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륜차 ‘아파트 단지 내 배송’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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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륜차 ‘아파트 단지 내 배송’ 문제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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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서 바쁘게 오가며 물건을 배달하는 택배 배송원들을 마주치면 대부분의 주민들이 ‘수고 많으십니다’ 또는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를 건넨다. 늦은 밤이나, 요즘같이 비가 오는 날 새벽시간에도 짐을 나르는 모습을 보면서 고마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택배 배송원들이 보다 신속하게 일을 진행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이륜차를 타고 다니는데, 이를 두고 시끄러우니 단지 안에서는 걸어다니며 배송을 하라고 지적한 주민이 있다고 한다. 배송 업무를 하는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일전 아파트 단지 내 교통사고 위험과 보행환경 훼손, 단지 입주자들의 보안 문제 등을 내세워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진입을 막은 입주자들이 생각난다.

사람이 모여 살면 이런저런 일이 수시로 일어나기 때문에, 그래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 대안을 찾는 등 지혜롭게 대처해왔기 때문에 위와 같은 사례가 크게 놀랄 일은 아니지만, 아쉬움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파트 단지 내를 도보로 이동하면서 물건을 나르도록 한다면, 배송시간이 현저히 늘어나게 된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인력을 채용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인건비 부담 때문에 배송료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빠른 배송을 요구하면 비용을 더 내야 하고, 빠른 배송 등을 수행하는 인력의 과로 방지를 위한 장치를 위해서는 또 비용이 들어간다.

나는 그래도 괜찮다고 할 사람도 있겠으나, 그렇게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오른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이 경우 배송되는 물건 값보다 배송비가 더 비싼 상황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보다는, 소비자 개인(혹은 소규모 집단)의 생각이나 판단이 관련 산업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자제돼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합리적 논의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판단이라면 정당한 사회적 요구로 규정될 수 있으나 그 과정의 어느 하나라도 지나치면 정당성이  의심받게 된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나 쾌적한 주거 환경 유지는 매우 중요한 가치다. 그렇다면 주민들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해 공동체 차원에서 개선안을 만들어 배송업체에 건의하는 것이 올바른 대처방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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