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생존 넘어 정상화까지는 ‘험난한 앞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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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생존 넘어 정상화까지는 ‘험난한 앞길’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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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자금 확보·뒤쳐진 전동화 전환도 해결해야
사모펀드 자금 투입·평택공장 부지 매각 가능성

쌍용차가 지난 11일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종결 결정으로 법정관리를 졸업하면서 KG그룹 품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 11개월 만이며,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시점 기준으로는 1년 7개월 만이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 제작소로 출범한 쌍용차는 경영권이 한국, 중국, 인도 기업 등으로 넘어가며 60여년간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올해 KG그룹에 인수됐다.
토레스 판매 호조에 힘입어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에 속도가 붙겠지만, 추가 자금 확보와 전동화 전환이라는 난관이 여전히 남아있다.
◇ 추가 자금 확보 필요
쌍용차는 올해 1~10월 작년보다 40.1% 증가한 9만3344대를 판매했다. 판매량 증대의 주역은 올해 7월 출시한 토레스로, 출시 이후 국내 시장에서만 1만5833대가 판매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현금 확보로 이어지면서 자금 상황은 다소 숨통을 틔우게 됐다.
KG그룹이 인수대금으로 낸 3654억9천만원을 바탕으로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을 대부분 변제하면서 부채 압박도 덜게 됐다.
유상증자로 2900억원 상당의 운영자금도 확보하면서 당장 유동성 위기에 빠질 위험도 작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임금채권, 퇴직급여충당금 등의 미지급 공익채권이 수천억원 남아있기 때문에 재무구조는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연간 운영자금이 3천억원가량 되기 때문에 현재 확보한 운영자금으로는 내년 초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신차 1대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연구개발비가 3천억원에 달해 필요 운영자금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쌍용차가 흑자 전환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내년에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결국 전기차 등의 신차 개발을 위해 추가적인 외부 투자를 통한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쌍용차는 우선 인수자인 KG컨소시엄의 구성원인 사모펀드 파빌리온PE와 켁터스PE의 자금 투입을 통해 추가 운영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파빌리온PE 등은 투자자를 모집 중이며 연내 수천억원의 자금을 쌍용차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공장 부지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쌍용차는 평택공장을 매각하고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기 위해 지난해 평택시와 ‘쌍용차 평택공장 이전·개발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평택공장은 부지 가치가 9천억원가량으로 평가됐고, 용도가 주거 용지로 변경되면 가치가 1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 전동화 조속 전환도 과제
쌍용차는 경영 정상화와 함께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쌍용차는 내년 전기차 ‘U100’을 출시하고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 프로젝트와 전기 픽업 모델을 2024년에 출시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比亞迪·BYD)와 전기차 배터리 개발 계약 및 배터리 팩 자체 생산을 위한 기술협력 MOU(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문제는 이미 주요 완성차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환을 마치고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에 들어간 시점에서 쌍용차의 전동화 전환이 너무 뒤처졌다는 점이다.
쌍용차는 올해 초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지만, 올해 국내 시장에서 109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준중형 전기차로 작은 차체에도 주행거리가 1회 충전 시 307㎞에 불과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U100의 주행거리 등 전기차 기술력이 타사 경쟁 모델과 비교해 강점이 없다면 전기차 시장에서 쌍용차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전동화 전환을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생산 설비 구축이 우선돼야 하지만, 자금 상황이 좋지 않은 쌍용차가 다른 완성차 업체만큼 투자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까지 발효되면서 BYD와 전기차 협력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IRA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핵심 광물·부품을 사용한 전기차 배터리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에 쌍용차가 BYD 배터리를 채택하면 북미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과 협력하다가 미국 시장에 못 팔게 될 수 있다”며 “전기차를 생산하려면 공장 시설도 개선하고 부품 등 공급망도 확보해야 하는데 쌍용차의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토레스 열풍을 이을 내연기관차 신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토레스가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토레스만으로는 손익분기점 연 생산 물량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KG그룹과의 시너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KG그룹이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사업 등 자동차와의 접목 가능성이 높은 사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인수 전 시너지가 기대됐지만, 현재 자동차 관련 핵심 기술이 없고 주요 부품 사업도 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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