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수 커지고 조직화하는 보험사기
상태바
액수 커지고 조직화하는 보험사기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2.0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년간 손보 사기적발액 4조9천억원 넘어
지난해 적발인원 9만7629명...1.2% 줄어
사고조작·진단서 위조…보험료 인상 촉발


최근 몇 년 새 보험사기 범죄가 점점 조직화하고 가담 연령대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보험사기 피해에 따른 보험사의 손해율 증가는 결국 보험료 인상을 초래해 일반 보험 가입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조직형 보험사기 적발을 위해 관계기관과 합동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원에서 전업주부까지 : 금융감독원이 적발한 보험사기 사례에 따르면 A씨는 페이스북과 인터넷 카페 등에 '단기 고액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올려 구직자를 끌어모았다.
A씨는 지원자들을 자동차에 태운 뒤 교차로에서 차선위반 차량을 골라 고의로 충돌하게 하는 식으로 사고를 일으킨 뒤 보험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꾐으로 보험사기 공범이 된 이들은 대부분 무직 청년들이었다.
B 병원은 진료기록부를 조작하고 통원횟수를 부풀려 환자들이 실손의료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가 적발됐다.
이 병원에 환자를 몰아준 브로커 조직은 "실손보험 적용이 안 되는 약을 처방받으면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게 해주겠다"며 환자들을 모았다.
금감원과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94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5.0% 증가했지만, 적발 인원은 9만7629명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2% 감소했다.
금융사기 수법이 조직화·고도화되고, 고액 사기가 점차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50대가 전체의 23.0%(2021년 기준)로 가장 많았지만, 20대의 보험사기 적발 비율이 2019년 15.0%에서 2020년 16.7%, 2021년 19.0%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A씨 사례처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로 자동차보험 사기 공모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았다.
적발된 사기 사건 유형이 주로 진단서 위변조 등을 통한 과장청구(19.5%), 자동차 사고내용 조작(16.5%) 등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과 관련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적발자들의 직업을 보면 회사원(19.2%)이 가장 많았지만, 무직·일용직(12.6%)이나 전업주부(11.1%)도 적지 않았다.
자동차사고 관련 보험사기는 버스나 택시, 화물차, 렌터카 등의 보험업무를 관장하는 자동차한편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은 89억원에 이른다. 이 수치가 약 200만대의 사업용자동차를 대상으로 하는 보험사기 금액이란 점을 감안하면, 2000만대가 넘는 자가용 차량을 대상으로 하는 자동차보험에서의 보험사기 금액이 지난해 9000억원을 넘는다는 것은 사업용자동차 분야에서의 보험사기 대응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전 국민의 자동차 보험 사기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와 손해보험업계의 노력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손보사, 보험사기 직격탄 :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사 피해는 손해보험사에 주로 집중됐다.
2017∼2021년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손해보험이 40만8705명으로 생명보험(4만3002명)을 크게 웃돌았다. 사기액 역시 손해보험이 3조8931억원으로 생명보험(3583억원)보다 컸다.
최근 5년간 손해보험사의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삼성화재가 10만2460명으로 가장 많았고, DB손해보험(8만9227명), 현대해상(8만7116명)이 뒤를 이었다.
이어 KB손보(5만388명), 한화손보(2만2358명), 흥국화재(9921명) 등이 많았다.
5년간 생명보험사 관련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삼성생명이 2만2571명 등으로 손보사 적발 규모가 크지 않았다.
과장청구 등 보험사기는 결과적으로 실손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적자는 2조8600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3600억원 더 늘었다.
실손보험 관련 적자 확대로 올해 들어 실손보험료는 평균 14%가량 오른 상태다.
강민국 의원은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성실한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고, 특히 민영보험사기는 공영보험과도 연계되기에 건강보험료 재정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합동 점검 강화 : 보험사기가 늘면서 금융당국은 경찰,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조직형 보험 사기 조사 및 적발에 매진하고 있다.
6월부터는 의심이 가는 병원들을 대상으로 합동 점검도 벌이고 있다. 
금감원과 국토교통부는 이달부터 5개월간 지방자치단체, 손해보험협회 등과 함께 전국의 병원 500여곳을 직접 방문해 교통사고 입원환자 관리 실태를 점검할 방침이다.
경미한 교통사고로 통원 치료가 가능함에도 보험금을 타려고 거짓으로 입원하거나 불필요하게 장기 입원하는 일명 '가짜 환자'를 적발하기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허위 및 과다입원 환자로 인한 보험금 누수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입원 환자의 관리 실태를 철저히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