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수효과 미흡한 택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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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수효과 미흡한 택배시장
  •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 승인 20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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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리다매 영업 여전…단가 내려앉고, 시장매출 껑충

불안정한 ‘수요-공급’… 흔들리는 ‘양적 성장’

1인당 택배 이용 횟수 65.1회

5월 택배비 인상분 환원 방향성 논의

[교통신문 이재인 기자] 물량 공세로 수입원을 충당하는 박리다매 영업방식이 택배시장에서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 28년 동안 박스당 택배 단가가 제자리걸음 중인 반면, 코로나19 물량 증가세에 힘입어 택배시장 매출은 7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19개 택배사가 매년 늘어나는 서비스 수요를 소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논리상 요금 갱신을 통해 인상분을 산업 현장에 환원함과 동시에 규모의 경쟁에서 벗어나 고도화 범위를 확대하는 수순을 밟는 게 정석인데 이 과정에서 진일보 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은 내실을 다지지 못한 채 몸집 불리기에 집중돼 있는데, 인물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실행되는 서비스라는 점을 보면 이러한 접근방식은 택배시장의 중장기적 질적 성장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21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가 한국통합물류협회 통계를 인용해 공개한 생활물류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단가는 2221원, 처리물량은 33억7000만개로 이전연도 대비 20.9% 증가했고 경제활동인구 기준으로 1인당 4일에 1회 택배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이 늘어난 만큼 택배시장의 전체 매출 역시 상승한 것이다.

이는 건당 배송 수수료를 정산 받는 위탁 배송원 개개인의 할당량이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박스당 평균단가는 2221원으로 오히려 48원(2.1%) 인하됐다.

때문에 양적 성장에 의한 낙수효과는 사실상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당 배송 수수료를 수입원으로 하는 위탁 배송원들이 지속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민‧관 협의체인 사회적 합의기구까지 나서 택배시장의 요금 현실화를 통해 일선 택배기사들의 처우개선에 동의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택배 서비스 수요는 연일 성장세를 잇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를 포함해 노동력과 노동 의사를 가진 인구)를 기준으로, 1인당 택배 이용 횟수는 연 122회로 이전연도 대비 22.7회 증가했다.

지난 한 해 평균 ‘4일에 1회’ 택배 서비스를 이용한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시장 총매출액은 7조4천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성장했으며, 택배 증감세와 직간접 관계에 있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61조1천억원으로 19.1%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코로나19 이슈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택배 거래규모 및 이용 빈도 는 기록 경신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통계청 분석이다.

당정과 사회적 합의기구가 수요-공급의 붕괴를 우려해 택배비 인상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물량 증가세와 비례해 서비스 수행원인 택배기사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이 취해져야 하는데, 이러다할 묘수는 제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택배 거래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실행키로 확정하고,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19개 택배사를 대상으로 대형 화주사에 환급하는 백마진 등의 관행적 거래 유형을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해 오는 5월 사회적 합의기구의 주요 쟁점으로 다룬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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