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온라인 판매, 노사 갈등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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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온라인 판매, 노사 갈등 ‘신호탄’ 되나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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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인터넷 사전예약에 노조 반발
“고용 안정성 위협” 영업직 불안감 고조
社 “계약과 판매, 온라인 계획 없다” 진화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전기차로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판매 라인에서 생산 공정 축소, 비대면 온라인 판매가 늘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고용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자 곳곳에서 노사 간 잡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기아에서도 이달 말 첫 전용 전기차 ‘EV6’ 공개가 예고된 가운데, 사전 예약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을 두고 판매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가 EV6의 인터넷 사전 예약을 온라인 판매 본격화의 신호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30일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통해 EV6를 완전히 공개한 뒤 온라인 사전 예약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EV6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첫 모델인 만큼 처음으로 사전계약에 앞서 인터넷 사전 예약을 받음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기아 판매 노조는 이 같은 예약 방식이 온라인 판매로 이어지면서 영업직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판매지회는 지난 22일 소식지를 통해 “EV6 인터넷 사전 예약은 영업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해치게 될 것”이라며 지난 18일 인터넷 사전 예약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기아 국내사업본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판매 노조는 “EV6의 온라인 사전 예약 도입이 전 차종 온라인 판매를 전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일방적인 온라인 예약 도입은 영업 현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앞으로도 1인 시위와 집회 등을 통해 온라인 사전 예약을 막기 위한 본격적인 투쟁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이에 대해 사전 예약이 단순히 구매 의향이 있는 고객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등록하는 정도에 불과하며, 온라인 판매로 확대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사전 예약은 예약금을 지불하고 계약 순번을 받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사전계약과 판매는 온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들이 비대면 판매 채널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하면서 영업직 직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GM은 온라인으로 견적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2월 XM3를 출시하며 네이버와 함께 온라인 사전계약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비대면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볼보와 벤츠는 2025년까지 각각 전체 판매의 80%와 25%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해외에서만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시범 사업으로 운영하던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를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을 비롯해 미국과 인도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자동차 판매 플랫폼을 국내에 도입하기에는 영업직 직원들의 반발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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