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소비자 불안감 해소 최우선’...코나 EV 배터리 전량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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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소비자 불안감 해소 최우선’...코나 EV 배터리 전량 교체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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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총 8만1701대 대상
1조원대 비용 분담이 관건
LG에너지와 갈등 불씨 여전
BSA 모두 교체로 리콜 진행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현대차 1조원의 비용 부담에도 결국 코나 전기차(EV)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기로 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최근 전 세계에 공개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본격적인 출시를 앞둔 만큼 더는 코나 EV 화재 이슈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리콜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2017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코나 EV<사진>와 아이오닉 EV, 일렉시티 버스 등 총 8만1701대를 전 세계에서 리콜한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리콜 대상은 코나 EV 2만5083대, 아이오닉 전기차 1314대, 일렉시티 302대 등 총 2만6699대다.

현대차는 이 같은 내용의 리콜 후속 계획을 국토교통부에 신고했으며, 이번주 미국에 리콜 후속 계획을 신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들에도 순차적으로 리콜 계획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1차 리콜 시에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후 과도한 셀 간 전압 편차나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해당 기간에 생산된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는 식으로 리콜이 이뤄진다.

그동안 리콜의 적정성을 두고 논란이 있어 온데다 지난 24일 리콜 조치를 받은 코나 EV에서 불이 나며 안전성 우려가 커지자 아예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차량의 배터리를 모두 교환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성공에 사활을 건 만큼 고객의 안전과 관련된 잠재적인 리스크를 불식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아이오닉 5 온라인 공개에 앞서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최근 코나 EV 화재 이슈로 고객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리콜 조치 발표에도 코나 EV의 화재 원인은 최종 결론 나지 않아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작년 10월부터 리콜로 수거된 고전압 배터리 정말 조사와 화재 재현 실험 등을 하고 있다.

국토부는 발표에서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재 재현 실험에서 이를 직접 확인하지는 못해 실험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10월 리콜시 원인으로 제시된 배터리셀 분리막 손상의 경우에도 분리막 손상이 있는 배터리셀로 화재 재현 실험을 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불이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자 LG에너지솔루션은 국토부 발표 후 입장문에서 “리콜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은 국토부 발표대로 재현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어 “남경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들의 양산 초기 문제로 이미 개선사항은 적용됐다”며 “현대차의 BMS 충전맵 오적용의 경우 당사가 제안한 급속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했고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관련 기관과 협조해 추가적으로 확인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차는 화재의 주요한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라는 종전의 입장이 확인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홈페이지를 통해 “코나 EV와 아이오닉 EV 고객은 배터리 교체 전까지 배터리 충전율을 90%로 조정해주는 것이 화재 발생 가능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며 충전율 조정 방법 영상을 함께 게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조원에 달하는 리콜 비용 부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갈등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추후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비용 분담 비율에 대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의 분담률 등을 반영해 최종 품질비용을 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비용은 작년 4분기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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