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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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할 것”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2.0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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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하성용 고고에프앤디 대표
IoT 센서로 '라이더 주행 데이터' 수집
5월중 손보사와 시간제 보험 출시 예정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온라인 주문 배달음식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2월 온라인쇼핑 동향(잠정)’을 살펴보면 2022년 2월 기준 음식서비스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조24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증가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2월 1조1353억원에서 97.7%나 오른 것이다.

코로나가 불러온 경기 불황으로 일자리를 잃은 구직자들은 진입 장벽이 낮은 배달시장으로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이륜자동차 배달대행 서비스가 급증하면서, 이로 인한 이륜차 사고도 함께 증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이륜차 사고는 2019년 2만898건, 2020년 2만1258건을 기록했다.

사망자 수는 2019년 498명, 2020년 525명으로 집계됐다.

두 자녀를 홀로 키우던 한 40대 여성은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인근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음식을 배달하다 5t 트럭에 치여 숨졌다.

하지만 근로시간과 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지 못해 산재보험금도 받지 못할 처지다.

지난해 7월부터 라이더의 산재보험 가입이 의무화됐지만, 2021년 기준 월 116만4000원, 97시간을 일해야 전속성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속하는 배달 라이더가 가입하는 유상운송종합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1000만원에 달한다.

당연히 유상운송종합보험 가입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감사원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이륜차 배달종사자 중 유상운송용 보험에 가입한 종사자는 11.8%로 추산됐다. 

그리고 가입한 종사자 중 자손보험까지 가입한 비율은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민관합동 이륜차 공제조합 추진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공제조합 설립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더의 주행 데이터를 분석해 이륜차 사고 위험을 줄이고, 시간제 유상운송보험서비스 출시를 준비하는 배달 플랫폼 스타트업이 있다.

하성용 고고에프앤디 대표(44·사진)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선 회사 소개를 하자면.
㈜고고에프앤디는 2019년 7월 설립됐다. 현재 배달 플랫폼 ‘고고라이더스’를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활용한 이륜차 안전운전 솔루션 ‘고고세이프 솔루션’을 개발했다.

▲어떻게 라이더의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나.
이륜차에 센서를 부착해 차량의 기울기와 속도, 인도 주행·신호 위반 여부 등을 파악한다. 라이더의 운전습관을 분석하는 센서와 데이터 모두를 갖고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 최초다. 폭염과 혹한기 때 라이더 분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분석한 자료도 국내에 전무하다. 우리가 축적하는 라이더 주행 데이터는 사고 시 통계도 누적해 보험상품 출시뿐 아니라 국가에서 관련 제도를 만들 때도 활용될 예정이다. 현재 PoC(신기술 도입 전 성능을 검증하는 절차) 단계로 50대의 이륜차에 센서를 달았으며, 연말까지 1000대에 장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제 유상운송종합보험’을 출시한다고 들었다.
현재 배달의민족은 유상운송종합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계약 자체가 거절된다. 시간제 유상운송종합보험은 일반 배달대행업체 기사들을 위한 상품이다. 1년 단위로 따지면 더 비싸지만, 하루에 4~5시간 일하는 기사들에게는 꼭 필요한 보험일 것이다. 4월 KB손해보험과 MOU를 체결하고, 5월 중 KB손해보험과 함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라이더 보험 시장 상황은 어떤가.
국토부에서 내년 2월을 목표로 공제조합 설립 움직임이 있는데 공제조합 역시 손해율이 핵심이다. 우리 회사도 공제조합 설립과 관련한 협의에 참여하고 있다.
공제조합 설립 역시 라이더들에게 유리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라이더 노동조합에서 추진한 대안 중 하나다.
문제는 공제조합 손해율이 커 보험료가 높을 때다. 이 때문에 다시 식당이 직원을 고용하는 비유상 보험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일부 의견도 있다.
이와 함께 올해 1월 모든 라이더들이 고용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재 식당 등 자영업을 하시던 분들이 배달업계로 많이 넘어왔다. 예전에 한참 대리운전이 유행하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3년 가까이 배달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매년 1~2명의 라이더 분들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이분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도울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덥고 추울 때, 비와 눈을 맞으며 가혹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력이 배달료로 산정되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배달 라이더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전국의 배달 관련 라이더는 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더 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프리랜서가 아니라 직업 분류 코드를 부여받아 직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배달시장이 짧은 기간 동안 급성장한 만큼, 수익의 일정 비용이 라이더 복지와 권익 등을 위해 쓰이는 구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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