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지역 자원 개발과 상업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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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 지역 자원 개발과 상업주의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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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옛 기억을 상기하며 특정 지역을 다녀온 뒤 흔히 “너무 많이 변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변화는 대부분 긍정적인 표현으로,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당사자에게는 노력이 수반되며, 외부인에게는 매력으로 비춰질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지방자치시대 개막 이후 근 30년 가까이 지역 개발이 진행돼 엄청난 변화를 거듭해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국민 소득 증가와 함께 여가문화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지역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더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지역 자원 개발이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한 목적에 치우쳐 상업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은 자신들만이 갖고 있는 지역 고유의 문화와 풍광 등의 특성을 살릴수록 가치있는 것으로 평가되나, 지나친 상업주의적 개발은 개발 이후 정체불명의 시설 중심으로 바뀌어 버린 사례가 없지 않다. 대부분 지자체의 과욕이 상식을 넘어선 결과다.
예를 들어, 오래된 산사 주변에서 새롭게 폭포가 하나 발견돼 개발을 추진할 때 천편일률적으로 상가를 조성해 식당가와 숙소를 짓고 주차공간을 확보하며, 관광상품판매소까지 들어선다.
그런데 이 경우 산사나 폭포를 빼고 나면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당과 숙소, 관광상품판매점, 주차장이 그대로 재연된다. 이런 식의 개발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지만 거의 개선되지 않는다. 개발 추진 주체의 무지와 상업주의가 낳은 결과다.
사람들은 그런 시설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산사와 폭포를 보러 가는 것인만큼 시설 개발은 방문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데 그쳐야 한다.
문화유적이면 문화유적 전문가들이, 자연경관이면 그 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게 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나 현실은 지역 행정이 주도하기에 엉뚱한 결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더는 지역 자원 개발이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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