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M버스 정류소 증가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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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버스 정류소 증가를 보면서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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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지난 1년 6개월 사이 경기도와 인천의 광역급행버스(M버스) 정류소 개수가 41곳이나 늘어났다고 한다. 이용자가 많아 중간 정류소가 더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만한 것이다. 따라서 이를 시비할 수는 없다.

그런데 한가지 생각해야 문제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최초 해당 구간 M버스 노선을 설계할 때 왜 이런 점이 감안되지 않았을까? 수요 예측이 제대로 됐고, 버스 운행 체계가 제대로 됐더라면 중간에 정류소를 늘리는 일은 최소화될 수 있지 않았을까?

버스 정류소라는 것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시민들의 생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다. 개개인의 출퇴근 시간이 달라질 수 있어 결코 사소하지 않다. 정류소를 새로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발생해 최초 계획이 수정되지 않으면 안된다. 버스의 운행시간도 달라진다. 버스 운행시간이 달라지면 자칫 운행 차량 대수를 늘려야 하거나, 투입 인력 숫자도 달라질 수 있다. 여러 가지로 복잡한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그래서 처음 계획이 제대로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버스 노선의 경우 교통 측면에서 어떤 원칙과 룰에 의해 결정되나 이후 조정 단계에서는 주로 민원에 따르는 일이 많다. 마치 정밀한 계획에 따라 결정한 고속철도 노선과 중간 정차역에 민원을 이유로 중간중간 정차역을 더많이 넣는 경우와 비슷하다. 이렇게 되면 고속철도는 언감생심, 저속열차라는 비난이 나온다.

광역직행버스라는 M버스가 직행하지 않고 자주 정차하면 본래의 속성을 잃어버린다. 그러다 보면 광역직행버스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게 되고 기능은 그저 시외버스로 주저앉게 되는 것이다.

최근의 수도권 M버스 정류소 개수 증가는 그래서 걱정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차라리 기존 시내버스 노선 연장이나 시외버스 증차로도 가능한 일이었다면 왜 M버스라는 것을 만들었냐고 하는 비판이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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