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 미뤄 택시대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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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인상 미뤄 택시대란 불렀다”
  • 김덕현 기자 crom@gyotongn.com
  • 승인 202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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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택시 주요정책 설명회’서 관계자들 지적
요금 인상 지연 등 업계 지원 부재에 불만 쏟아져

“택시가 대중교통입니까? 고급 교통수단입니까?” “대중교통은 아닙니다.” “그런데 왜 요금을 통제합니까?”

지난 25일 열린 ‘서울시 택시 주요정책 설명회’의 질의응답 시간에 서울시 관계자와 서울 법인택시 대표가 나눈 대화다.

잠실 교통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택시조합이 참여한 설명회에서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김충식 마카롱택시 대표는 “다들 ‘택시대란’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기사 대란’이라고 부른다”며 “시가 택시업계를 다 죽여놨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수송원가는 계속 오르는데 택시요금은 제자리라 매달 수천만 원씩 적자가 난다”며 ▲법인택시 신규 종사자 무료 교육 ▲법인택시 면허를 맡겼다 다시 찾고 그동안 대출을 할 수 있는 일시 반납제(면허은행제) 도입 ▲리스제뿐 아니라 다양한 근로 형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정승기 매일콜택시 대표는 “예전에는 기본요금을 받으면 짜장면 한 그릇을 먹고도 남았다. 지금은 짜장면 한 그릇에 6~7천 원 하는데 기본요금이 3800원인 게 말이 되냐”며 “정치인들이 어떻게든 택시요금 인상을 미루고 뒤늦게 올리니 승객이 ‘요금 인상’만 생각하고 떠난다”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시가 전액관리제 문제점을 인지한 것은 다행이지만, 차량을 말소해도 통신비 해지가 안 되고, 현재 앱미터기 기록이 실시간으로 넘어오지 않는 문제 등이 있다”며 “차고지 확보가 어려워 ‘택시대란은 이제 시작’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경고했다.

한창인 하이택시 대표도 “2013년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 비중은 38.8%였는데, 2019년 이후 45.8%, 올해는 물가 상승과 LPG 가격 급등으로 46.2%를 차지하고 있다”며 “인건비가 40%를 초과하면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현재 택시 정책은 근로자의 의견만 반영하고 사업주들의 의견은 싹 무시해 업계가 고사 직전”이라며 “‘택시 심야할증 및 요금 조정에 따른 이행 확약서’를 무기로 우리 발목을 잡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질의응답 시간에는 ▲확약서 노사 공동 서명으로 향후 분쟁 우려 ▲OECD 국가 중 꼴찌인 택시요금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서인석 서울시 택시정책과장은 “국토교통부에 목적지 미표시, 전액관리제 개선, 야간 리스제 도입, 택시운전자격 완화 등을 건의한 뒤 지난 18일 협의체를 꾸리고 1차 회의를 가졌다”며 “업계의 요구사항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연말에 택시대란이 다시 발생해 타다나 우버 등 플랫폼택시 진입으로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시는 법인택시 2천 대, 개인택시 5천 대를 심야에 투입해 연말에 벌어질 택시대란을 막겠다고 밝혔다.

또 택시요금이 인상되면 향후 6개월 동안은 기준운송수입금과 배분 비율을 동결하고, 간접비 인상 외에 나머지 인상분은 전액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에 사용할 것을 요구하는 확약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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