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 후방 추돌사고-선행 차량 밀착 운행 습관이 사고 위험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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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 후방 추돌사고-선행 차량 밀착 운행 습관이 사고 위험 높여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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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간 거리 유지하고 적정 속도 지켜야
운전 집중력 위한 긴장감 유지 중요
피로·조급 운전 피하고 평상심 유지를

노선버스 운행에서 추돌사고는 오래전부터 심각한 현상의 하나로 지목돼 왔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버스가 도심의 교통 밀집 지역을 계속 운행하는 일 자체가 접촉사고 등의 위험이 높지만, 자주 체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다른 차량들이 운행 중 조금만 방심해도 후미 추돌사고로 이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앞서 달리던 자동차가 교통신호에 맞춰 급정거하거나 그 차의 앞쪽으로 끼어드는 다른 차로 인해 잠시 머뭇거리거나 급정거를 하게 되면 후미에서 바짝 붙어 뒤따르는 버스 차량이 앞차의 움직임에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앞차의 후미를 들이받는 사고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큰 차체에 승객이 수 십명 탑승하는 노선버스는 승용차 등 소형차에 비해 출발 속도가 느리고 순발력이 떨어지는 반면 속도를 높일수록 가속도가 붙는가 하면, 정지 시 브레이크를 밟아도 정지거리가 길어지는 등 전형적인 대형 차량의 운행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버스는 상시 추돌사고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호에서는 노선버스의 추돌사고 위험과 회피하는 운전요령 등에 대해 알아본다.

 

노선버스 교통사고 유형을 보면 의외로 앞차를 추돌해 일으킨 교통사고가 많다. ‘진행 중 추돌’이라 함은 운전 도중 운전자의 부주의로 앞서 달리는 자동차의 후미를 들이받는 사고를 뜻한다. 이 경우 가해 차량과 피해 차량 모두 운행 중인 사고와, 가해 차량은 운행 중이나 피해 차량은 정지하려는 상황에서 일어난 추돌사고 모두를 포함한다. 추돌사고는 전체 버스 교통사고 발생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이에 대한 경각심은 여전하다.

그렇다면 노선버스는 왜 추돌사고 빈도가 높은 것일까? 특히 일반인에 비해 높은 수준의 운전 테크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노선버스 운전자에게서 그와 같은 추돌사고가 잦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의외의 결과로도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와 전문가들의 지적 등을 참고로 현장에서의 버스 운행 실태와 특히 대도시지역의 교통상황을 들여다보면 버스 추돌사고 발생의 근원적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많은 버스 운전자들은 추돌사고 발생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버스 운전자 Y(56)씨는 “차량의 특성상 일단 무게가 무거우므로 정지거리가 길다. 같은 정지거리에서 버스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다른 차는 추돌을 피할 수 있어도 버스는 추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현상은 자체의 중량이 무겁다는 점, 여기에 탑승 인원이 많기에  무게가 더 무거워진 것이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버스 운전자 K(49)씨는 “배차 시간에 맞춰 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기사들 대부분이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에는 일과의 피로와 식곤증 등으로 운전 집중도가 떨어진다. 아마 이럴 때 추돌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한 버스업체 안전관리자에 따르면, “버스 추돌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위험성이 있다. 운전자 과실에 의한 것도 있지만, 도로 사정이나 차량 상태, 앞차의 운행 행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인 계도 활동을 펼쳐 운전자들이 차간거리를 유지하고 속도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순히 운전실력이 좋고 나쁘다는 것은 그 구분도 모호하거니와 버스 교통사고에 미치는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으나, 대형 버스의 특성을 고려한 운전 테크닉, 말하자면 급정차나 차간거리 유지 등 핵심적 안전운전 포인트를 어느 정도 숙지하면서 이를 실천하느냐에 따라 사고 발생 가능성이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사업용 자동차의 교통사고율이 자가용 승용차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이유로 ‘체계화된 교육의 부재’와 ‘운전자의 안전 의식 부재’를 지적하고 있는 다수 전문가들의 주장과 일치하는 견해다.

도로 사정도 덩치 큰 버스에 불리하다. 대도시지역에 설치된 버스전용차로는 버스 운행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이것이 버스 추돌사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속도를 높여 전용차로를 따라 달려오던 자동차의 선행 차량이 갑자기 바뀐
교통신호 때문에 급정거를 하면 뒤따르던 버스가 적절히 속도를 줄이지 못할 경우 추돌사고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유형의 사고 유형보다, 체증으로 운행이 상당 수준 지체될 때와 같이 비정상적인 운행 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도심의 특정 구간에서 지체와 정체가 반복해서 발생하면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는 대부분 시간에 쫓기게 돼 전용차로를 운행하는 선행 차량 뒤를 계속 이어 달리게 되나, 이것이 자칫 추돌사고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선행 차량이 정류장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줄이면 이 차량에 밀착해 달려오던 후방 버스 차량 또한 급속히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차간거리가 좁아 선행 차량 후미를 들이받는 추돌사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도시지역 버스전용차로상에 설치된 버스정류장 인근의 횡단보도도 자주 문제가 된다. 횡단 신호가 끝날 무렵 길 건너에서 자신이 탑승해야 할 버스가 멈춰서 있는 것을 발견한 승객이 무리하게 횡단보도를 뛰어가 건널 때 이를 발견한 버스는 불가피하게 급정거를 하게 되지만, 이 같은 상황을 전혀 모르고 선행 버스 차량 뒤를 따라 움직이던 버스는 그만 앞차 뒤꽁무니를 추돌하고 만다. 이는 특히 운전자의 시야가 원활하지 못한 야간에는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버스업계 관계자는 버스의 후방 추돌사고를 요약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가용 승용차 폭증으로 인한 교통체증 ▲비교적 느린 버스 앞으로 과도하게 추월하려는 다른 차량들이 많다는 점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어들어 운전자의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도 버스의 후발 추돌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이유 외 버스 운수종사자들이나 업체의 노력 여하에 따라 교통사고는 어느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으로 버스 추돌사고 역시 체계적인 예방수칙의 강구, 운전자들의 깊은 주의력 등 사전에 충분한 대비가 있다면 상당 수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돌사고 예방책으로는 우선 적정 속도와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음으로 전방주시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며, 순간적 과속이나 지그재그 운전 등도 금물이다. 운전 중 통화 등은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하는 요인이 되므로 반드시 자제해야 하며, 특히 도로마다 지정된 제한 속도를 준수하는 것이 만약의 경우 사고 위험 상황에서 적절히 벗어날 수 있는 운행조건을 만들어 준다.

이 모든 운전요령에 앞서 운전자가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일이 더욱 중요한 관건이다. 아무리 운전실력이 우수해도 앞서 달리는 자동차가 급격히 속도를 줄이는 상황에서는 추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 경우 만에 하나 추돌사고가 발생한다 해도 피해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주의 운전을 하다 불가피하게 일으킨 추돌사고와 무방비로 과속을 하다 앞차를 추돌한 결과가 결코 같을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덧붙인다면, 운전자의 운전에 적합한 신체 건강 유지도 빼놓을 수 없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피로가 겹쳐 졸음운전 위험이 높은 경우, 잦은 음주로 상습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 등 운전자의 신체조건이 좋지 않을 때는 운전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조급 운전을 하거나 서두르게 돼 추돌사고 등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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