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동차에 ‘유턴 신호’를 부여하자는 제안
상태바
[사설] 자동차에 ‘유턴 신호’를 부여하자는 제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0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TV를 통해 소개된 어린이들의 창작 아이디어 중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의 후면 방향지시등 램프 중 좌회전 신호램프에 유턴을 의미하는 ‘U’자 시그널이 들어오게 함으로써 뒤에서 이 차의 뒤를 따라 좌회전이나 유턴을 대기하는 자동차들이 앞차의 진행방향을 올바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 교통상황에서 더러 발생할 수 있는 ‘좌회전 차량과 유턴 차량과의 트러블’을 미연에 방지하고 해당 지점에서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하는데 퍽 흥미로운 제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제안이 현실에 채택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자동차 운전자가 방향 전환을 위해 조작해야 하는 방향지시등이 하나 더 늘어나야 하기에 우선 자동차 제조사들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 되겠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동차란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가 정확히 확립돼 있어 특정 국가에서 특정 목적의 기능이 추가된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 없다. 자동차를 생산하고 수출하며 이용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를 인정하고 수용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그렇다. 자국에서의 필요성만 충족할 뿐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기술(성능)의 자동차를 생산할 리 만무하다.

그리고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도로교통법 측면에도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자동차 운전면허 취득단계에서 이 기술에 의한 자동차 진행 방향 지시등에 관한 규정이 마련돼야 하며, 또 자동차의 그런 기능을 악용해 도로교통법 위반 사례의 발생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기술(아이디어)는 현실에서 수용 불가능한 것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이 제안이 주목을 받는 것은 어린이들의 막힘없는, 그리고 창의적인 생각의 발현이 사회의 불편을 해소하고 편익을 위한 노력에 이르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노력과 시도가 거듭될수록 아이디어는 현실에 근접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창의력을 키우는 노력이 각계, 각 분야에 걸쳐 더 풍성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