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12일째 물류 피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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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12일째 물류 피해 확산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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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타이어 출하 차질에 재고 쌓이고 기름 동난 주유소 속출
업무개시명령 이후 시멘트 출하량 늘었지만 레미콘 수급난 여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 12일째인 5일 물류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철강과 타이어 업계에서는 물량을 반출하지 못해 재고를 내부에 쌓아두고 있으며, 기름이 동난 주유소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다만 정부가 시멘트 운수종사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지난달 29일 이후 시멘트 출하량이 점차 늘고 있으며,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회복세에 들어섰다.

 

◇대부분 회사 내 쌓아 둬 : 포항 철강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출하 차질에 따른 경북지역 철강산업 피해는 지금까지 약 14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철강 기업체들은 긴급 물량에 대해 경찰 협조를 받아 출하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회사 안에 쌓아두는 실정이다.

광양제철소 역시 매일 1만7천t가량의 철강을 반출하지 못해 쌓아두고 있다. 이번 주에는 임시 야적장까지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여 일부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제출 당진공장을 비롯한 현대제철 전국 5개 공장에서는 하루 5만t가량의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타이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은 평소 하루 150여대의 컨테이너를 반출했지만, 현재는 4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출하지 못한 타이어는 빈 컨테이너에 채워 넣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이마저도 어려워 생산마저 차질을 빚을 것으로 한국타이어 측은 우려한다.

한 관계자는 "빈 컨테이너를 확보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물류가 마비되면 생산 설비도 서게 되는 악순환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산 대산공단 내 현대오일뱅크는 파업 첫날부터 하루 150∼200대 가량의 탱크로리가 한 대도 못 나가 석유류 운송이 전면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전국적으로 기름이 바닥 난 주유소가 속출하고 있다. 재고량이 소진된 주유소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49곳, 충남 9곳, 강원 7곳 등이다.

 

◇시멘트 출하량 점차 늘어 : 충북지역 시멘트 출하량은 이날 평소의 70∼80%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달 29일 정부의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 이후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출하가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성신양회 단양공장은 이날 오전 BCT 414대분 1만770t의 시멘트를 출하했다. 이 회사의 이날 출하 계획량은 2만5천t으로, 평소의 80%를 넘는 수준이다.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은 이날 평소의 75%인 1만600t을 출하할 예정이다. 오전까지는 BCT를 통해 4478t을 반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조합원의 출하 방해도 없고 BCT 운행도 빠른 속도로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에서도 파업 직후 하나도 없던 시멘트 출하가 업무개시명령 이후 점차 늘어나 지난 3일 기준 1만3천t으로 집계됐다. 업무개시명령 이전과 비교해 51% 회복된 양이다.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업무개시명령 이후 광주·전남 건설 현장 레미콘 타설 비율은 30∼40%가량 회복됐다.

하지만 레미콘 수급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철근 물량이 부족해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하루 작업량을 줄이거나 인력 배치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강원지역 역시 한때 올스톱 위기를 맞았던 도내 132개 레미콘 공장의 가동률이 23.5%까지 올라갔다. 육로를 통한 시멘트 출하량은 4만4773t으로 평상시(7만5400t)의 69% 수준까지 회복됐다.

울산에서도 시멘트 재고량이 파업 초기 3천t 수준에서 현재 1만t 수준을 회복했다. 경북 또한 시멘트 분야 운행률이 83%로 업무개시명령 이전과 비교해 많이 올랐다.

 

◇부산항 반출입량 일부 회복 : 부산항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 4일 오후 기준 1만862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로 평시 대비 42.4%까지 회복했다.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은 68.3%로 평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인천항의 반출입량은 같은 날 기준 690TEU로 집계됐다. 이는 파업 전인 10월 일요일 하루 평균 반출입량인 244TEU의 2.8배에 달하는 수치다. 총파업 시작 후 처음 맞은 일요일인 지난달 27일 반출입량은 170TEU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회복세를 보였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했던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복귀하면서 화물 반출입량이 파업 이전보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장치율은 76.7%로 평시와 비슷하다.

평택·당진항과 울산항은 반출입량이 평시 대비 30%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파업 초기 물동량이 평시의 5% 수준이었다가 지난주에는 평시의 30%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파업이 길어지면서 곤경에 빠진 운송업체와 화주들이 반출입량을 조금이라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물연대 조합원 선전전은 계속 : 화물연대 부산본부는 부산 신항과 북항 등을 중심으로 선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항만 주변의 긴장감은 어느 정도 완화된 것처럼 보이나 운송거부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화물연대 비조합원들의 불안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부산 동구의 건설노조 파업 현장을 방문해 현장 의견 등을 수렴한다. 오후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을 찾아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와 관련한 항만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경남에서는 가포신항 등 지역별 거점 운송 지역에서 집회가 계속됐다.

한 조합원은 "더 물러날 곳이 없다.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전날부터 가포신항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며 화물연대 파업에 힘을 보탰다.

의왕ICD와 평택·당진항에는 각각 150명, 250명의 조합원이 모여 선전전을 했다.

집회 장소에서 조합원과 비조합원 또는 경찰 간에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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