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사흘간 파업···물류 차질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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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사흘간 파업···물류 차질은 제한적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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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화물 반출입 일정 미리 조정
철강 등 산업 현장 곳곳에선 큰 우려
화물연대가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내 멈춰서 있는 화물자동차들
화물연대가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내 멈춰서 있는 화물자동차들

요소수 사태에 이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항만에서는 당장 물류 차질을 빚고 있지는 않지만, 터미널 컨테이너 장치율이 갈수록 높아져 항만 당국과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철강이나 시멘트 등 산업현장 곳곳에도 물류 차질이 빚어지지나 않을까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25일 0시를 기해 전국 16개 지역에서 동시에 파업에 들어가 27일까지 사흘간 한시적으로 진행됐다.
25일 오전 화물연대 파업 출정식이 열린는 부산항 신항삼거리 일대에는 총 500여대의 화물차가 길가에 멈췄다. 600여명의 조합원이 4개 차선을 가로막고 1㎞ 이상 길게 줄지어 출정식을 했다.
노조는 물류 운송을 저지하기 위해 부산신항 각 부두에 있는 배후부지, 물류창고 등을 봉쇄했다.
화물연대 경남본부도 이날 총파업 출정식을 했다.
경남에서는 화물연대 경남본부 전체 조합원인 1400여명이 화물차량 운행을 멈추기로 했다.
울산에서도 전체 조합원 2300여명 가운데 6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출정식을 여는 등 화물연대는 전국 곳곳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화물연대는 ▲안전 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 운임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생존권 쟁취를 위한 운임 인상 ▲산재보험 전면적용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안전 운임제는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경우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로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가입 비중은 전체 사업용 화물차의 5%인 약 2만2000대가량이다.
하지만 안전 운임제 적용을 받는 컨테이너 화물차(8500대), 시멘트 화물차(1500대)의 경우 화물연대 가입 비중이 높아 컨테이너 운송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노조 파업으로 평소 시간당 1000대의 차량이 오가던 부산항 신항의 한 컨테이너 터미널에는 이날 오전 20여대의 차량만 운행하기도 했다.
파업으로 국내 수출입 전진기지인 부산항에서는 당장 물류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컨테이너 차량의 이동량은 급격하게 줄어들었지만, 컨테이너 반출·입 일정을 미리 조정했기 때문에 화물연대 파업 영향을 제한적이라는 게 항만 당국의 설명이다.
그동안 수출 물량은 3일 전에 터미널에 반입할 수 있었는데 항만 당국과 터미널 운영사 등은 파업에 대비해 이 기간을 5일로 연장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화주에게는 사전에 화물을 반출하도록 했고, 수출 물품은 미리 부두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등 터미널 운영사와 선사 등을 통해 물류 흐름에 관한 긴급 조정 조처를 했다"고 말했다.
또 항만 당국은 노조 파업으로 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을 상황에 대비해 신항 내 도로를 개방하는 등의 조처도 취했다.
부산해양수산청과 부산항만공사 등은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터미널 장치율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등 물류 차질에 대비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등 인천항 관계기관도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화물차가 많지 않아 항만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물류 적체 현상 등을 막기 위해 임시 컨테이너 장치장을 마련하는 등 대책도 수립했다.
또 터미널 내에서만 컨테이너를 옮기는 '야드 트랙터'를 임시 장치장까지 운행할 수 있도록 관할 구청 등과 협의했다.
다만 일부 수출입 부두에서는 글로벌 물류난으로 장치율이 높은 상황에서 화물연대 파업으로 말미암은 긴급 조정조치 때문에 장치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우려됐다.
현재 부산항 신항의 평균 장치율은 80%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일부 터미널은 95%에 육박한다. 화물연대 파업에 대비해 24일 평소보다 많은 화물을 반입했기 때문이다.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만약 이 상태가 지속하면 주말이면 장치율이 100%에 달해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내리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항은 특정 컨테이너터미널의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경우 선박이 접안할 부두를 다른 곳으로 변경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인천항만공사는 컨테이너터미널 운영사, 세관 등과 비상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비어있는 컨테이너 등을 외부로 반출하도록 독려했다.
충남지역 산업단지가 몰려 있는 천안, 서산, 당진 등에서도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
천안에서 200여명, 예산에서 100여명의 조합원이 출정식에 참여했다.
대전에서도 대덕구 대전산단 인근에서 조합원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낮 12시부터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충남도와 시군은 파업 기간이 단기간이고, 자가운송을 허락하는 등 비상 대책을 세워 큰 혼란은 없었다.
포항에서도 화물연대 조합원 400명이 포스코 정문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포스코 등 지역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비상 수송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포스코의 경우 하루 육상 수송하는 제품 물량은 4만∼4만5천t이다.
경기도 성남의 한 시멘트공장 관계자는 "화물차 파업으로 시멘트 입고가 중단돼 평소 생산하던 물량의 절반밖에 생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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