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택시요금이 비싸다’고 푸념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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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택시요금이 비싸다’고 푸념한다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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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으로 듣기에 나이가 듬직한 택시 기사 한 사람이 전화를 해왔다.

“심야에 택시 잡기가 너무 힘들어 ‘따블’을 외치던 사람들이, 이제는 왜 택시비를 이렇게 많이 올렸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탑승시간 내내 요금에 관한 불평을 쏟아내더라는 것이다.

요금이라는 것이 특정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당국(지자체)이 이것저것을 세심히 따져 오른 요금을 적용하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해 확정한 것이니 불평불만을 쏟으려면 당국에게 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것이 그 기사의 항변이었다.

승객 입장에서는 많이 오른 택시비가 부담스럽게 느껴진 것이 사실이겠지만, 그렇다고 택시 기사가 그런 불평불만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택시요금도 시장경제 체제의 기본적인 규칙에 지배받지 않을 수 없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고, 반대라면 가격이 오르는 원리다.

불과 두어달 전, 많은 시민들은 요금을 더 주더라도 심야에 택시를 손쉽게 잡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 실제 조사에서도 그런 결과가 속속 나오곤 했다.

그런데 막상 요금이 오르고, 심야에도 택시 잡기가 나아지자 이번에는 비싼 요금을 탓하는 것이다. 모순 아닌가.

실제 요금이 비싸 택시 승차를 기피하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당연한 것이라고 한다면 조금 지나친 측면이 없지 않겠지만, 택시란 태생적으로 ‘선택적 교통수단’이라는 정체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만약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요금이 너무 비싸 타기가 꺼려진다거나 타지 않는다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기초 교통수단이자 대중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게 놔두질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일각에서 제기되는 택시요금 시비는 어쭙잖은 것이다. 혹자는 그런 태도를 아예 비겁하다고도 말한다. 일리가 있다고 본다.

이번에도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할 때 객관적 노동의 가치를 근거로 심야 운행에 따른 노동력을 적정 보상해주는 문제를 포함한 택시 기사들의 기초 생활 보장이라는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안다.

요금 문제를 시비하는 시민들도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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