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타기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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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타기 겁난다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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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넘어짐 사고' 257건···60대 이상 58.4%

최근 5년간 서울지역 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가 총 257건이 발생했으며, 60대 이상 노인 사고가 절반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교통공사가 2017년 1월~2021년 9월까지 서울 지하철 내 에스컬레이터 넘어짐 사고를 분석한 결과 60대 이상 노인이 150건으로 58.4%를 차지했다. 매달 약 4~5건의 넘어짐 사고가 나는 셈이다.

넘어짐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난 역은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13건)이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의 일일 수송인원은 5만3963명(2021년 9월까지 기준)이다.

공사는 가산디지털단지역의 에스컬레이터 대수가 12대로 많고, 쇼핑몰과 아울렛 등 인근 상업지역에서 물건을 사고 지하철을 타는 인원이 많은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또 1호선과의 환승 과정에서 노인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일어난 사고도 많았다.

사고 발생 빈도는 가산디지털단지역의 뒤를 이어 3호선 고속터미널역이 7건, 4호선 충무로역과 7호선 이수역 및 노원역이 각각 6건을 차지했다.
이 역들은 환승 인원이 많은 곳으로, 내부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사고가 많았다.

넘어짐 사고의 유형은 다양했다.

보행보조기나 물건을 가득 실은 손수레 등 큰 짐을 든 승객이 에스컬레이터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거나, 도착 시 끝부분에 있는 턱 부분에 짐이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술에 취해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다 손잡이를 놓치는 등 부주의로 인한 사고도 있었다.

경미한 사고까지 합하면 1호선 제기동역은 손수레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사고가 잦았다.

제기동역은 승차 인원 중 노인 비율이 51.5%로 가장 높고 인근에 경동시장과 약령시장 등이 있어 물건을 사러 온 노인들이 손수레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사고가 일어난 경우가 많았다. 까치산역과 암사역도 손수레 사고가 많았다.

이밖에 음주로 인한 에스컬레이터 부주의 사고는 충무로역과 신대방역, 이수역 등에서 많이 발생했다.
‘승강기 안전운행 및 관리에 관한 운영규정’에 따르면 에스컬레이터 탑승 시 유모차나 수레 등 큰 짐을 휴대할 수 없게 돼 있다.

이에 공사는 손수레와 보행보조기 등 큰 짐을 든 승객은 ‘에스컬레이터 대신 엘리베이터’라는 이용 예절 방침을 정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로 했다.

공사는 한국승강기안전공단 국민참여단과 함께 지난달 22일 5호선 아차산역과 천호역 에스컬레이터 탑승구 앞에 대신 이용 가능한 엘리베이터 위치를 알리는 홍보물을 부착했다.

또 이달부터는 사고 발생 건수 상위 30개 역사를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위치를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역 직원들도 큰 짐을 든 승객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안내한다.

공사는 지난달 26일 사고 다발역 중 하나인 고속터미널역에서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지하철경찰대 등과 합동으로 안전한 승강시설 이용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기도 있다.

김석호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장은 “큰 짐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하다 발생하는 사고는 자칫 대형 사고로 발생할 우려가 크고, 대부분 개인 부주의로 피해자와 민·형사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안전을 위해 짐이 많을 때는 꼭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주시고, 주변 분들에게도 널리 알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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