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에도 현대차·기아, ‘기대와 우려’ 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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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에도 현대차·기아, ‘기대와 우려’ 혼재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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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차종 앞세워 미국·인도 등서 최다 판매
코로나 재확산·반도체 수급난 등 불확실성 지속
5월 위기감 고조에 “6월부터 호조…3분기 만회”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현대차와 기아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레저용 차량(R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호조에 힘입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지만 2분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반도체 수급 차제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기대와 우려가 혼재해 있는 분위기다.

코로나 기저효과로 글로벌 판매량은 작년 대비 증가하겠지만,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수요 회복 부진과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한 생산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5월경 악재로 다가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1조6566억원과 27조390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1.8%, 8.2% 증가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미국 시장에서 1분기 도매 판매는 3.6% 감소했으나 소매 판매는 29.0% 증가했다. 1분기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는 8222대로 107.9% 늘었고, SUV 판매량은 11만5827대(제네시스 포함)로 작년 동기 대비 46.4% 증가했다.

팰리세이드(9184대)와 코나(1만416대), GV80(1636대)<사진>의 지난달 판매량은 미국 출시 이후 월 판매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유럽의 경우 4분기 재개된 락다운(봉쇄) 영향으로 도매 판매는 작년과 비슷한 12만대 수준을 기록했으나 친환경차 중심 소매는 13.0% 증가했다. 인도는 도매와 소매 판매 모두 44.2%, 52.1% 증가해 회복세를 보였고 중국 역시 기저 효과로 도매는 47.8%, 소매는 2.7% 늘었다.

차종별로 보면 제네시스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1분기 1.8%에서 올해 1분기 4.3%로 크게 늘었다. 고수익 차종인 SUV의 경우 42.9%에서 44.3%로 비중이 증가했다. SUV와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48.6%)이 절반에 달하는 셈이다.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1조764억원과 16조581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142.2%, 13.8% 증가했다.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이후 분기 최대치를 기록한 작년 4분기(1조2816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권역별 도매 판매는 아태(50.5%), 인도(38.3%), 유럽(7.6%), 러시아(6.4%)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소매 판매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셀토스(23.2%)와 쏘렌토(9%), 텔루라이드(30%) 등 주요 RV 차종이 모두 판매를 늘리며 역대 최대 소매 판매를 기록했고, 시장 수요(11.5%)를 웃도는 판매 증가세(15.7%)를 보여 시장점유율도 0.2%포인트 상승했다.

인도 시장에선 신차 쏘넷이 전체 판매의 절반에 달하는 2만3000대가 팔렸다. 쏘넷의 판매 모멘텀이 이어지며 소매 판매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48.2% 늘어 시장 수요 증가세(42.3%)를 웃돌았다. 차급별로 RV의 판매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59.7%를 차지하며 작년 동기(53.3%) 대비 6.4%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1분기 호실적에도 지난 22일 현대차와 기아의 컨퍼런스콜의 분위기는 신중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데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이어졌다.

실제로 현대차는 지난 7∼14일 울산1공장이 전방 카메라 반도체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아산공장도 이달 들어 4일간 가동을 멈췄다. 현대차는 5월에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강현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1분기에는 전사 차원에서 부품을 관리해 재고를 확보하고 생산 계획을 조정해서 생산 차질을 최소화했다”며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자동차 수요의 빠른 회복에 따라 반도체 부품이 조기 소진되고 있고 텍사스 한파와 일본 르네사스 화재 등 외부 요인으로 반도체 수급의 어려움은 예상했던 것보다 장기화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 역시 올해는 ‘공급 리스크’에 성패가 달렸다고 진단했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반도체 공급 이슈의 가장 어려운 시점은 5월이 될 것 같다”며 “4월까지는 기존에 쌓아둔 재고로 대응했으나 이제는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며 누구도 어느 정도 물량이 부족하다고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6월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봤다. 3분기에는 만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주 본부장은 “신차효과 등을 통해 밀린 수요를 그 이후로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에 대비해 대체소자 발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영향 지속, 원자재 가격 상승 등도 향후 어려운 경영환경의 요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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