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상태바
프라하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름다운 중세 거리마다 넘쳐나는 예술의 향기

조각가 로댕이 '북쪽의 로마'라고 칭송한 '백탑의 도시' 프라하는 보헤미아 왕국의 수도로 시작한 9세기 말부터 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세 모습 그대로를 잘 간직하고 있다. 시내 중심을 유유히 흐르는 블타바 강, 그 상류에 위치한 우뚝 솟은 프라하 성, 빨간 지붕들의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말라스트라나('작은 지역'이란 뜻)와 구시가를 잇는 카를교는 중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고도 프라하의 격조를 더해 준다.
카를교를 넘어 구시가 광장까지 이르는 카를로바 거리는 파스텔 색조의 건물들, 작고 예쁜 레스토랑과 카페, 상점, 화랑 등이 들어서서 또 다른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구시가 광장에서부터 현재 가장 번화한 거리인 바츨라프 광장 주변은 체코의 불우한 근·현대사의 질곡들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곳으로 과거와 현재가 함께 어우러져 현실의 삶을 이루는 프라하라는 곳을 다시금 특별한 눈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프라하의 심장, 프라하 성

아마도 한번쯤 프라하를 다녀간 사람이라면 밤에 카를교에서 바라본 프라하성의 경치가 지금도 눈앞에 선할 것이다. 프라하성은 성당과 수도원, 구 황궁, 현재의 대통령 집무실, 작은 거리, 갤러리, 박물관, 연주장 등 많은 건물들과 아름다운 정원들이 하나의 타운을 이루고 있다.
또한 이곳은 로마네스크 양식부터 바로크 양식까지의 모든 건축양식을 보여주고 있어 하나의 거대한 건축 박물관과도 같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은 웅장한 고딕 풍의 성 비타 성당이다. 14세기 카를 4세의 명으로 짓기 시작해서 19세기와 20세기의 건축가와 미술가들이 마침내 완성하는데 그 지은 세월만큼이나 다양한 미술품과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일반 중세의 성당과는 다른 현대적인 감각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유명한데, 그 중에서도 서쪽 문으로 들어가서 왼편에서 두 번째에 위치한 알폰스 무하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가장 유명하다. 또한 체코의 수호 성인인 바츨라프를 위한 예배당은 방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아름다운 보석과 작품들로 보는 사람들을 압도한다.
고딕 풍의 웅장한 비타 성당과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지닌 성 이르지 교회를 지나면 프라하가 사랑하는 프란츠 카프카를 만날 수 있는 황금소로길이 나온다. 카프카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았던 이곳은 이전에 황궁을 치장하기 위한 금세공업자들이 살았고, 나중에는 연금술사들이 살았다 해서 황금길이란 이름을 얻었다.
작고 아름다운 이 거리에 들어서면 정말 동화 속 어딘가에 발을 디딘 듯 자신의 눈을 의심할 정도로 예쁘고 작은 집들 속에 싸여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중 파란색의 22번지가 프란츠 카프카가 살았던 집이다. 사실 카프카의 생가는 구시가 광장에 있고 이곳은 원래 카프카를 가장 잘 이해해주었던 그의 여동생이 살았던 집이며 카프카는 불과 1년여 만을 이곳에서 살았다. 하지만 우리들이 알고 있고 카프카의 빛나는 작품들인 '성', '변신', '심판' 등은 모두 이곳에 살면서 쓰여졌다. 그래서 더욱 이곳에서 만나는 카프카의 의미가 더한다.
황금소로를 나와 성의 옛 길인 층계를 따라 내려가며 보는 블타바 강 위의 유람선과 멋진 다리들, 그 양 옆으로 늘어선 고풍스러운 건물 등의 풍경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고 쉽게 놓아주질 않는다.

프라하의 젖줄 블타바 강

오래된 층계를 따라 내려오면 18세기 이후로 새로 지어진 건물이 한 채도 없다는 말라스트라나 지역이 나온다. 프라하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아 곳은 아기자기한 골목길과 독특한 색을 내는 돌 바닥, 매혹적인 옛 건물들로 마치 영화 속에 풍덩 빠져버린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게 골목들을 누비다 보면 프라하의 베니스라 일컫는 캄파가 나타난다. 이곳은 카를교 교각의 아래에 위치한 곳으로 아직도 대수도원의 물방아가 돌아가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말라스트라나와 구시가를 연결하는 카를교는 블타바 강 위의 다리 중 유일한 보행자 전용 다리이며 18세기까지 블타바 강을 가로 지르는 유일한 다리였다. 다리 양 옆으로 30개의 성서에 나오는 성인들의 조각들이 호위한 듯 정렬한 이곳은 프라하를 대표하는 곳답게 각양각색의 다양한 공연들과 연주를 듣거나, 프라하를 담은 예쁜 그림이나 엽서, 수준 높은 수공예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가끔씩 카를교 악단의 연주에 흥이 오른 관광객들의 즉흥적인 춤 솜씨를 구경하게 되는 재미있는 추억거리도 만들 수 있다. 또한 말라스트라나 쪽에서 다리를 건너며 왼편에는 손으로 만지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성 네포무크의 동상이 있어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북적댄다.

"진실을 사랑하고,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행하라"

이 말은 구시가 광장의 한가운데 위치한 종교 개혁가 얀 후스 동상 아래에 새겨져 있는 말이다. 카를교에서 구시가 광장으로 이르는 아담하게 구불구불 이어진 길인 카를로바 거리를 지나면 불쑥 커다란 광장과 마주하게 된다. 그 곳 중앙에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얀 후스는 독일의 마틴 루터보다 100여 년이나 앞서 로마카톨릭의 면죄부 판매를 비판하고 당시 금지어였던 체코어로 성서를 번역해 설교했던 종교 개혁가이다.
그는 로마 교황청에 지위를 박탈당하고 결국 화형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체코인들의 후스에 대한 애정은 아직까지도 식을 줄 모른 채 그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현재 얀 후스가 화형 당한 날은 체크의 국경일이다).
그 뒤로 구시가 광장은 체코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벌어졌던 역사의 현장이다. 얀 후스의 추종자들이 이곳에서 처형당했으며 1945년에는 나치 독일가 구 시청사를 훼손했고, 광장주변의 킨스키 궁전 발코니에서 공산당 정권을 선언했으며, 1968년 '프라하의 봄' 당시 소련군대가 탱크를 앞세우고 이 광장을 점령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이 광장은 프라하에서 가장 활기찬 거리이다. 광장의 악사와, 주변의 카페나 레스토랑, 분주한 사람들과 광장 한가운데 앉아서 쉬는 관광객들, 그리고 동시에 부활절이나 크리스마스가 되면 장이 서는 곳이기도 하다.
구시가 광장을 활기차게 만드는 또 하나의 명물은 구 시청사의 천문 시계이다. 14세기에 만들어져 현재까지 매 시간마다 12사도가 얼굴을 보이는 모습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진풍경을 이룬다. 이 시계는 정시마다 시계 양 옆에는 죽음의 상징인 해골과 물욕, 탐욕, 허영 등 인간의 부질없는 욕망을 상징하는 조각품들이 모래시계를 뒤집으며 시작한다. 결국 삶의 진리를 매시간 알려주는 철학적 의미까지 담아낸 옛 사람들의 지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구시가 매력의 원형은 광장 옆으로 수없이 나있는 예쁜 골목길일 것이다. 특별하게 볼거리를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을 사이로 골목을 누비고 다니는 것 만으로도 프라하에 온 이유는 충분히 있다 할 것이다.

모짜르트와 서로 사랑한 도시

구시가에서 현재 가장 번화한 지역인 바츨라프 광장으로 이르는 길에 스타보브스케 극장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채 서 있다. 이곳이 바로 1787년 10월 29일 모짜르트가 '돈지오반니'를 초연한 곳이자 체크 출신의 밀로스 포만의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그 초연 장면을 단 하나의 세트 없이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평론가 아르투어 슈릿히는 일찍이 "만일 어느 도시가 스스로 '모차르트의 도시'라 자칭할 만한 권리를 갖는다면, 그것은 모짜르트를 미워하고 내쫒은 잘츠부르크도 아니오, 모차르트를 굶어 죽게 해서 빈민 묘역에 묻어 망각해 버린 비엔나도 아닌 오직 황금의 도시 프라하일 뿐이다"라고 했다.
프라하 시민들의 모짜르트에 대한 사랑은 바로 스타보브스케 극장의 재 보수 과정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프라하 시는 '모짜르트의 해'를 위해 이 극장의 수리비로 당시 무려 3천만 달러(원화 약 225억원)라는 거금을 내놓았다. 또한 극장의 외양도 200여 년 전의 원형 그대로 복원하고 내용에서는 최신기술 장비로 쇄신을 해서 모차르트의 200주기 축제에 맞춰 재 개관의 첫 기념공연 작품으로 '돈지오반니'를 무대에 올린 것이다.
프라하는 밤이 되면 자신의 색깔을 달리한다. 카를교나 프라하성 뿐 아니라 틴 교회를 중심으로 하는 구시가의 야경 또한 명물로 손꼽힌다. 그 모습이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낮 동안 이미 프라하에 매혹 당하느라 피곤해 지쳐버린 관광객들에게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으려는 욕심쟁이만 같다.

<여행Tip>

·항공편=체코 프라하는 대한항공이 지난 15일부터 월·목·토요일 주 3회 단독 운항 중이다. 운항스케줄은 인천공항에서 월·목·토요일 오후 1시20분에 출발해 프라하에는 현시시간 17시간 5시20분에 도착하며, 프라하에서는 오후 7시20분 출발해 다음날 12시30분 인천에 도착한다.
·화폐단위=체코의 화폐 단위는 코루나(Kc)이며 1코루나는 45원 안팎이다. 유로에 가입해도 2010년 전까지는 코루나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어서 유로 화폐 사용으로 물가가 오를 걱정은 당분간 없을 듯하다.
·여행상품=자유여행사는 대한항공의 프라하 직항 취항을 기념해 내놓은 '프라하의 봄 체코일주 7일 상품'을 내놓았다. 17일부터 매주 월요일 출발하며, 첫날 프라하에 도착해 1박 후, 타보르·체스케부데요비베·스키크롬로프·부르노·올로무츠 등을 관광하고 다시 프라하를 거쳐 인천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상품가는 이 달 말까지는 179만원이고, 6월부터는 209만원이다.(02-3455-000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