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기차 차별 해소’ 별도협의체 구성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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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전기차 차별 해소’ 별도협의체 구성키로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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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통상 대표 "최대한 가능한 많은 대안 논의“
미 중간선거 등“단기간 문제 해결 난망”지적도
법 개정해야 하나 양국 뾰족한 의회 대책 못찾아

한미 양국 정부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별도 협의 채널을 구성키로 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양측이 밝혔다.
안 본부장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USTR과 양자간 협의체 구성을 오늘 (합의)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개시키로 했다”면서 “최대한, 가능한 많은 대안에 대해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USTR도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이 문제에 대한 협의 채널(engagement channel)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통상 대표가 이끌 것으로 전망되는 이 협의체는 전기차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채널이다.
특히 양측 정부에서 통상 분야 외에 전기차 문제와 관련된 다른 부처도 참여하는 범부처간 협의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기존 정부간 소통 채널 외에 별도의 협의 채널을 구성키로 한 것은 이번 사안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타이 대표는 안 본부장과의 면담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 상 전기차 조항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경청했다(listened closely)”고 USTR은 밝혔다.
앞서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전날 안 본부장과 만나 “이 문제가 비단 현대차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고 양국 경제통상 관계의 신뢰와 관련된 문제라는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의 이런 반응은 일각에서 미국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필요성도 거론되는 등 한국 내 격앙된 분위기를 방치할 경우 한미 동맹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안 본부장은 타이 대표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상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의 심각성은 미국 측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고 해결을 노력하겠다는 문제의식을 보면 (미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데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답했다.
양측은 협의 채널 구성 및 구체적인 논의 의제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협의키로 했다.

안 본부장은 향후 협의 일정과 관련, “타이 대표와 (아세안 관련 경제장관 회의 등으로) 다음 주와 다음다음 주에 만날 예정"이라면서 "USTR과는 매주 만나기 때문에 이 얘기를 계속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또 “저하고 협의하는 것 외에 실무진에서 일정을 협의하는 것도 이른 시일 내에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양자 협의체 가동 시점에 대해서는 “우리가 사실 더 준비돼 있고 미국은 이제 여러 부처가 협의해야 하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지금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간 전기차 협의체가 가동되면 양측은 법 개정 외에 미국 정부 차원에서 피해 완화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와 관련, “우리가 향후 몇 달간 (IRA 시행을 위한) 국내 규칙을 제정하면서 더 세부적인 내용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 본부장은 “업계 등에서 여러 가지 희망적인 대안이 많이 나오고 있으나 법적으로 조금 어려운 얘기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시행령을 갖고 어떤 안이 나올 수 있는지는 협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이어 “여러 대안을 갖고 양국 정부가 협의를 이어가면서 실제로 (그것이) 미국 내에서 시행될 수 있는지는 미국 정부 내에서도 국가경제위원회 중심으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정부도 여러 법적 검토를 통해 제안할 수 있는 내용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앞으로 제시하고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미 양국 정부간 별도 협의체 구성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관한 내용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어 미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 내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 의회의 입법 취지와 규정상 법 개정 없이 미국 정부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미국 의회 대응책에 대해선 뽀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 의회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고, 선거 후엔 ‘레임덕 세션’이 이어지며 내년 초에 새로운 회기가 시작되는 만큼 단기간내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협의 채널 가동시 미국 정부에 의회에 우리 측의 우려를 전달하고 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해줄 것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USTR은 보도자료에서 “타이 대표는 안 본부장과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대한 한국의 긴밀한 협력을 환영했으며 조만간 개최되는 IPEF 각료회의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통 이익, 공급망과 관련된 도전, 환경 보호를 지지하기 위한 노력,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주요 20개국(G20)을 비롯한 지역·다자 협력 등의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더 강화하는 목표로 광범위한 통상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공급망 및 안보 취약성을 해결하는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청정에너지 기술에 대한 의미 있는 조치의 중요성도 강조했다고 USTR은 말했다.
이밖에 타이 대표는 면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자 권리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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