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캠페인(운전자 복장과 차내 정돈) : 자기 정리는 운전자 안전 의식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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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캠페인(운전자 복장과 차내 정돈) : 자기 정리는 운전자 안전 의식을 반영한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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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만 생각하면 집중력은 오히려 줄어
승객 없는 화물차 운전자 해이하기 쉬워
어지러운 차내 상태, 사고 유발 가능성도

그 사람의 운전에 관한 태도는 그 사람의 자동차 내부 정돈상태를 돌아보면 어느 정도 알 수가 있다고 한다. 실제 과격한 운전을 하거나 교통사고를 자주 일으킨 사람의 자동차 내부를 들여다 보면 보통 사람들에 비해 뭔가 복잡하거나 어수선하다고 한다.
비슷한 이야기는 또 있다. 정장을 차려 입고 단정한 구두나 신발을 착용한 운전자에 비해 트레이닝복(츄리닝) 차림의 운전자가 교통 신호 위반이나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와 관련된 조사 보고는 확인된 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즉 교통법규를 잘 지키고 안전운전을 하는 사람일수록 복장이 단정하고 차내 정리 정돈이 잘되 있다는 보편성이 존재한다는 믿음이다. 
유사한 비교를 사업용자동차에 적용해보자.
우선 사업용자동차 가운데 운전자 복장의 경우 업종에 따라 변수가 있다. 지금이야 지정된 의복을 착용해야 하는 규정은 없지만, 운수회사의 자율적 관리 기준에 따라 회사에서 지급하는 제복 착용을 유지하는 회사도 많다. 많은 버스업체가 그렇고 법인택시가 그렇다. 물류, 택배업계도 대형회사의 경우 자사 유니폼을 제공해 이의 착용을 권고하고 있고 실제 회사 유니폼을 작업(운전업무) 시에 반드시 착용하는 운전자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개인택시의 경우 지정 복장이 없어 의복 착용이 자유롭다.  그러나 대부분 규칙적인 출퇴근 생활을 하는 개인택시 운전자들은 저마다 거의 유사한 복장을 착용한다. 오랜 운전 경력으로 그런 복장이 자신의 운전업무에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문제는 일반화물자동차의 경우다. 대형 물류회사 등에 소속돼 있지 않기에 지정 복장(유니폼)을 착용할 수도, 착용하지도 않는다. 여객자동차와 달리 승객을 의식할 이유도 없다 혼자 운전하고 전국 어디든 물량 운송에 따라 이동하므로 의복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편하면 편할수록 좋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최근처럼 기온이 올라가는 한여름에는 더위를 이기기 위한 복장을 착용한다. 칼라 없는 반소매 티셔츠는 보통이고 심하면 민소매 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운전석에 앉아 있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신발 착용 양상도 다양하다. 운전에 편하다는 운동화를 착용한 운전자가 많지만, 더러 슬리퍼를 신고 운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운전자의 지나치게 자유로운 복장은 비록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운전자의 정신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 이는 교통안전에 직결할 수 있기에 화물차 운전자라면 한번 쯤 자신의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대한민국의 남성들이면 누구나 경험하는 예비군 훈련이 있다. 이 훈련에 참여하는 이들은 모두 똑같은 복장을 갖춤으로써 '무리 속에 있는 자신'의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함부로 행위하거나 말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멀쩡한 사람도 예비군복만 입으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사람에게 있어 복장은 이처럼 그 사람의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운전을 직업으로 하고 있는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들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비근한 예로 친절·봉사를 최고의 서비스로 삼는 택시운전의 경우 여객과(탑승자)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택시업계는 나름대로 표준화된 서비스 자세와 복장을 갖추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승객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것도 바로 그와같은 이유다.
화물운송사업의 현장을 누비는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이같은 복장의 중요성이 자주 간과된다. 여객과는 달리 화물은 적재 이후 서비스에 대한 불평이나 불만을 늘어놓는 일이 없고, 불친절로 인한 사회 문제 같은 일도 없기 때문에 승객에 대한 서비스라는 개념이 없다. 따라서 복장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보편화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력이 풍부하고 안전운전이 습관화돼 있는 모범적인 화물자동차 운전자들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다른 의견을 말한다.
무사고 17년째인 화물운전자 김유성씨(61)는 "운전자의 복장은 그 사람의 심리적 상태를 나타내는 표시라고 할 수 있다. 화물차 운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 안전문제라고 할 때 복장이 불량한 화물차 운전자는 안전에 관해 불안한 상태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운전 경력 19년째인 또 다른 화물차 운전자 유동윤씨(60)는 "복장 상태가 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겪고 보니 이해가 되더라"면서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그는 성격이 쾌활하고 담백해 복잡한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했다. 그런 그가 2박 3일로 수원을 출발해 광양으로, 광양에서 울산으로 갔다가 다시 수원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운행에 나선 것은 수년 전 가을.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진 날씨였지만 낮시간은 여전히 15도 전후까지 올라가는 기온이었으므로 그가 길을 나서면서 입고 있던 옷은 면바지에 Y셔츠 한 장과 작업용 조끼가 전부였다.
저녁 무렵 수원을 떠나 국도로 대전방면으로 내려가던 중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기온이 0도 가까이로 떨어졌다. 건장한 체구의 유씨였지만 갑작스런 추위가 부담이 돼 차내 히터를 켜고 달리기를 두어시간, 유씨는 배가 고파졌고 이윽고 휴게소에 들러 식사를 했다.
문제는 그 이후 벌어졌다. 휴게소를 출발하기 직전 유씨는 추위를 의식해 차에 보관하던 여분의 조끼를 꺼내입었으나, 조끼는 제법 오랜 시간 접어서 보관된 터라 왠지 옷매무새가 불편했고 그것이 유씨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유씨는 견디다 못해 조끼를 매만졌고 그러는 사이 갑자기 몸이 조수석 쪽으로 급히 쏠리며 '쾅'하는 소리와 함께 유씨는 정신을 잃고 만 것이었다. 유씨가 조끼의 지퍼에 신경을 쓰며 달리는 순간 차체가 도로 오른쪽을 이탈, 논두렁에 처박히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이 사고로 유씨는 6주의 진단을 요하는 부상과 함께 적재물 피해액 750만원어치를 배상해야 했던 것이다. 이후 유씨는 교통안전에 있어 복장을 잘 갖추는 일은 절대 빼놓을 수 없다며 자신의 무관심을 후회했다.
승객도 없고 대화 상대도 없는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복장에 무신경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화물차 운전자의 무절제한 차림새는 자주 문제가 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간편하면서도 깔끔한 복장, 언제 어디서건 유사한 수준의 외관을 갖추고 이를 통해 정신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는 운전자세야 말로 안전을 실천하는 첫걸음이라 하겠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작업공간인 자동차 실내의 정돈상태를 깔끔히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운전 중 부득이하게 무엇인가를 찾아야만 할 때 잘 정돈된 자동차 실내에서는 그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한 손을 움직여야 할 필요가 없다. 운전자 스스로 필요한 물건이 어디 보관돼 있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그것을 찾기 위해 신경을 쓸 이유가 없고, 이 때문에 운전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다. 
그러나 차내에 장시간 운전에 필요한 자신만의 물품을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있는 경우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진다. 특히 화물자동차는 장거리 운전, 장시간 운전이 불가피해 운전자 필수품의 종류가 늘어나기 쉬우나 이를 아무렇게나 차내에 방치하면 필요한 때 찾아 헤매야 하는 문제를 포함해 운전 중 이것들이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등의 상황이 발생, 자칫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장시간 운전에 장거리를 수시로 운행해야 하는 화물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출발 때 스스로 정리된 모습을 갖춰 고된 작업에 대한 정신자세를 확인해야 하며, 이와 함께 겉옷은 물론이고 양말·속옷 등도 여분을 챙겨 차내 사물함에 보관, 청결한 복장에 언제나 정돈이 잘돼 있다고 느껴지면 그것 자체가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준비를 마친 것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운전자에게는 안전을 위한 자신만의 철학이나 습관, 실천의식이 있다. 그 중 하나로 운전자 스스로가 자신의 복장을 제대로 갖추고, 운전석 주변을 늘 깔끔하게 정리정돈하는 자세야 말로 직업운전자의 최소한의 덕목이자 안전운전의 기본을 지키는 일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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