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캠페인] 안전거리 미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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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캠페인] 안전거리 미확보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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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버스 교통사고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법규위반 행위는 무엇일까?

이를 확인하기 전에 먼저 교통사고 원인 분류에 관한 전제조건을 알아보자.

경찰은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교통사고마다 원인 행위를 구분해 특정하는데 신호 위반이나, 중앙선 침범 등과 같이 위반행위가 명확한 것이 있는가 하면 원인 행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사고가 더 많다고 한다. 교통사고를 야기한 원인이 뭔지 불분명하지만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안전운전을 이행하지 않아 사고를 야기한 것이라는 의미로 그런 종류의 사고 원인을 ‘안전운전 불이행’으로 분류한다.

참고로, 사업용 자동차 교통사고의 경우 안전운전 불이행이 원인으로 분류되는 사고건수는 전체의 약 70% 전후인 반면 자가용 승용차의 경우 이 비율이 90%까지 올라간다.

노선버스의 경우 안전운전 불이행이 원인으로 분류되는 사고는 전체 버스 사고의 60% 중반 수준이다. 지난해 버스공제에 접보된 사고 가운데 안전운전 불이행이 원인으로 분류된 사고는 전체의 약 64%였다.

일반적으로 안전운전 불이행에 의한 사고는 집중력 저하와 방심, 한눈 팔기 등에 연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전히 원인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는다.

노선버스의 경우 지난해 1만7225건의 대인 교통사고 가운데 안전운전 불이행(1만1009건)을 제외한 다른 법규 위반행위 가운데는 차간거리 미확보(1794건, 10.4%)에 의한 사고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신호위반(425건, 전방주시 태만 440건) 등에 의한 사고의 2배 이상 해당되는 수치다.

 

추돌사고·차내 안전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안전운전 불이행 외 가장 빈도 높은 사고 원인

전용차로 정류장 접근 시 고도의 주의력 필요

고속도로 전용차로서도 앞차 밀착 운행은 위험

 

안전거리 미확보로 인한 대표적인 교통사고로는 추돌사고를 꼽는다.

앞서 달리던 자동차가 교통신호에 맞춰 급정거하거나 그 차의 앞쪽으로 끼어드는 다른 차로 인해 잠시 머뭇거리거나 급정거를 하게 되면 후미에서 바짝 붙어 뒤따르는 버스 차량이 앞차의 움직임에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앞차의 후미를 들이받는 사고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큰 차체의 노선버스는 승용차 등 소형차에 비해 출발 속도가 느리고 순발력이 떨어지는 반면 속도를 높일수록 가속도가 붙는다. 또 정지 시 브레이크를 밟아도 정지거리가 길어지는 등 전형적인 대형 차량의 운행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버스는 상시 추돌사고 위험요인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선버스 교통사고 유형을 보면 의외로 앞차를 추돌해 일으킨 교통사고가 많다. ‘진행 중 추돌’이라 함은 운전 도중 운전자의 부주의로 앞서 달리는 자동차의 후미를 들이받는 사고를 뜻한다. 이 경우 가해 차량과 피해 차량 모두 운행 중인 사고와, 가해 차량은 운행 중이나 피해 차량은 정지 또는 정지하려는 상황에서 일어난 추돌사고 모두를 포함한다.

그렇다면 노선버스는 왜 추돌사고 빈도가 높은 것일까? 특히 일반인에 비해 높은 수준의 운전 테크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노선버스 운전자에게서 그와 같은 추돌사고가 잦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의외의 결과로도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운전자와 전문가들의 지적 등을 참고로 현장에서의 버스 운행 실태와 특히 대도시지역의 교통상황을 들여다보면 버스 추돌사고 발생의 근원적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많은 버스 운전자들은 추돌사고 발생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한 버스업체 안전관리자에 따르면, “버스 추돌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성이 있다. 운전자 과실에 의한 것도 있지만, 도로 사정이나 차량 상태, 앞차의 운행 행태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지속적인 계도 활동을 펼쳐 운전자들이 차간거리를 유지하고 속도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 사정도 덩치 큰 버스에 불리하다. 대도시지역에 설치된 버스전용차로는 버스 운행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지만, 반대로 이것이 버스 추돌사고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속도를 높여 전용차로를 따라 달려오던 자동차의 선행 차량이 갑자기 바뀐 교통신호 때문에 급정거를 하면 뒤따르던 버스가 적절히 속도를 줄이지 못할 경우 추돌사고는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유형의 사고보다, 체증으로 운행이 상당 수준 지체될 때와 같이 비정상적인 운행 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도심의 특정 구간에서 지체와 정체가 반복해서 발생하면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는 대부분 시간에 쫓기게 돼 전용차로를 운행하는 선행 차량 뒤를 계속 이어 달리게 되나, 이것이 자칫 추돌사고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선행 차량이 정류장에 진입하면서 속도를 줄이면 이 차량에 밀착해 달려오던 후방 버스 차량 또한 급속히 속도를 줄여야 하는데 차간거리가 좁아 선행 차량 후미를 들이받는 추돌사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도시지역 버스전용차로 상에 설치된 버스정류장 인근의 횡단보도도 자주 문제가 된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버스의 추돌사고를 요약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가용 승용차 폭증으로 인한 교통체증 ▲비교적 느린 버스 앞으로 과도하게 추월하려는 다른 차량들이 많다는 점 ▲정류장에 접근했을 때 주변의 보행자 등이 많은 이들의 행동에 시선을 집중하다 자칫 앞에 정차한 다른 버스와의 거리감각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버스의 추돌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버스 추돌사고 역시 체계적인 예방수칙의 강구, 운전자들의 깊은 주의력 등 사전에 충분한 대비가 있다면 상당 수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운행 버스가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여전히 유지하느냐의 중요성이다. 이 경우에도 물론 적정 속도를 확보했을 때는 사고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다. 다음으로 전방주시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며, 순간적 과속이나 지그재그 운전 등도 금물이다.

일반적인 주의사항으로는 운전자가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일이 중요하다. 아무리 운전실력이 우수해도 앞서 달리는 자동차가 급격히 속도를 줄이는 상황에서는 추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차간거리를 유지하지 않아 발생하는 교통사고로는 버스 차내 안전사고도 포함된다. 차간거리를 유지하지 않았을 때 추돌사고를 일으키거나 사고 직전의 상황까지 갔을 때는 거의 대부분 버스 차량은 급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따라서 차체는 급히 정지하게 되고 이 급정지 차량의 차내 승객은 급정지 또는 추돌사고로 발생하는 관성력에 따라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신체가 급격히 앞으로 쏠려 넘어지는 차내 안전사고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정류장에 멈춰 서 있는 다른 버스의 후미를 추돌하는 사고의 경우 승객은 승하차 중일 때이므로 추돌사고나 급정지로 인한 영향을 직접 받을 수밖에 없어 차내 안전사고의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편 고속도로를 달리는 시외·고속버스의 경우 차간거리를 유지하지 않아 추돌사고를 일으킬 확률은 미미하나 일부 버스전용차로에서의 추돌사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버스전용차로로 버스가 일렬로 줄지어 달리는 상황에서는 차간거리를 극단적으로 좁혀 달려야 할 이유가 없으나 전용차로 진출입이 허용된 구간 등에서는 다른 차량의 차선 변경이 빈번히 이뤄지므로 이로 인해 정상적인 속도를 유지하며 운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운전자에 의한 앞서 달리는 다른 버스의 꽁무니에 바짝 붙어 다른 차량들의 차선 변경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 때 추돌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

차간거리를 두지 않고 선행 차량의 꽁무니에 바짝 붙어 달리는 상황에서 선행 차량이 제 앞에서 차선변경을 시도하는 또다른 차량 때문에 갑자기 속도를 줄이기 위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면 뒤에서 오는 버스는 꼼짝없이 추돌사고 위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차간거리를 유지하지 않을 경우 급작스러운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규정속도로 달리는 버스라 해도 사고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기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속도를 높여 차간거리를 무시하고 달리는 버스라면 추돌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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