보내왔다. 여기에는 최근의 택시시장의 혼돈부터 새로운 시장 환경에의 적응 노력, 그리고 개인택시 공제사업 경영 안정화 방안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어 택시 현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신문은 총 4회에 걸쳐 이를 연재한다.

 

글 싣는 순서

 ① 반성과 회고
 ② 플랫폼 택시의 성공 조건
 ③ 공제사업 위기 극복
 ④ 공제 도약을 위한 약속

 

플랫폼 택시 시대 미처 대비 못 해
카풀·타다와의 전쟁에서 업역 지켜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연합회장

희망찬 신축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에는 국가와 사회 모든 부문에 보다 활력이 넘치고 건강해지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교통산업 중에서도 택시업계가 더욱 국민들에게 친근하고 질 좋은 서비스로 다가가 사랑받는 교통수단이 되기를 갈망한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지난날을 회고하고 반성해본다. 그간, 개인택시업계의 사업환경은 어떠했고, 새롭게 다가온 4차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한 플랫폼 호출 시장에 대한 대비는 철저했는가? 개인택시업계의 한 버팀목인 개인택시공제조합의 운영에도 견실하게 대처해왔는가? 냉정하게 되짚어 보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먼저 개인택시업계의 사업환경을 살펴보면, 지난 2019년 7월 17일 국토교통부의 ‘택시 제도 개편방안’의 후속 조치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개정(2020.4.7.)된 이래 아직까지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많은 민원과 진통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택시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편리한 택시, 고품질서비스의 명품 고급택시라는 이미지보다는 여전히 불친절하고 깔끔하지 못한 저품질서비스의 하급 교통수단이라는 불명예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20년 8월 기준으로 개인택시 16만4809대와 일반(법인)택시 7만5804대(운전자 8만8810명) 등 총 25만3619명이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 심각한 포화상태에 있다. 그래서 정부와 택시업계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매년 국가 예산을 투입해 택시감차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며, 택시업계에서는 일정한 날을 정해 쉬는 ‘택시의 부제 운행’을 운영,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그런데, 그동안 택시 수요를 대체하는 자가용 승용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1800만대의 자가용승용차(2020년 1812만31711대 등록)가 운영되고 있어 실질적으로 택시의 수요를 잠식하고 있고, 렌터카도 무려 100만대가량 등록돼 있다.

한편 택시 산업은 준공공재로써 ▲시장진입이 면허제로 강력히 규제되고 ▲운송사업구역도 정부가 결정하며 ▲요금 또한 운송사업자가 아니라 정부가 결정하는 구조이고 ▲합승(카풀) 금지는 물론이고 ▲부제 운행 등 정부의 통제가 심해 새로운 교통 수요에 자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또한 기존 택시업의 모든 운전자는 운전자격시험을 거쳐 확보해야 하는 운전자격증명과 일정한 경력, 교육 이수가 필수적이어서 모든 것이 정부의 규제와 통제하에 운행되고 있다. 거기에다 버스, 화물자동차 운전자 등 무사고 경력을 쌓아 개인택시업계 전업 운전자로 전환하기 위해 대기 중인 인원만도 약 73만명 정도로 정부의 수요관리가 절박한 실정이다.

다음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한 플랫폼 호출 시장의 출현에 대한 대응 상황을 살펴보면, 아직까지도 택시는 버스터미널이나 철도역 근처의 정차장에서 대기하다가 승객을 탑승시켜 영업을 하거나 택시 승객들이 많이 지나는 도로를 배회하다가 승객을 탑승시키는 배회 영업도 성행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대의 젊은 교통소비자층은 핸드폰을 통한 플랫폼 호출 등 최신 서비스로 무장된 편리한 택시를 탑승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편리하고 안전한 택시 서비스는 물론 깨끗한 실내, 금연 택시, 불필요한 말을 삼가되 쾌적한 분위기에서 부드러운 고전음악을 들려주는 등 친절하고 편안한 택시 등 고품질의 택시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이런 추세에 따라 개인택시를 포함한 택시업계는 안전하고 편리한 택시에다 쾌적함과 교양을 갖춘 고품질의 택시로 고도화하려는 노력에 사활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택시의 대체재가 될 수 있는 렌터카, 콜밴 등 택시와 유사한 교통수단의 양적·질적 팽창에 대비한 업역 보호 노력 등에도 매진해야 했다.

하지만 업역 보호와 발전 노력에 나태했고, 플랫폼 택시 시대라는 시장흐름을 읽고 플랫폼 구축에도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했음에도 등한히 하는 실수를 범한 것도 사실이다. 뼈 아픈 부분이다. 더구나, IT산업의 발전에 따라 플랫폼 택시로의 발전을 위한 자체 플랫폼 개발과 확보에 눈을 돌리지 못한 것은 획기적 교통수단으로의 발전을 도외시한 부분으로 철저한 자기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개인택시업계를 비롯한 범택시업계는 열악한 여건에 있었지만, 나름대로 우리 업계는 살을 깎는 각고의 회생 노력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먼저, 순수 카풀과 렌터카를 빙자한 불법 자가용 택시와 렌터카 택시와의 갈등을 전면적인 투쟁과 대타협 정신으로 해결했다.

되돌아보면, 택시업계는 자가용 카풀과의 ‘전쟁’으로 개인택시 기사 두 분의 순직 등 희생을 감수하며, 겨우 ‘오전 오후 2시간 허용’이라는 타협과 법률 개정으로 조용해지나 했다. 그러나 ‘타다’ 등 렌터카 기반 유사 택시와의 ‘전쟁’이 다시 시작됐고, 개인택시 기사 한분의 순직과 고발사태를 거치며 혼돈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7월 17일 국토교통부는 ‘택시 제도 개편방안’(택시 총량 범위를 전제)을 확정·발표해 수습에 이르렀고, 그런 와중에서도 ‘타다’의 불법행위가 계속돼 형사고발 등 심각한 갈등을 거쳐 지난해 3월 6일 국회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된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플랫폼 운송사업(타입 1)의 허가 기준에 ‘택시 총량 범위 내’라는 명제가 구체화 되지 않아 25만 택시 종사자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에 있다.

2018년 이후 불거진 소위 카풀(합승) 사태 당시 택시업계가 죽음을 무릅쓰고 반대한 것은 순수한 의미의 카풀이 아니라, ‘불법 전업(專業) 자가용 택시’의 전면적인 허용이었다. 즉, 택시업계도 통상적인 아침저녁 출퇴근 1~2시간 동안의 ‘순수 자가용 함께 타기’는 교통혼잡방지나 유류 사용을 줄이는 측면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마찬가지로, 렌터카를 이용해 불법 택시 영업을 했던 ‘타다’를 반대한 이유도 순수한 의미의 ‘렌터카’ 영업을 반대한 것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100만대로 자체 포화상태인 렌터카 업계가 역시 만성적인 포화상태인 택시업계로 진입하는 것을 생존권 차원에서 결단코 허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정부와 택시업계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매년 국가 예산을 투입해 택시감차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며, 택시업계에서는 일정한 날을 정해 운행을 쉬게 하는 ‘택시의 부제 운행’으로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이렇게 극심한 포화상태에 있는 택시업계에 ‘카풀’을 빌미로 1800만대의 자가용 승용차(2020년 1812만3171대) 중 상당수가 택시 영업에 뛰어들고, ‘타다’라는 이름으로 100만대의 ‘렌터카’가 택시 시장으로 뛰어든다면 택시 시장은 기존의 택시와 더불어 유사 택시들의 이전투구의 장으로 변질돼 단시일 내 파국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택시업계가 순수한 ‘카풀’로 포장된 ‘불법 전업(專業) 자가용 택시’의 전면적인 허용을 반대하고, ‘순수한 렌터카’로 포장된 ‘렌터카의 교묘한 택시 영업’을 극구 반대하며 업역 간 업권 보호와 생존권 보장을 외쳤던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기존 택시업계 자체의 극심한 공급과잉으로 인한 포화상태였다. 그런데도 당시 택시업계의 아우성에 대해 카풀을 추진하던 사업체나 렌터카 기반의 타다는 택시업계의 기득권 지키기, 즉 밥그릇 싸움 정도로 매도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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