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 위협운전-빨리 가기 위해 서두르다 사고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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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 위협운전-빨리 가기 위해 서두르다 사고로 이어져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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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끼어들기·밀어붙이기 큰 위협
체증·배차 시간 준수 등이 주된 이유
정속·양보 운전으로 안전 먼저 지켜야

자가용 승용차 운전자들이 도로를 운행할 때 나란히 달리는 덩치 큰 화물차와 버스 등에  위압감을 느끼곤 한다. 화물차의 경우 비교적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추월한다거나 옆 차로를 따라 속도를 내 지나쳐 버리면 이내 위협적인 느낌을 해소할 수 있지만, 버스는 사정이 다르다. 운행 속도도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지리 정보에 익숙해 차로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추월과 끼어들기를 쉽게 하는 경향이 있어 승용차 운전자들은 좀처럼 긴장감을 풀지 못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버스의 위협적인 운전은 장거리를 이동하는 고속버스나 전세버스, 시내버스 모두 운전자가 어떻게 운전을 하느냐에 따라 발생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중 흔히 시민들이 느낄 수 있는 버스의 위협은 시내버스에서 나타난다.

버스의 위협적인 운전은 서행 중인 앞선 차량 밀어붙이기, 막무가내식 끼어들기가 대표적이다. 버스의 위협운전은 버스 운전자의 운전기술이 일반인에 비해 뛰어나기 때문이라기보다 버스의 차체가 다른 차에 비해 크다는 점에 기인한다. 차체가 승용차나 택시와 같이 작고 날렵하다면 버스가 다른 차의 앞에 함부로 끼어들거나 뒤에서 밀어붙이기를 할 수가 없다. 만약의 사고 시 상대편 자동차는 고사하고 자신부터 치명적인 피해를 입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스라고 해서 언제나 안전하게 끼어들기와 밀어붙이기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와 같은 위협운전이 체질화되면 될수록 교통사고에 빠져들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것은 버스 교통사고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버스 교통사고는 택시나 자가용 승용차와는 달리 사고 발생 빈도가 높지 않은 대신 1회 사고 시 피해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사고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버스가 덩치가 크고 중량이 무겁기 때문에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특성이 반영된 것이지만, 피해 규모가 크다는 것은 버스의 크기에 연유한 까닭이다.

따라서 버스 교통사고에서는 첫째, 중량이 무겁고 덩치가 큰 차체가 다른 차량과 접촉했을 때 피해 차량에 월등히 큰 충격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둘째, 버스는 운행 중 속도를 신속히 높이고 신속히 낮추는, 이른바 속도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달리는 버스에 의해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다른 차량이 사고에 빠져들었을 때의 반응에 비해 느릴 가능성이 높아 사고로 인한 피해를 키울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운행 중인 버스가 함부로 다른 자동차의 후미를 밀어붙이거나 다른 차량의 앞으로 끼어들기를 시도한다는 것은 사고 위험은 물론 사고로 인한 피해를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버스는 왜 무리한 운전, 위협적인 운전을 감행하는 것일까? 버스 교통사고에는 업종의 사업 특성이 반영돼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우선 지목된다. 그중 하나가 버스의 배차 시간이다. 버스 배차 시간의 엄격성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노선 운영 전반을 결정하는 문제이므로 가능한 한 운전자들은 이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운전자나 버스 차량의 문제 외 도로가 체증이나, 다른 차량의 사고 또는 고장 등으로 정체될 때 운전자는 배차 시간 준수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안게 된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두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버스 운전자가 불가피하게 서두를 때 이것이 다수 시민들에게는 상습적으로 무리한 운전, 위협적인 운전을 하는 것으로 비춰진다는 점이 중요하다. 시민들은 대략 “×××번 버스는 운전을 위험하게 한다”는 식으로 간주해 버린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요인은 운전자의 운전 자세다. 어떤 경우든 무리한 운행을 하지 않는다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무리하게라도 체증 구간을 빠져나가기 위해 애를 쓰는 운전자가 있다. 무리한 운전은 후자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도로에서 버스가 아무리 끼어들기를 하거나 밀어붙이기를 해도 전체 노선을 순회해 종착지(회차지 또는 차고지)에 도착하는 시간, 즉 위협운전으로 얻는 시간 절약 요인은 예상외로 적다는 것이 대표적인 반론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교통 전문가들은 그와 같은 버스의 밀어붙이기식 운전이나 마구잡이식 끼어들기 운전에 따른 운행 시간 단축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버스의 그와 같은 위협운전을 감지한 대부분의 다른 운전자들이 버스에 길을 열어주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한다. 실제 일부 버스 운전자들은 그와 같은 무리한 운전이 위험하긴 하나 운행 시간 단축에 도움이 된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실토한 운전자 역시 그와 같은 무리한 운전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요 고속도로에서 시행 중인 버스전용차로제가 버스 운행 시간을 준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버스 교통안전에도 유효하다는 업계의 분석이 있다. 즉 버스전용차로제 운영으로 구태여 무리한 운전을 감행하지 않아도 배차시간을 준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버스가 그러한 위협운전으로 얻는 실익과 이 때문에 발생하는 교통사고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사고 비용을 따질 때 위협운전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버스의 경우 1건의 사고 시 피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다른 어떤 이익과도 상쇄하기 어렵다. 또 사고 운전자에게 돌아가는 책임 문제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 이유로 경력이 길고 운전 솜씨가 뛰어난 버스 운전자일수록 정속 운행에 양보 운전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운전에 충실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들은 도로에서 난폭 위협운전을 하는 다른 버스에 대해 그러한 운전행위가 운전자에게 결코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결과라고 말한다. 위협운전이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과속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끼어들기 및 밀어붙이기 운전도 목적지까지 빠른 시간에 도착하기 위한 것이라면 과속운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저속운행으로 지그재그나 끼어들기를 시도하면 다른 운전자가 이를 잘 허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서둘러 얌체 운전을 감행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협운전에 길들여져 있는 운전자일수록 과속행위도 서슴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위협운전에 과속이 더했을 때 교통사고가 나면 피해는 당연히 커질 수밖에 없다. 끼어들기나 밀어붙이기 운전이 그것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이와 같이 과속으로 이어지는 운전자 심리상태와 드높은 사고 가능성으로 말미암아 버스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행위로 꼽히고 있다.

밀어붙이기 운전과 끼어들기는 버스에 대한 시민의 인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점도 생각해볼 문제다. 버스 운전자는 ‘버스이기 때문에’라든가 ‘버스니까 이해하겠지’라는 자기방어적 논리로 스스로의 행위를 정당화시키고 쉬우나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는 시민은 ‘저렇게 하니까 욕을 먹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버스의 위협운전을 근절할 수 있을까. 그것은 운전자 스스로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게 하더라도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 안전을 지킬 때만 최소한의 이익도 지켜낼 수 있음을 버스 운전 요령의 첫 구절로 여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안전은 물론 타인의 안전도 지키며 시민의 인식을 우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지름길임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확인시키는 노력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버스회사에서 체계적으로 안내하는 안전운전 요령을 자신에게 적용해 실천할 수 있는 자신만의 운전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준수하는 것이 안전운행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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