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캠페인] 블랙아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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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캠페인] 블랙아이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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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안보이는 ‘도로 위의 크레바스’

수년 전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초겨울 살얼음이 낀 고속도로를 달리던 자동차 10여대가 잇따라 추돌해 3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가 났다. 갑자기 내려간 기온으로 도로 표면이 얼어붙는 바람에 속도를 높여 달리던 자동차들이 미끄러져 발생한 사고의 원인으로 조사된 블랙아이스에 대해 경각심을 높인 바 있다. 
영상의 기온이 급속히 낮아지면 도로 표면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해 만들어지는 블랙아이스는 주로 교량, 터널 진출입로, 산기슭 등 응달 지역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나 운전자들이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겨울철 교통사고에서 가장 먼저 꼽히는 위험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블랙 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가 눈길 교통사고 사망자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2019년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총 5200건으로, 눈길 교통사고(2884건)의 1.8배 수준이었다.
이 기간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사망자는 170명으로, 눈길 교통사고 사망자(46명)보다 3.7배 많았다. 또 치사율을 비교하면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치사율이 3.3%로, 눈길 교통사고(1.6%)의 배에 달했다.


해뜨기 전후 습기 많은 응달지역에서 많이 발생
도로 결빙 여부 신속히 파악해 운전자에 알려야
운행구간 도로정보 등 사전 파악해 감속운전을


◇눈길보다 치사율 높아 : 블랙아이스 교통사고 치사율이 높은 것은 도로 상태를 확인하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달리던 자동차가 갑자기 미끄러지면서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임재경 국가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은 “눈이 내리는 경우 맨눈으로 식별이 가능하지만 블랙 아이스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치사율이 2배나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블랙아이스가 발생한 도로는 마찰계수가 떨어져 일반도로에 비해 14배, 눈이 쌓인 길보다 6배 이상 미끄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분한 차간거리 유지와 저속 운행이 필수적이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도로 상의 블랙아이스는 ▲완전한 영하의 기온일 때 보다 영상의 기온이 영하로 급격히 낮아진 때 ▲한낮 보다 심야 또는 새벽녘 일출 전후 ▲해안지역에 비해 내륙지역에서 ▲비나 눈이 올 때 보다 비나 눈이 조금 내렸다 멈춘 상황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당시 사고를 계기로 도로운영 주체가 도로 결빙 여부를 예의 주시해 결빙이 확인되면 즉시 방송 등 매스컴과 고속도로 전광판 등을 통해 상황을 안내하고 제설제 살포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시민단체인 안실련에서는 사고 이후 한국도로공사를 방문해 동절기 고속도로 안전관리실태에 대해 조사하고 결빙구간에 대한 주의운전 안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결빙구간 도로관리 못지 않게 운전자가 결빙 위험을 사전에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고 이후 블랙아이스 대처 요령이나 사고 방지 시스템이 어느 정도 확립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도로 결빙시기가 오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어 각종 도로운영 주체들의 안전 관리 점검과 함께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물동량을 운송하는 화물차는 비나 눈 등 일기조건과 무관하게 전국을 누비고 있고, 특히 운행 시간대가 야간~심야에 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블랙아이스는 성상이 눈조각 또는 얼음이지만, 색깔은 아스팔트와 같아 눈이나 얼음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블랙아이스를 ‘도로 위의 크레바스’라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운전자들이 블랙아이스에 의한 미끄러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기본지식이 필요하다.


◇악천후 때 보다 더 위험 : 한파가 불어닥쳐 도로 표면이 종일 영하로 떨어지면 운전자들이 미리 속도를 낮추고 제동거리를 염두에 둔 조심운전에 집중하기에 오히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또 폭설이 내려 시각적으로 주의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운전자들이나 도로관리주체들이 그에 걸맞는 안전대책을 시행해 교통사고에 대비할 수 있지만, 이도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라면 운전자들 역시 그저 평상심으로 운전에 임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블랙아이스 현상은 육안으로 식별이 안돼 운행 구간의 특정 지점에 그와 같은 안전 불안요소가 내재돼 있는지 운전자가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그런 이유로 무심코 달려오던 자동차들은 살얼음을 견디지 못하고 바퀴가 헛돌거나 미끄러질 때 불현듯 브레이크를 작동하게 되나, 이 경우 급브레이크는 오히려 자동차의 진행방향에 혼선을 초래해 핸들에 의한 방향성 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블랙아이스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도로나 시간, 지점을 운행하는 자동차 운전자는 반드시 그와 같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의력을 갖고 서행운전, 조심운전을 이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블랙아이스 현상은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서는 사고 가능성을 다소나마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잦은 자동차 운행이 도로 표면의 습기가 결빙될 여지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습기가 많은 지역, 숲 근처 도로에서는 밤새 도로 표면에 내려앉은 습기나 서리, 이슬 등이 도로에 얇은 두께로 깔려있기 때문에 겨울철 새벽의 기온 조건에서는 쉽게 결빙된다. 따라서 운전자들은 해 뜨기 직전이나 직후, 심야보다 새벽시간의 비교적 한가한 도로를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또 교량 위나, 터널 진입 직전과 직후의 도로, 음지상태의 도로, 인터체인지 등의 접속부 도로 등은 특히 지열이 잘 미쳐지지 않아 결빙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블랙아이스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다. 
블랙아이스 현상이 뚜렷한 도로의 특성은 그것 자체로 빙판길 운행과 다르지 않다. 달리는 자동차가 빙판길에서 제동했을 경우 제동거리가 매우 길어지고 장애물을 피하기 어려울 뿐더러 갑작스러움으로 당황하기 쉽기 때문에 운전기술이나 경험이 있더라도 사고를 막기가 쉽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과 똑같은 이치다.
이런 위험이 있는 도로에서의 운행 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감속과 안전거리 유지이다. 평상 시 운전에도 안전거리가 필요하지만 노면상태가 결빙 또는 결빙에 버금가는 수준의 블랙아이스 현상을 보일 경우 안전거리 유지는 꼭 필요한 생명선이 된다.


◇기후·노면 상태 사전 점검을 : 평소 다니던 도로라 해도 겨울철 영하의 추위 속에서는 언제, 어떤 도로에 블랙아이스가 도사리고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따라서 도로 상황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최대한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는 출발 전 운행 전 구간의 일기조건,  즉 기온의 변화와 노면 상태에 대한 점검을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악천후 등에 의한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운전자들의 주의운전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 이에 대한 업계의 노력도 필요하다. 일기 조건이란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갑자기 발생하는 기상 상황을 업체 또는 운전자들이 이용하는 전용 SNS 등을 통해 수시로, 또 신속하게, 빈틈없이 운전자에게 전달해 안전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도로 운영 주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전광판 등이 비교적 잘 설치돼 있는 고속도로는 물론  국도나 지방도 등에도 도로 안전정보 전달을 위한 전광판 등을 설치해 실시간 도로 정보를 운전자들에게 전달해 주의 운행을 당부하는 체계를 빠짐없이 갖춰야 한다.
또 결빙도로나 적설도로 등의 운전 장애 요소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방제시스템을 구축, 도로 이용자들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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