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훈 칼럼] 어르신 교통카드, 개선의 여지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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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훈 칼럼] 어르신 교통카드, 개선의 여지는 없을까?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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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만 65세 생일날부터 누구나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는 광역전철까지도 무임승차가 가능하다. 
무임승차 철도가 운영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용의 편리함을 도모하고자 금융기관과 제휴해 일명 ‘어르신 교통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노인 무임승차제도는 1984년 노인복지법과 시행령이 개정돼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제정 당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4% 수준이었으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900만명을 상회해 전체 인구의 17.5%에 이르고 있다. 당연히 무임승차 비율과 65세 이상 노인의 평균 무임승차 횟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적자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전체 적자에서 노인 무임승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 일로에 있다. 자연스럽게 노인 무임승차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고 선거 때마다 이슈로 대두되곤 했다. 이슈는 제도를 폐지하느냐, 대상 연령을 높이거나 저소득층에 한정하느냐 등과 지방자치단체가 전담하고 있는 적자를 중앙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등의 재정적 이슈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노인 무임승차제도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어르신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의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숨겨져 있다. 우선 카드 종류가 다양하고 카드를 선택하더라도 사용 방법이 복잡해 이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검색해서 전문가의 설명을 읽어보거나 유튜브에 동영상으로 사용 방법을 길게 들어보아도 댓글 대부분은 ‘복잡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글들이 넘쳐난다. 이러한 배경에는 카드가 선불식이냐 후불식이냐 하는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지하철, 전철만 무료이용이 되고 시내버스는 안 된다는 점과 시내버스와의 환승 할인도 안 된다는 데 있다. 
노인 무임승차제도는 65세 이상 노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국적인 보편적 복지정책이지만 누구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누구에게는 이용하는 데 스트레스만 주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법을 제정하고 방치한 중앙정부도, 재정적인 부담으로 애물단지 취급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노인 무임승차제도를 보다 합리적이고 편리하게 개선해 보려는 노력은 미흡해 보인다. 
폐지할 때 폐지하더라도 이왕에 시행되고 있는 제도라면 나이 드신 분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의 지속성과 형평성을 추구하는 개선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절름발이 무임승차제도를 온전한 대중교통 무임승차 체계로 전환하면서 낡고 오래된 노인복지법을 함께 손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선 어르신 교통카드를 일반 교통카드와 동일하게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이미 지하철이 확충돼 있는 대도시권에서는 시내버스도 재정지원을 하는 준공영제로 운영되고 있고 대중교통 통합 요금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대상을 시내버스로 확대해 환승 할인 요금체계를 적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용이 편리해지면 이용빈도가 늘어나고 잠재수요도 커져서 운송기관의 적자 문제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따라서 어르신 교통카드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선행적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
첫째는 노인복지법과 시행령이 개정돼야 한다. 노인복지법에서는 무임승차 교통수단을 철도로만 국한하고 있는데 현재의 대도시 교통정책을 반영해 대중교통수단으로 확대해야 한다. 
아울러 시행령에서 제시하고 있는 완전 무료 조항에서 월 사용 상한을 적시하는 것이다. 
둘째는 65세 이상 노인이면 누구나 어르신 교통카드를 신청하면 발급해줘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발급하고 있는 어르신 교통카드를 전국 단일 어르신 교통카드로 통일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발급을 주관하되 시내버스로까지 이용 교통수단이 확대된 만큼 중앙정부에서도 일정 부분 재정 지원을 해 줘야 한다.
어르신 교통카드 이용이 불편하다는 관점에서 개선 방안을 제시했으나 개선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전제돼야 한다. 오래돼 시대 상황에 안 맞는 법이고, 그동안 많은 논쟁도 있었던 만큼 어르신 교통카드 개선과 함께 개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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