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황기연 홍익대 교수-”코로나 시대 과감한 녹색교통 전환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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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황기연 홍익대 교수-”코로나 시대 과감한 녹색교통 전환 급선무“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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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자율차 수준 세계 6위권···성장 속도 빨라
자율차 5% 점유, 비용 문제 등 2030년 이후에나
디지털과 녹색 결합한 스마트 공유교통에 관심을

최근 한국공학한림원은 황기연 홍익대 교수를 정회원으로 선정했다. 정회원은 일반회원 중 학문적 업적, 세계 최초 기술 개발, 특허, 인력 양성, 산업발전 기여도를 종합 평가해 전체 정회원의 서면투표로 최종 선정하는데, 황 교수는 이 과정을 거쳐 국내 교통분야에서 4번째로 정회원에 선정됐다. 황 교수를 만나 이 이야기와 그간의 활동상을 들어봤다. [대담=박종욱 편집국장]


▲먼저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선정을 축하드린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소개해주면 좋겠다. 교통분야에는 황박사 외 또 어떤 분이 선정돼 있는가?

“한국공학한림원은 공학 기술 인재들이 모인 공학계의 명예의 전당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2018년 1월 청계천복원사업, 서울시 혼잡통행료 및 버스중앙차로제, 전국 자전거 도로망 사업 등 교통정책을 주도하고 한국교통연구원 원장, 홍익대 부총장 및 도시정책학회 회장 등의 행정 경험 등을 인정받아 일반회원이 됐고, 정회원이 되는 데는 3년이 소요됐다.

정회원은 일반회원 중 선정하는데 학문적 업적, 세계최초 기술 개발, 특허, 인력 양성, 산업발전 기여도를 종합 평가해 전체 정회원의 서면투표로 최종 선정한다.

현재 정회원의 수는 300명 이하이고 학계와 산업계(정부기관 및 정부철연연 포함)가 반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5세가 되면 심사를 거쳐 원로회원으로 추대된다.

교통계의 공학한림원 정회원은 손봉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원장(전 연세대 공대 학장), 오영태 아주대 부총장(전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김설주 서울시립대 교수 등이 앞서 선정된 바 있다.”

▲최근 정부의 자율주행 정책 업무에 참여하는 등 활약이 크다. 이와 관련한 황교수의 역할은 무엇인지, 또 우리나라 자율주행자동차 분야의 현주소랄까 이런 것들을 소개한다면. 

“내가 처음으로 참여한 자율주행 관련 연구는 2015년 ‘자율협력주행 도로시스템 운영 및 관리 기술 개발’ 국가 R&D 사업으로 기억한다. 지난 5년간 ‘로봇차량 윤리적 딜레마’, ‘자율주행자동차 윤리 가이드라인’ 등의 연구 과제를 수행했고, 이를 활용해 국토부는 지난해 말 자율주행자동 윤리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발표했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레벨4 자율주행자동차 R&D 사업에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또 2016년 6월에 설립된 자율주행자동차 융복합 미래포럼의 공동위원장으로 자율차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고, 작년 하반기부터 자율차 시범운영지구 위원회와 사고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율차 기술은 세계 6위 수준으로 빠르게 선두권에 진입하고 있다. 국토부는 작년에 자율주행자동차 상용화 촉진법 등 관련법을 정비하고 레벨3 자율차 안전기준 및 보험제도를 정비했으며 12월에는 윤리, 사이버보안, 레벨4 제작·안전 등 3종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상용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중앙정부도 자율차의 기술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판 뉴딜 사업에 SOC 디지털화 사업을 포함시켰고, 올해부터 7년간 1조1000억에 가까운 예산을 투자해 레벨4 이상의 자율차 개발을 시작한다. 자율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스마트공유교통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데.

“스마트공유교통포럼의 전신은 2012년 창립된 카셰어링 포럼이다. 당시 서울자동차대여사업조합 이사장이었던 에스에스오토랜드의 김주평 대표와 내가 공동대표를 맡아 출범했고 한국 최초의 카셰어링 회사인 그린카의 이봉형 대표가 회원으로 참여해 공유교통을 넘어 공유경제의 붐을 일으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평하고 싶다. 스마트공유교통포럼으로 개칭 후 초대 회장은 협성대 정일환 교수가 맡아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공유교통을 접목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으며, 서울대여사업조합의 최장순 이사장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최근 고윤화 전 기상청장과 내가 공동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발했고 디지털과 녹색이 융합된 공유교통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준비에 착수했다. 앞으로도 공유교통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좀 현실적인 질문으로, 첨단 자동차 기술이 우리 현실에 적용될 때 특히 사업용자동차의 경우 비용 문제, 고용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없는지? 또 운수사업 규제와 자동차 신기술이 어떻게 적절히 조화롭게 조정돼야 하는 것인지도 과제가 아닐까?

“올해 상반기부터 일본 혼다를 필두로 레벨3 자율주행자동차가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다. 현대자동차의 레벨3 상용화 시기는 1년 후쯤으로 계획돼 있다. 필요시 사람 운전자가 기계로부터 운전 제어권을 전환받는 레벨3 자율차는 운전자가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크지 않다. 다만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올해부터 개발에 들어가는 레벨4 이상의 자율차는 사람 운전자가 필요 없기 때문에 보급이 본격화되면 운수노동자의 일자리를 축소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자율차에 부착된 라이다 등 고가의 센서와 전기 배터리 가격을 감안할 때 자율차가 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는 2030년을 훨씬 뛰어넘어야 가능할 것이라는 자율차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고용 문제를 대비하는 데 시간적 여유는 있다고 하겠다.”

▲코로나19가 국민 교통 생활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지만,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예측이 어렵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에 대응하는 교통정책 방향은 무엇이며,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대중교통을 통한 감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전국 6대 도시 도시철도 이용객이 지난해 9월까지 전년 대비 25~35% 감소했고, 버스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했다. 반면 승용차, 카셰어링, 자전거, 킥보드와 같이 이용자가 직접 운전하는 개인교통수단의 이용이 늘었고 택배 수요의 급증으로 화물차의 운행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늘어나는 차량과 개인교통수단으로 인한 교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는 개인 승용차 수요관리와 전기차 보급 및 충전시설 확대를 추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역세권 고밀 개발로 인한 편익이 대중교통 운영에 지원되도록 해서 대중교통시설과 운영의 질이 하락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를 혹자는 위기의 전조 현상을 묘사할 때 사용하는 회색 코뿔소(Grey Rhino)에 비유한다. 이 동물은 워낙 덩치가 커서 가까워질수록 지축을 흔드는 쿵쿵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 가뭄, 대기오염, 질병 등 여러 약영향의 일부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는 인간 문명을 종식시킬 수도 있는 기후변화라는 회색 코뿔소를 대비하라는 무서운 경고음이기 때문에 교통부문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파괴적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도로의 주류를 교체해야 한다.

1세기 동안 도로의 주인 행세를 해온 화석연료 기반 자동차를 전기차, 수소차, 보행, 자전거 등과 같은 친환경 녹색교통수단으로 교체하는 작업부터 과감하게 시작해야 한다.” 

 

* 황기연 교수는 연세대를 나와 USC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서울연구원의 청계천복원지원단장, 한국교통연구원장을 거쳐 홍익대 관리부총장을 역임했으며, 서울연구원의 연구자문위원장, 교통학회 마스포럼 공동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6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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