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동차 소비, 나는 어떤가
상태바
[사설] 자동차 소비, 나는 어떤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0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 소비의 합리성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특정 소비재에 관한 합리성 운운은 웬 말인가 싶었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일리가 있어 보인다.

가령, 한 그릇에 3, 4천원 짜리 라면으로 점심식사를 떼우는 사람 중 적지 않은 이가 점심식사 후 한잔에 5천원 짜리 커피를 마시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일까 라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라면을 먹든, 5000원 짜리 커피를 마시든 모두 소비자의 취향이고 선택이지만 식생활에 관한 비용의 가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유사성이 있는 사례를 자동차 소비에서 찾는다면, 우리 현실에서 그다지 어렵지 않다. 월 300만원 수입, 즉 연봉 4000만원 수준의 봉급생활자가 50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승용차를 구입해 운행하는 일이 먼저 떠오른다. 이 역시 개인의 취향이자 선택이다. 그러나 고가의 자동차와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기름값, 보험료, 수리정비료 등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일이 2~3년 가량 계속된다면 대부분 차를 포기한다. 그래서 ‘남는 것은 빚’이라고 한다.

어떤 이의 자동차 구매는 철저히 취향에 따른다고 한다. 특히 디자인이 맘에 드는 차가 새로 나오면 타던 차를 처분하고 바꾸기를 예사로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자동차 소비자들은 결국 경제적 이유로 자동차를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봐야 한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나에게 적합한 자동차는 어떤 것일까’ 하는 물음에 어떤 가이드라인이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지표를 만들기도, 만든다 해도 누군가 그것을 참고하는 일도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전세조차 구하기 어려워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가 많은 상황에 자포자기성 소비행태가 그런 식으로 나타난다면 우리 사회에 좋지 않은 신호임에 분명한 것이다.

단순 소비재의 경우 과소비를 했을 때, 소비자 스스로 정상소비로 돌아오는 시간은 짧고 영향도 심각하진 않다. 그러나 고가의 자동차의 경우 정상소비로 돌아오기까지 심각한 고민과 부작용, 짧지 않은 시간이 뒤따른다.

자동차 소비, 나는 어떤가 한번쯤 돌아볼 만한 화두가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