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동차보험 진료비와 모럴 해저드
상태바
[사설] 자동차보험 진료비와 모럴 해저드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대인배상 보험료가 영국의 1.9배, 일본의 2.5배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준다.

물론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이나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 피해 비율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한 건의 교통사고에 지불하는 비용이 그런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그러나 입을 모아 우리 보험가입자들의 모럴 해저드를 지적한다. ‘교통사고를 당하면 일단 드러눕고 본다’는 항간의 지적이 보험료 분석으로 확인된 것이다.

교통사고 피해자는 우선 억울한 처지가 된다.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불가능해 기회 비용은 물론이고 신체의 손상에 따른 피해도 발생하기에 조금이라도 더 보상을 받으려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치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하나, 그것이 반드시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이 아니라고 할 때 우리나라에서 나타난 대인배상 보험료 수준은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 장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실한 탓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특히 ‘무조건 드러눕고 보자’는 태도는 교통문화 수준, 나아가 양심의 문제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더는 그와같은 현상을 방치해선 안될 것이며, 그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동차보험의 보상 기술적 측면의 개선, 나아가 교통사고 피해자 보호와 약자 우선의 사회적 인식이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균형을 이뤄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관련해서 우리나라에서 특이하게 나타나고 있는 과도한 한방진료비 문제도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할 부분이다. 이미 많은 문제 제기가 있어 당국도 이를 개선하고자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하니 지켜볼 일이지만, 그런 사이 대책없이 빠져나간 보험금이 얼마나 될지 답답한 노릇이다.

과도한 진료비 등은 사고를 내지 않은 다수 보험가입자들의 이익을 축내는 행위이므로 결코 공정하지 않다. 특히 그런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보험당국자나 보험업계는 책임을 느끼지 않으면 안된다. 잔뜩 쌓아올린 볏짚더미가 무너질까 무서워 그 속의 쥐를 방치하면 곡식은 어떻게 되나. 이번 기회에 올바른 방향을 잡아 나가길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