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택시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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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택시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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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에 관한 한 연구 결과가 놀랍다. 택시요금을 20% 올렸을 때 전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09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만 보면, 그동안 택시요금 인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한 것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라는 이유였던 것을 생각하면 어이없기도 하다.

이번 연구는 민간 협회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공공 부문이 이를 공식적으로 인용할만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문제가 있지만, 연구진이 이 분야에 만만치 않은 이력과 경륜을 갖춘 이들이라는 점에서 시비할 문제는 없다고 본다.

연구 전 과정의 논리성과 자료 등에서 객관성이 입증되면 택시요금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데 손색이 없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말하고 믿어온 ‘택시요금 인상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라는 표현은 어떤 논리에 근거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우리는 택시요금 인상이 불필요하게 억제되거나, 반대로 너무 가파르게 올라 시민생활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일을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 물가가 오르면서 택시 운송 원가가 올라 사업주나 종사자들이 투자와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를 얻지 못하는 수준이라면 당연히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비단 택시요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버스요금도 그렇고 유료도로 통행료도 그렇다. 교통수단이나 교통시설 이용료가 너무 높거나 낮을 때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택시요금 정책을 잘못 운용하면 택시산업이 몰락할 수밖에 없는데 그때가 되면 공공부문이 택시를 맡아 운영할 것인가. 과거 한때 서울버스 문제가 골치 아파 공공이 나서 버스를 운영해 보겠다며 시도한 것이 공영버스였지만,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포기한 역사가 엄연히 남아 있다.

적정요금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외면하고 갈 수도 없는 과제다. 더욱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유로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관계당국이 성의있게 검토해 참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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