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비작업 물량 급감 ‘경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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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비작업 물량 급감 ‘경영 위기’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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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근 탈것자동차서비스센터 대표

최근 정비업계의 경영난이 갈수록 악화, 폐업업체와 양도양수업체가 속출하고 있어 자동차보험정비수가 현실화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정비 사업자들의 폐업이 늘고 있다는 통계를 보면 정비 사업자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원인은 첫째, 정비물량의 감소에 있다.

자동차 사고 예방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에 대한 인식의 변화 흐름에 따라 해마다 교통사고 사망자는 높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로 교통환경은 안전하게 향상되고 자동차는 각종 안전장치를 갖춰 성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정비 공급은 수요에 비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년 정비 사업자는 늘고 정비물량은 줄어 정비수요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정비물량이 부족해지자 정비 사업자 간 과당경쟁과 그로 인한 정비수가의 덤핑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정비수가 현실화 등 제도적 문제다.

정부는 소비자 입장에서 물가 안정 등의 이유로 자동차 보험료 인상을 억제하고 있고 그로 인한 손보사들의 손익 악화는 자동차 정비 사업자를 압박하는 이유로 귀결되면서 자동차 정비 사업자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또 정비 사업자는 경영난을 이유로 정비수가 요금 덤핑 등 정비 질서를 문란하게 해 다른 업체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보험회사는 이러한 시장구조를 역이용해 입고지원(일감 몰아주기)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정비 사업자에게 최악의 경영 위기가 오고 있다.

셋째, AOS 프로그램(자동차수리견적 프로그램)이다.

정비 사업자는 보험사고 청구 시 AOS 프로그램(자동차수리견적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보험회사에서 만든 이 AOS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으면 정비대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 메이커 직영 서비스 업체나 외제차 정비업체의 경우에는 자체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험회사에 청구하고 대금을 수령하기에 AOS 프로그램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 정비업체들은 원하는 정비대금을 고스란히 받고, 여타 정비 사업자는 보험회사에서 주는 대로 정비요금을 받는 상황이다. 때문에 정비수가계약 체결 현황과 대금 지급 관련 거래 관행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넷째, ‘정비업체 길들이기’다.

대기업인 손보사는 등급 확인 작업을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확인이 완료된 업체에 대해서도 수가계약을 지연시키는가 하면 계약을 하더라도 등급산정 금액보다 대폭 삭감해 계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 필자는 DB손해보험사로부터 채무부존재소송을 받은 상황이다. 2018년 8월에 보험회사들과 시간당 공임 협상을 하려고 했지만 메리츠 화재를 제외한 다른 손보사들이 협상은 물론 보험 정비수가계약을 해주지 않아, 보험정비대금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DB손보사의 입장은 시간당 공임 2만5300원 외에는 어떤 요금도 줄 수 없으니 소송으로 대응을 고수하고 있다.

정비 사업체가 손보사와 서로 협상을 통해 계약이 이뤄지고 보험 대금을 정당히 지급해야 함에도 상생과 협력보다는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정비 사업자 전체의 문제인 만큼 손보사의 원고 소송 취하, 시간당 공임 비용, 공임 작업 시간에 대한 기준이 협의돼야 하고 협상 의지를 보여야 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자동차 정비 사업자가 사회적 역할에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우리도 당당히 정책당국에 요구하고, 정비 사업자가 숨을 쉴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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