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노사관계의 후유증, 프랑스·이탈리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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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적 노사관계의 후유증, 프랑스·이탈리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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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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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제는 2만불 국민소득을 변곡점으로 이제까지의 원가가설 축복시대를 마감해가고 있다.

2만불 시대가 국민에게는 축복이지만 산업에는 고비용사회로의 전환됐음을 알려주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브라질, 멕시코, 그리스 등 많은 나라들이 2만불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들의 특징은 2만불의 변곡점은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가가설의 축복시대에는 생산경쟁력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지만, 2만 불 이후에는 저원가생산이 애당초 불가능해진 만큼 창조적 연구개발과 신제품개발력이 경쟁력이 괘야 한다.
2만불시대는 고비용구조도 문제이지만 생산현장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복지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면서 급격히 산업이 몰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자동차산업은 1990년대 2만불시대이후 지속된 근로시간 단축요구와 갈등적 노사관계가 결국 자동차산업을 해외생산으로 밀어내고 말았다.

그 결과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해외생산이 급격히 늘어났고, 지금은 20% 후반대의 국내생산비율로 몰락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특히 생산기반 약화로 위기를 겪으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이탈리아 피아트의 경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현대자동차의 노사관계는 이탈리아와 유사하다. 현대자동차는 이탈리아 피아트의 교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복지를 쟁취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결국 자동차생산물량을 해외로 이전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이 원가가설의 희생자가 되어가는 마당에 참으로 안타까운 현상이다.
국가 간 산업이동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죽음의 원가가설'이 있다. 생산성이 높아 원가경쟁력을 갖춘 나라가 이전의 주도국가 산업을 넘겨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포드생산방식을 생산성혁명에 성공한 후 영국의 자동차산업을 넘겨받았다. 일본은 생산성의 최대의 적인 재고를 없애주는 린 생산혁명을 통해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넘겨받았다.

한국은 저비용경쟁력으로 자동차산업을 성장시켜 왔지만 이제 원가가설의 축복시대를 마감하고 중국의 반격을 기다리고 있다.
이미 GM 코리아의 군산공장은 원가가설의 저주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원가경쟁력이 떨어진 한국공장의 생산물량을 GM은 이미 해외로 이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각 처에 167개 공장을 가지고 있는 GM자동차는 국가별 생산거점별 원가경쟁력지표를 관리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가장 원가경쟁력이 높은 생산 국가를 찾아 생산물량을 배분하고 있다.
불행히도 한국의 생산시설은 이제 개도국과 선진국사이의 중비용 국가를 넘어 미국, 유럽수준의 고비용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미 군산공장에 배정되었던 생산물량이 해외로 이전되면서 관련협력업체들의 고통이 확산되고 있다.

2만불시대가 국민들에게는 축복이지만 산업현장에는 고비용의 변곡점이 되고 있다.
GM코리아 군산공장은 GM의 세계 대표 차종인 '쉐보레 크루즈' 생산 기지였다. 이제 유럽수출물량은 오펠로 이관하고 크루즈 후속 모델을 한국에서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군산이 뺏긴 물량은 앞으로 중국과 인도, 그리고 독일에 있는 GM 공장들이 생산해갈 것이다. 게다가 중국은 자동차산업에 첨단장비를 투입하면서 장비효율성이 이미 한국의 공장보다 훨씬 높아지고 있고, 여기에 저렴한 인건비의 인해전술이 결합되면서 원가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10년 전 이탈리아나 프랑스 자동차산업이 적대적 노사관계와 노동시간단축요구를 피해 해외로 자동차생산물량을 옮겨가면서 자동차산업이 서서히 몰락해갔던 그 역사가 우리의 자동차산업에 교훈이 되길 기대한다.
<객원논설위원·가톨릭대 대학발전추진단장/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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