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고차 가격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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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중고차 가격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 이주훈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1.0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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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시장하면 으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의 공통된 모습이다.
이는 업계의 시장 이미지 개선노력에도 불구, 중고차시장의 유통구조가 상대적으로 낙후하고 소비자 피해 또한 빈번하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며 그만큼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이 문제점으로 꼽는 것중 하나가 가격제도다.
동일한 모델이라도 신차와 달리 가격이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는 중고차의 가격제도 현황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진단해 본다.


전문




현황
서울 서초동에 사는 회사원 김인수씨(35)는 얼마전 운전면허를 취득하고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인근 중고차시장을 찾았다.
운전이 아직 서툴기 때문에 일단 부담이 적은 소형중고차를 구입하기로 맘먹은 김씨는 그러나 막상 구입하기 위해 알아본 차량 가격이 같은 모델인데도 천차만별이어서 혼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문제는 차량성능및 상태에 따라 중고차가격이 서로 다르다는 것정도는 사전에 상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구입에 참고를 하라고 상인들이 건네준 중고차시세표마저도 출판물마다 제각각이어서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점이다.
중고차가격은 신차와 달리 외형상으로는 모델별로 규격화돼 있으나 주행거리나 연식, 사고여부등에 따라 차량상태및 성능이 저마다 달라 동일한 모델이라도 크게 차이가 난다.
예를들어 신차가격이 814만원인 아반떼 XD 1.5 DOHC GL의 경우 중고차가격은 600만원, 550만원, 심지어 300만원선까지 다양하다는 것이다.
중고차가격은 일반적으로 구입시기(월단위)와 연식에 따라 가장 큰 차이가 나지만 실질적인 차량상태가 중요하므로 최근 출고된 차라도 연식이 오래된 차보다 가격이 낮은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사고차량의 경우 그 손상정도가 비록 경미하더라도 대다수 소비자들이 안전도를 감안, 구입을 기피해 거래하기조차힘들 정도여서 가격이 아주 낮다.
따라서 가격이 낮다고 해서 무턱대고 차를 구입해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처럼 동일모델이라도 차량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양지차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이 중고차구입에 혼란을 겪고 있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 중고차시세표다.
현재 국내에 통용되고 있는 중고차시세표는 대부분 모델을 연식별로 구분해 차량가격을 고시한다.

문제점
문제는 중고차가격이 신차와 달리 외형적으로는 별반 차이가 없으나 운전자의 사용정도나 기타 환경요인 때문에 동일한 모델이라도 가격차가 극심하다는 점정도는 소비자들이 모두 알고 있는 상식인데도 불구, 대부분 소비자들이 중고차가격에 대한 불신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왜일까.
이는 가격제도가 확립되지 않은데다 가격을 정하는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일차적인 원인이다.
현재 중고차가격은 자동차매매사업자 단체와 일선 자동차매매업체등에서 매달 산정한 중고차시세표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실제로 중고차시세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중고차시세위원회를 두고 운영하는 곳은 다섯손가락에 들 정도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시자동차매매사업조합의 '월간 중고차'와 수도 출판사의 '퍼펙트 프라이스'정도다.
이들 단체나 업체에서는 다년간 중고차 현장경험을 갖춘 중고차시세전문위원을 두고 매달 중고차시세를 산정하고 있다.
서울조합의 시세표는 비영리법인인 사업자단체에서 서비스를 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신뢰도가 높은 반면 퍼펙트 프라이스는 업계에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도매가와 소매가를 동시에 게재, 마진폭을 공개함으로써 중고차가격제도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고차가격에 참고가 되라고 일선 매매사업자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시세표마저도 제각각 다르다는 점은 중고차시세표가 의미가 없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즉 동일한 모델이라도 차량가격이 각각 다르다는 점 때문에 시세표를 참고하는데 그 시세표마저도 출판물마다 제각각 달라 소비자들이 더욱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중고차시세표는 현재 서울, 부산등 전국적으로 총 10여종이 난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중 일부는 사업자 단체나 공신력 있는 업체의 시세표를 무단복사, 게재하거나 인위적으로 부분수정해 형식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로인해 중고차시장 일선에서는 실거래가와 시세가 너무 차이가 나 업자및 소비자들의 분쟁이 잦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들 시세표가 대부분 모델을 연식별로 구분하는데 그쳐 근본적으로 실거래가와 시세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연식외에 주행거리나 사고여부등 차량상태및 성능에 따라 중고차가격이 다르다는 점을 시세표에 반영해야 실거래가와 시세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

대안
이처럼 중고차가격은 불분명한 기준과 시세표가 난립하고 있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다.
따라서 중고차가격제도가 정착되려면 우선 중고차가격의 명확한 기준과 시세표의 단일화작업이 급선무다.
우선 현재 연식별로 구분해 중고차시세를 산정하는데서 벗어나 차량상태및 성능에 따라 시세를 산정할 수 있도록 가격체계를 보다 세분화해야 한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일정자격을 갖춘 자동차사정사들이 차량상태및 성능을 점검, 가감점을 매겨 차량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현재 국내 업계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사정사제도가 그것이다.
그러나 사정사제도가 공신력을 얻으려면 중고차업계 단독이 아닌 신차업계와 정부 공동으로 추진, 인증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차업계의 경우 중고차가격이 신차판매촉진에 간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중고차가격체계를 누구보다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정사제도 도입등을 통해 분명한 기준을 갖고 중고차시세를 산정한다면 실거래가와의 차이를 줄일 수 있어 가격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중고차시세 산정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확보한다면 현재 중고차시세표 난립현상은 방지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고차가격제도가 정착하려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업자들의 인식전환이 급선무다.
李胄勳기자 jhle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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