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3 가격이 최근 공격적 가격 인하정책에 힘입어 미국 내 평균 신차가격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전기차 가격 책정의 기준점이 되는 테슬라의 가격이 일부 계속 하락하면서 국내 자동차시장은 물론 현대차·기아의 북미 전략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27일 로이터와 전기차매체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모델3 RWD(후륜구동) 모델의 미국 내 가격은 4만2990달러로,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주어지는 세액공제액(7500달러)을 포함하면 가격이 3만5550달러까지 낮아진다.
이는 같은 급의 내연기관차 모델인 토요타의 캠리와 비슷하거나 싼 가격이다.
문제는 모델 3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지 않아도 미국 평균 신차가격보다 싸졌다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 평가 매체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평균 신차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4만9388달러를 기록했는데 현재 모델3 가격은 출시 비용을 고려해도 이 가격보다 5천달러 이상 저렴해졌다.
현재 미국에서는 모델3를 역대 가장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모델3의 가격 하락은 테슬라의 파격적 가격 인하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테슬라는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늘자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가격을 모델별로 최대 20%까지 낮췄고, 이에 따라 포드도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인하하는 등 미국 내에서 전기차 가격 경쟁이 벌어졌다.
지난달 테슬라의 가격 인하 후 차량 주문은 1월 생산량의 2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모델3와 같은 보급형 모델의 가격은 내리는 대신 고급모델의 가격을 높이는 가격차별화 정책도 시행 중이다.
최근 중형 SUV 모델Y 퍼포먼스 가격을 이전보다 1천달러 올린 5만8990달러로 책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테슬라의 정책이 한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이나 타 완성차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이목이 쏠린다.
한국은 올해 5700만원 미만 전기승용차는 보조금 100%를, 5700만원 이상∼8500만원 이하 전기승용차는 50%를 지원한다.
현재 모델3 RWD모델의 국내 가격은 5999만원으로, 보조금 50%만 지급받을 수 있지만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이어져 57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보조금 100% 수령도 가능해진다.
현재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가장 큰 경쟁상대인 현대차그룹의 고심도 커질 전망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현대차 전기 세단 아이오닉 6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해 테슬라 동급모델보다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북미에서 생산·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다 경쟁업체의 가격 인하까지 겹치면서 현대차·기아의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