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규제 싹 풀고, 지원 정책부터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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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규제 싹 풀고, 지원 정책부터 시작해야"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2.04.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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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택시난’ 예고된 일이나 대책 없어
이대론 사업자, 근로자, 당국 모두 불만
‘이젠 업계에 맡겨보자’는 의견 힘 얻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첫날인 지난 18일 밤 11시. 홍대입구역 주변은 택시를 타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거의 30초 간격으로 지나가는 택시는 예외없이 승객이 탑승한 상태다. 빈차로 오는 택시를 불러 타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한 상황, 대부분의 대기 승객들은 휴대폰으로 택시를 불렀지만 응답이 없기는 마찬가지. 이같은 현상은 신촌역, 사당동, 강남역, 양재동, 을지로입구, 구로디지털역 근처 등 늦도록 붐비는 지점에서의 공통 현상이다. 이런 일은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계속되고 있다.  
다시 택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 필경 심야 택시타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여기저기서 나왔다. 당연한 것이었지만, 당국은 실효성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올빼미버스 증차? 택시와는 엄연히 이용계층이 달라 승차난 해소는 언감생심이다. 
‘심야 택시잡기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코로나19 이전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한다면 잘못된 이야기다. 
코로나19 2년여 기간동안 회사택시 운수종사자의 이직률은 무려 65%에 달한다. 100명중 65명이 택시를 떠났다는 이야기다. 같은 기간중 택시에 취업한 운수종사자 확보율은 46%, 거의 20% 가량 기사 부족난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수치는 기간중 이직과 취업만 따진 것이다. 
서울의 경우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 말 기준으로 기사 부족률(적정 인원 대비 기사 숫자)이 38% 수준이었다. 그래서 회사에 택시차량이 남아 돌아도 운전할 인력이 없어 차고에서 잠자는 택시가 10대 중 4대꼴 이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역 법인택시 기사는 지난달 기준 2만640명으로, 2019년 1월(3만1130명)보다 33.7% 줄었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20년 1월 2만9922명과 비교하면 31.0% 감소했다. 기사 부족난으로 멈춰선 택시가 계속 늘어 현재 서울지역 법인택시 100대중 서른 서너대가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택시 쪽은 적어도 운전가능 인력 숫자에서는 나은 편이다. 지난 2년여 기간동안 개인택시를 떠난 인원은 자연감소분 외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고연령층인 개인택시 종사자들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운행을 최소화하고 있다. 또 운행에 나서도 취객이 많은 취약시간대를 꺼려 심야까지 운행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여기에, 낮은 운임으로 늦게까지 취객과의 실랑이 등을 감수하며 운행해도 수입이 빤해 매력이 없다는 점도 운행을 자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심야의 서울에서 택시가 자취를 감춘 것은 그와같은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전체적으로 택시에 돈이 돌지 않아 종사자들이 택시를 떠난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택시 문제의 핵심은 역시 돈이다.
어떻게 하면 택시에 돈이 돌게 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겠으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대략 다음으로 요약된다.
첫째, 요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다. 이 방법은 지자체들이 시민의 교통비 증가로 인한 비판적 여론을 의식해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엄연한 이율배반이다. 저렴한 요금 덕에 누구나 택시를 타려 하지만 그 요금 수준으로는 택시운영이 안돼 기사가 회사를 떠나고, 이 때문에 차가 있어도 운행을 못해 영업을 하는 택시가 절대 부족한 게 현실이지만 앞뒤를 생략하고 택시가 안잡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요금이 오르면 현재의 승객수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그래서 운행 택시는 늘어나지만 승객이 감소할 수 있어 극단적인 승차난은 완화된다. 
그렇다고 택시의 이윤이 두배로 오르지 않는다. 승객이 준 만큼 매출도 줄기 때문이다. 잘 운영하면 택시 총량을 줄일 수도 있다.  
둘째, 택시에 대한 여러 규제들을 확 푼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을 최대한 줄이자는 의미다. 이는, 오늘의 택시는 지자체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데로 했지만 ‘완전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므로, 반대로 해보자는 뜻이다. 
현재는 택시사업자, 택시근로자, 지자체, 정부 당국 모두 택시에 불만이다. 그러니 이제는 업계에 맡겨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해보자는 거다. 차고지나, 교통안전, 사업범위 등 몇가지 규제만 두고 풀 것은 다 풀어보자. 다만, 시민 불편이나 업계 노사 갈등 요인을 통제할만한 협의 기구를 두고 운영의 룰을 정하되 위반하면 가차없이 퇴출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당장의 한계상황을 이겨내야 하므로 새 정부가 판단해 코로나19 피해를 지원하는 특별 재정지원을 추진해야 한다. 
넷째, 턱없이 부족한 운전인력을 서둘러 확충하기 위해 제한적으로나마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을 검토할만 하다. 이 경우 자격시험이라는 과정을 통해 서비스, 지리정보 등의 자격을 갖춘 자를 엄선토록 한다. 
다섯째, 택시 연료인 LPG 가격 안정을 위해 LPG 수입‧판매사와 택시업계, 정부가 참여하는 LPG 시장가격조정심의회를 구성, 가격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택시에 정책적인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의 관련법령을 아우르는 택시육성법을 제정, 앞서 언급한 과제들을 담아 택시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
이상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포함한 제안이나, 그렇게 해서라도 택시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현 시점 다른 대안이 없는 선택이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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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태 2022-04-24 11:40:58
택시 정책은 실페한정책 입니다
박종욱 기자님 감사드립니다
조은 기사 많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