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운송의 현장에 운전자 없는 화물차의 집단 운송시대가 열릴 것인가.
국토교통부가 영동선·중부내륙선 80㎞ 구간에서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해 화물차 4대가 나란히 달리는 '자율협력 군집 주행'을 선보였다.
국토부는 지난 9일 화물차 군집 주행 기술개발 최종 성과발표회를 열고, 현장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화물차 군집 주행은 자율협력 주행 기술을 활용해 여러 대의 차량이 선행 차량을 자동으로 뒤따르며 마치 하나의 차량처럼 운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일반도로에서 화물차 여러 대가 도로 등에 설치된 각종 센서 등과 교통 관련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자율협력주행하는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부는 2018년부터 한국도로공사, 국민대, 현대차, 카카오모빌리티 등 13개 기관과 함께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이번 발표회에서 최종 성과를 선보인 것이다.
성과 발표회는 오후 2시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고속도로에서 기술 시연도 함께 이뤄졌다.
시연은 영동고속도로 덕평IC∼원주IC, 중부내륙선 서여주휴게소∼여주JC 약 80㎞ 구간에서 펼쳐졌다.
투입된 차종은 현대 엑시언트로, 올해 시연에는 지난해보다 차량이 한 대 추가됐고, 시연 구간도 80㎞로 지난해(8㎞)보다 대폭 늘었다.
운행 속도도 시속 80㎞에서 90㎞로 높이고, 차량 간격은 15.6ｍ에서 12.5ｍ로 줄여 한층 진보한 기술 성과를 선보였다.
특히 앱 기반의 운영 서비스를 통해 개별 차량이 군집 대열에 합류한 뒤 나란히 대열을 유지하며 달리다가 대열을 빠져나가는 과정도 선보였다. 실제 운송 과정에서 동일 방향으로 향하는 또다른 화물차가 군집운행 대열에 참여했다 다시 목적지로 향해 군집에서 이탈하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었다.
화물차 군집 주행이 상용화되면 운전 자동화로 운전자의 피로도가 감소하고,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또 여러 대의 화물차가 좁은 간격을 유지하며 운행하면 약 4∼8% 공기 저항이 줄어 연비가 개선되고 물류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내년에는 화물차 4대에 시속 90km로 더욱 넓은 범위 공용도로에서 운행하는 것을 시연할 예정이다. 차량 제원·경로 정보 등 차량 정보를 기반으로 군집주행 참여희망 차량을 매칭하고 합류지점까지 안내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정희 국토부 자동차정책관은 "군집 주행 기술이 보편적인 서비스로 인식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기반을 갖춰나가겠다"며 "자율주행 셔틀·택시·배송 등 서비스가 조속히 상용화될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법·제도 정비, 인프라 구축 등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 발표회는 유튜브 '군집 주행 연구단'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